“통일되면 청진에 남한식 분식점을 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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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통일의 주축, 장마당세대’ 17화 진행에 김진국입니다. 한국에 정착한 북한 출신 장마당세대 청년들에게 통일이 된 후 북한으로 돌아가 하고 싶은 일을 물었습니다.

(진행자) 함경북도 청진 출신으로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는 이 대학생은 남에는 북한 음식을 북한에는 남한 음식을 소개하며 식문화의 통일에 기여하고 싶다는 꿈을 밝혔습니다. 오늘 소개할 장마당세대는 이향 학생입니다.

(이향) 저는 함경북도 청진에서 태어나서 16년 동안 북한 살다가 넘어온 지 7년 정도 됐거든요. 이제 한국 사회에서 북한에 대한 인식이 점점 더 나아지고 있어서 그런 시대에 맞춰서 너는 북한 음식이나 북한 문화에 대해서 제가 알고 있는 것만큼 알려 주고 싶습니다. 또 왜곡되는 것이 없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하고 있습니다. 북한 사람들이 풀만 먹는 것이 아니라 정말 좀 칼로리가 있는 것도 먹는 다라는 것을 알리고 싶기도 해서 음식 관련 창업을 하고 싶습니다.

(진행자) 그럼 요리를 잘 하시겠네요?

(이향) 북한에서 저희 집은 장사를 했기 때문에 엄마 아빠가 장사를 하러 나가면 제가 집에서 9살부터 요리를 했습니다. 한국에 와서도 대학을 다니며 엄마랑 떨어져 혼자 살고 있어서 요리를 자주하고 특히 북한 요리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고향인 청진 출신으로서 자랑스럽게 잘하는 요리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이향) 오징어 순대를 잘 할 수 있습니다. 한치 안에 간을 한 양념과 밥을 함께 넣는 요리인데요. 청진에서 가장 유명하고 맛도 좋고 신선합니다. 청진이 바닷가에 있는 도시라서 그런 것(해물요리)을 많이 해 먹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명태 순대나 오징어 순대 등 해물 쪽 순대를 잘 만들 수 있습니다.

(진행자) 지난 겨울에 미국에 와서 공부도 했잖아요. 그때 머물렀던 도시인 보스턴에서 오징어 순대 사업을 해 볼 생각은 없나요?

(이향) 한국에서 먼저 시도를 해 보고, 한국에서 성공한다면 보스턴이든 미국의 다른 도시든 미국에서 사업을 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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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통일이 돼서 북한의 갔어요 꼭 뭐 청진으로 돌아 가지 않더라도 북한으로 돌아가서 하고 싶은 사업 또는 일 하고 싶은 사업은?

(이향) 제가 만약에 그 음식점을 한다고 하면 한국에는 북한 음식점을 내고 북한에는 떡볶이 등 남한 분식집을 차리고 싶습니다. 정치적으로 남과 북이 서로 의견이 안 맞는 부분이 많잖아요? 솔직히 70년 이상 떨어져 있으니까 남남이라고 까지 생각할 수 있을 정도인데 그런 것을 음식을 공유하며 허물고 싶습니다. 저는 또 크게 바라보고 있는 것이 부동산 일을 하고 싶어 하는데 그 이유는 이제 북한의 체제자체가 사회주의여서 땅에 대한 개념이 부족하거든요. 그래서 땅을 가진다는 개념을 북한 주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주고 싶습니다.

(진행자) 통일이 되면 음식점이나 부동산 관련 사업을 하고 싶다는 거네요. 훌륭한 기업가가 되시길 기대합니다. 지난 겨울 미국에서 ‘기업가정신’을 아주 제대로 공부하셨다고요?

(이향) 저는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 3학년 마치고 4학년 시작을 준비하는 대학생입니다. 경영학과에서 배운 이론들을 실천해 보고 싶었는데, 마침 미국에 ‘기업가정신’이라는 연수 프로그램 기회가 있다고 해서 제 시각을 넓히고 다른 사람들과 더 많이 소통하고 싶어서 미국 보스턴 방문과 연수 프로그램에 신청하였습니다.

(진행자) 보스턴은 세계에서 어쩌면 가장 명문대가 많은 곳이죠. 북한에서도 하버드대학교 들어봤나요? (이향) 네 들어봤어요. (진행자) 북한에서 들었을 때 이 대학을 가 보겠다 또는 이 곳에서 공부하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나요?

(이향) 한 번도 상상해 보지 못했습니다. 꿈에서 바라보는 정도라고 할 수 있는 나와는 다른 세상의 장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정도여서 와서 정말 기분이 되게 좋고요. 그리고 하버드 대학 교정을 돌아보면서 아, 그냥 대학교구나. 대학교 안에서 공부할 수 있는 곳이나, 나도 올 수 있겠구나. 하는 꿈을 꾸게 된 것 같아요.

(진행자) 하버드 대학 투어를 하면 학생과 학부모가 하버드 대학 교정에 있는 설립자 동상의 발등을 만지는 것이 전통인데, 그러면 하버드에 입학할 수 있다는 전설이 있다고 하는데. 향 학생도 발등을 만졌나요?

(이향) 저도 만졌습니다. (진행자) 그럼 다음에 정식으로 하버드 대학 유학을 하겠네요. (이향) 네, 경영학 과정(MBA)를 하러 다시 오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진행자) 그게 아마도 이번 한 일주일 정도의 프로그램의 영향을 많이 받은 거 같은데요 뭐가 그렇게 좋던 가요?

(이향) 4주 동안 대학교 교수님들이 오셔서 강의를 하시고 또 이렇게 훌륭한 분들의 수업을 듣고 함께 과제를 푸는 과정을 통해서 그냥 받는 것이 아니라 되돌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특히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여러가지 기회가 조금 더 많이 있는 거 같아서 꼭 미국에 다시 와서 공부를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국에서는 공부할 시간이 많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보스턴 연수를 와서 받은 것만큼 들려주고 싶은 생각에 공부를 더 하고 싶다는 그런 큰 꿈이 생겼습니다.

(SIGNAL MUSIC)

(진행자) 미국에서 배운 ‘기업가정신’을 바탕으로 통일 이후 남북을 잇는 여성 사업가가 되고 싶다는 이향 학생의 통일 후 꿈 이야기는 다음 주에 이어집니다.

(진행자) 세대와 지역의 인식 차이를 넘어서 한반도 미래의 길을 찾는 나침반이 되려는 ‘통일의 주축 장마당세대’ 제17화를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김진국입니다. 청취해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