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올림픽 지원단 한인 “북한 선수단도 돕고 싶었지만 불참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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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통일의 주축, 장마당세대' 81화 진행에 김진국입니다.

(진행자) 스포츠를 좋아하는 장마당세대와 함께 '북한이 빠진 지구촌 최대의 스포츠 축제, 올림픽'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도쿄의 하계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을 지원하며 올림픽을 경험한 일본에 사는 한인 장마당세대를 연결합니다. 도쿄의 조준연 씨입니다.

(조준연/도쿄 올림픽 봉사요원) 안녕하십니까. 도쿄에 사는 조준연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도쿄 올림픽에서 어떤 봉사활동을 하셨는지요?

(조준연/도쿄 올림픽 봉사요원) 한국 선수단을 지원하는 일을 했습니다. 올림픽 경기장이나 숙소로 이동하는 대한체육회 임원들과 선수들에게 차량 지원을 했습니다.

(진행자) 도쿄 올림픽 자원 활동에 참여하신 계기는 무엇이었습니까?

(조준연/도쿄 올림픽 봉사요원) 지인 중에 대한체육회 일에 관여된 분이 있는데 그 분이 갑자기 연락을 주셨어요. 원래는 한국에서 모든 지원 인력이 일본으로 이동하기로 했는데, 일본 정부의 강력한 코로나19 방역 조치 때문에 한국 쪽 지원 인력 상당수가 일본 입국 비자를 발급 받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급하게 민단이나 도쿄에 있는 주요 한인 단체를 통해서 일본 현지의 지원 인력을 뽑았다고 하더라고요. 저한테는 지난 6월 중순 쯤 요청이 왔습니다. 그래서 차량과 운전, 안내를 맡을 사람으로 15명 정도를 모아서 지원을 하게 됐습니다.

(진행자) 코로나 19 때문에 일본 들어가는 한국 인원에 제한이 있었고 일본 현지에서 도와줄 사람을 급히 찾게 된 것이군요. 올림픽은 지구촌 최대의 스포츠 축제이지만 북한에서는 아주 제한된 장면만 그것도 올림픽이 다 끝난 후에 방송됐다고 알려졌습니다.

(한국 YTN 보도, 2021년 8월 12일) 코로나19를 이유로 도쿄올림픽에 불참했던 북한이 폐막 이틀 뒤인 지난10일부터, 올림픽 경기를 중계하고 있습니다. '제32차 올림픽 경기대회 여자축구 조별 연맹전'이라고 경기 내용을 명시하고 브라질과 중국의 경기를 송출했습니다. 북한은 통상 올림픽이 열리면 개막 후 며칠 내에 보도해왔지만, 이번에는 지난 8일 폐막한 도쿄올림픽 경기에 대해 뒤늦게 중계에 나섰습니다. 북한은 지난1988년 서울올림픽 후 33년 만에 처음으로 올림픽 불참을 선언했고, 대회 기간 내내 올림픽 소식을 전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현장을 경험한 조준연 씨를 통해서 생생한 올림픽의 소식을 북한 청취자께 전해 드릴 수가 있겠는데요, 올림픽 기간 중에 대한체육회 임원단, 선수와 함께 경기장 등등 많은 부분을 가봤겠어요?

(조준연/도쿄 올림픽 봉사요원) 예 많이가 봤습니다. 하지만 경기장 안에 들어가기는 어려웠습니다. 예전 올림픽 같은 경우에는 선수단을 돕는 현지인들에게 특별 출입증을 만들어 줘서 경기도 보고 그랬다는데, 이번 도쿄 올림픽은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제한된 선수들 외 다른 사람들은 경기장 안에 들어가서 경기를 관람하는 것이 원천 봉쇄 수준이었습니다.

(진행자) 하긴 출전했던 선수들마저도 본인이 출전했던 경기가 끝나면 곧바로 숙소로 돌아가야 했다든지 하면서 선수들끼리도 서로의 접촉을 최소화하려고 일본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들었습니다. 조금 전에 그런 말씀 하셨잖아요. '경기장 안에 들어가서 경기를 보고 싶었는데 볼 수 없었다' 일본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거의 모든 경기에 '무관중 원칙'을 발표했기 때문인데요, 조준연 씨와 같이 자원봉사자들은 아쉬움이 컸겠어요.

(조준연/도쿄 올림픽 봉사요원) 올림픽이 1년 연기됐잖아요. 일본 정부는 올림픽이 열리기로 했던 2020 년을 기점으로 1 년 후에는 어느 정도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통제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1년이 지나도 전염병의 위세는 여전했습니다. 저희 같은 자원봉사자들뿐만 아니라 일본 국민 대부분이 실망했다고 봅니다. 올림픽이 별다른 사고 없이 끝이 났지만 절반의 성공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의미로 일본 전체의 분위기도 조금 가라앉은 상황이 계속됐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진행자) 이번 도쿄 하계올림픽에 북한이 불참했습니다. 1988 년 서울에서 열렸던 하계올림픽 이후 33 년 만에 처음으로 올림픽이라는 지구촌 최대의 스포츠 잔치에서 북한 선수의 모습을 전혀 볼 수 없었는데요. 올림픽에 자원 봉사의 형태로 참여하신 분으로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조준연/도쿄 올림픽 봉사요원) 북한이 도쿄올림픽에 참가했다면 남북 선수단이 (개막식에서) 같이 입장을 하는 등 좋은 부분들이 있었겠죠. 그리고 저는 정치적인 것을 떠나서 같은 민족으로서 서로 만나고 함께 땀을 흘리는 그런 계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일본에 22 년 살면서 솔직하게 느낀점을 말씀 드리면 많은 일본 사람들이 한국과 북한이 같은 나라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할만큼 한반도에 대해서 관심이 없는 사람이 많다는 겁니다. 남북이 같이 운동을 하고, 경기를 하고 그런 부분도 있지만 (북한의 올림픽 참가를 통해서) 도쿄에서 한반도 상황을 전세계에 알릴 수도 있었을텐데 그런 기회를 살리지 못해서 아쉽습니다.

(진행자)북한이 올림픽에 불참하겠다라고 밝히기 전만 해도 일본에서 북한 선수들을 응원하겠다 또는 남북 공동 응원을 하겠다고 준비하던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런 분들이 특히 아쉬워 했겠네요.

(조준연/도쿄 올림픽 봉사요원) 저희들도 아시다시피 이게 뭐 아시다시피 민단이라든지 아니면 한인회 쪽이라든지 이런 (남북 공동응원) 부분이 초창기에는 나왔다고 기억나는데요, 북한에서 갑자기 불참 선언을 해서, 특히 일본에 있는 한국 사람들은 개인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대문에 더 조심스럽습니다. 북한의 올림픽 불참 확정 이후에는 '올림픽에서 북한을 돕겠다'라는 움직임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진행자) 도쿄 올림픽을 직접 체험한 조준연 씨와 이야기 나누고 있는데요, '무관중 원칙' 때문에 경기장 안을 들어가 볼 수 없었던 아쉬움도 표했습니다. 통역 지원을 하며 도쿄 올림픽 경기장들을 많이 들어가 보고 경기를 볼 수 있었던 경험담도 들어 볼텐데요, 올림픽을 취재한 방송국 카메라와 함께 올림픽 모든 일정을 소화한 최은영 씨는 북한의 올림픽 불참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다음 주 이시간에 전해드리겠습니다. 올림픽을 체험한 장마당세대의 북한이 없는 올림픽 이야기 다음 주에 이어집니다.

(진행자) 세대와 지역의 인식 차이를 넘어서 한반도 미래의 길을 찾는 나침반이 되려는 '통일의 주축 장마당세대' 지금까지 진행에 김진국이었습니다. 청취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기자 김진국, 에디터 이진서,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