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착 유투버 “북한으로 돌아가면 미용 사업을 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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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통일의 주축, 장마당세대’ 39화 진행에 김진국입니다. 북한 출신 장마당세대 청년들에게 통일이 된 후 북한으로 돌아가 하고 싶은 일을 물었습니다. 이번 주 만난 장마당세대는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을 통해 몇 차례 소개된 미국에 정착한 청년입니다.

(한덕인 기자 리포트) 2014년, 만 15세의 어린 나이로 미국에 홀로 정착한 에블린 정 씨. 북한 출신 난민 신분으로서 미국 생활 6년 만인 지난 9월 28일에 드디어 고대하던 미국 시민이 됐습니다. 시민권을 획득하기까지 지난 6년 동안 미국을 떠나본 적이 없는 정 씨는 이제 한국에 있는 어머니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벅찹니다.

(에블린 정) 드디어 저에게도 국적이 생겨서 정말 기쁩니다. 이제 다른 나라에 갈 수 있는 미국 여권도 받게 되고, 무엇보다 한국에 계신 할아버지와 엄마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면 정말 기쁩니다. 지금 미국에 거의 6년째 살고 있는데, 다른 나라에 한 번도 나간 적이 없습니다.

(진행자) 함경북도 청진시 출신으로 2013년 탈북해 이듬해 만 15살의 어린 나이로 미국이란 낯선 땅에 홀로 발을 내디딘 에블린 정 씨는 미국 전 대통령이 설립한 지원단체인 부시 센터의 장학생으로 선정될 만큼 공부와 직장 생활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에블린 정) (부시 센터 장학금은) 이번이 두번째에요. 작년에는 코로나가 없어서, 부시 대통령 접견하고 사진도 같이 찍고, 올해도 같이 모이려고 했는데, 코로나 발생 이후로 그냥 줌(화상) 인터뷰만 부시 대통령과 하고 그랬습니다. 저는 일단 부시 대통령과 부시 센터 일하시는 분들께 너무 감사합니다. 제가 일을 하곤 있지만, 학비를 감당하는 부분은 좀 어렵거든요. 그래서 그것을 채워주신 것에 대해서 정말 감사하고, 말로밖에 표현을 못 하지만 지금은 열심히 공부해서, 제가 지금 미용학교를 다니고 있는데, 꼭 미용 자격증을 딸 겁니다.

(진행자) 에블린 씨는 북한으로 돌아간다면 엄마처럼 사업을 하고 싶다면서 지금 배우고 있는 미용 관련 사업을 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에블린 정) 저는 북한에서 어릴 때는 잘 살았구요. 배고픈적은 없었어요. 엄마가 크게 무역을 크게 하셨어요, 중국에서 가구나 밍크코트 같은 고급품들을 들여와서 장마당에 넘겨주는 회사를 운영하셨어요다. 식당도 운영하셨고, 차도 4-5대 씩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회사를 빼앗기게 됐고 더 이상 북한에서 살지 못하겠다 해서 고향을 떠났습니다.

(에블린 정) 북한에서 저희 어머니랑 함께 나왔어요. 겨울에 새벽에 눈이 엄청 쌓이고 강이 얼었을 때, 그 강 위로 건너서 나왔거든요. 저희 어머니는 북한과 중국을 많이 오가시면서 무역을 많이 하셨어요, 합법적으로. 그러셔서 저희 어머니가 저랑 함께 중국을 넘은 다음에 저희 어머니가 중국에서 마무리 해야 할 일도 많고, 해야 할 일도 있고 그래서 저랑 함께 못 떠나게 되었어요. 저는 중국에 있을 이유도 없고 나이도 어리니깐, 하루빨리 가서 공부도 해야 하고 정착을 해야 하니, 저희 어머니가 제게 미국 가는 것을 추천을 해주셨어요. 저희 어머니도 그런 길을 따로 아시고 다 그러시니깐, 제가 어머니 이야기를 믿고 혼자 떠난 거예요. 태국까지의 긴 여정을 한달 내에 마치고, 태국 수용소에서 도착했을 때는 인터뷰가 진짜 많았어요. 그 인터뷰를 끝내고선 제가 당시 미성년자였으니깐 미국에 포스터케어(양부모집), 집에 제가 성인이 될 때까지 보호해주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그 정부 프로그램을 통해서, 저는 거기서 3년간 살다가 만 18세 되던 해에 성인으로 자유를 찾아서 나가게 됐어요.

(에블린 정) 미국에서 처음 정착한 도시는 덴버였어요. 미성년자 위탁 가정으로 3년 지냈습니다. 덴버는 춥고 건조하고 산도 많아서 좋았어요. 하지만 미국 부모님과 영어 안되는 언어 소통이 어려웠어요. 그래서 남부인 조지아로 가서 1년 살았어요, 그러다가 지금 살고 있는 시카고로 와서 2년째입니다. 시카고는 북한처럼 강 같은 바다가 있어서 시원합니다. 빌딩들이 멋있구요.

(진행자) 지금 어떤 일을 하세요?

(에블린 정) 속눈썹 연장하는 미용 관련 일을 해요. 재밌어요. 미용 쪽 관심이 많아서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저희 할아버지가 그림을 잘 그리시고 북한에서 미술가셨어요. 미술도 하시고 가구도 만드시고 북한에서 그런걸 하셨어요. 그래서 저도 할아버지를 닮아서 미술 쪽에 관심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대학교에서도 제 전공은 그래픽 디자인이었어요. 엄청 재밌더라고요. 지금은 3D 기술을 활용한 미용일도 배우면서 하고 있어요. 그래서 만약 북한으로 돌아간다면 거기서도 미용 관련 사업을 하고 싶어요. 북한도 미용에 관심 많거든요. 친척들도 얼굴 마사지 받았던 사람이 많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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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GNAL MUSIC)

(진행자)세대와 지역의 인식 차이를 넘어서 한반도 미래의 길을 찾는 나침반이 되려는 ‘통일의 주축 장마당세대’ 제39화를 마칩니다. 다음 주부터는 에블린 양이 미국 동부와 서부에 정착한 한국 출신 장마당세대 언니들과의 통일 수다를 전해드립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김진국입니다. 청취해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