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통일의 주축, 장마당세대’ 46화 진행에 김진국입니다. 미국에서 똑소리 나게 살고 있는 한인 여성 청년들과 미국 생활 6년 째인 청진 출신 에블린 씨 등 다섯 명의 장마당세대가 나누는 유쾌하면서 진지했던 통일수다 일곱 번째 이야기입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혼자서 중국 대륙을 건너서 미국까지 왔다는거군요?
(에블린 정) 중국 곤명이라는 도시에 있었는데 몇 명의 탈북자가 함께 모여 있었어요 그들과 함께 라오스와 중국 국경 갔어요. 도착하니 바나나 밭이 보였어요. 중국에서 한 겨울에 출발했는데 라오스에 도착하니 엄청 덥더라고요. 우리 일행은 모두 겨울 옷만 입고 있었죠. 어디서 사 입을 수도 없었기 때문이었어요. 중국 쪽의 탈북을 도와주신 분이 돼지를 잡아서 돼지묵, 돼지죽 잔치를 벌여 줬어요. 거기서 다 먹고 다른 탈북자 분들과 함께 중국에서 라오스로 가는 산을 넘었던 것 같아요. 한 3시간 넘게 산길을 걷는데 저녁이어서 아주 컴컴했고 귀신 나올 것 같이 무서웠어요. 중국에서 살다 온 애기 엄마는 우리 애기들만 데려가고 자신은 포기하겠다고 할 정도였어요, 애기를 둘이나 데리고 가는데 험한 산을 넘기 너무 힘들어 해서 모두가 조금씩 도와주고 그랬어요. 그래서 무사히 라오스까지 건너고 라오스에서 트럭 뒤에 타고 계속계속 어딘가로 갔어요, 호텔에서 하루 자고 다음날 새벽에 라오스에서 태국으로 가는 강을 건넜어요, 그 강(메콩강)은 북한 강의 4-5배나 넓었어요, 깊기도 하고 정말 무서운 강이었어요, 그런데 7-8명되는 탈북자가 기다랗고 좁은 배, 엉덩이가 겨우 들어가는 좁은 배에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껴서 앉아 강을 건넜어요. 회오리가 도는 그런 곳에서 죽을 고비를 넘겼어요. 그렇게 태국에 갔는데 태국은 더 더운거예요. 옷을 사 입을 수가 없으니 겨울옷을 다 찢어가지고 반팔을 만들고 그랬어요. 거기서는 영어를 전혀 못했거든요,태국가서는 경찰을 찾아야 했어요,
(진행자) 유엔이 인정하는 난민 지위를 얻기 위해서는 태국의 법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에 태국 경찰을 거쳐 외국인 수용소에 머물며 태어나고 자린 나라, 즉 북한에서는 더이상 살 수 없는 상황이기에 새로운 정착지가 필요하다는 확인을 받는 절차가 난민 인정인거죠, 그 과정을 15살 어린 소녀가 혼자 감당했다는거군요.
(에블린 정) 작은 수용소에서 방콕에 있는 큰 수용소로 옮겼고 저는 미국에 올 때까지 10개월 정도 있었고 저와 함께 움직인 다른 탈북자들은 2주 만에 한국으로 갔어요. 저는 되게 힘들었어요 10개월 동안 태국에서 있는다는게 어려운 일이었어요, 엄마도 많이 원망했어요, 미국에 와서도 (엄마를) 원망했어요 가족과 함께 오지 못한게 너무나도 원망스럽고 힘들었어요, 다른 탈북자들은 저처럼 혼자인 경우가 별로 없거든요, 저는15살 나이에 저 혼자였고 아플 때가 제일 힘들었어요. 태국에서 인터뷰를 3-4차례 한 후 미국행 비행기 티켓을 받아서 캘리포니아에 먼저 도착했어요, 그 때 비행기를 처음 타봤는데 신기했어요, 북한 사람들은 98%가 비행기를 못타봤을거예요.
(에블린) 처음 도착한 게 LA였고 두 번째는 덴버와 시카고가 남았는데 거기서 모두 헤어졌어요, 같이 태국에서 지내다가 나 혼자 떨어지게 되어서 겁났어요, 영어도 못하는데 비행기를 너무 오래타서 피곤해서 걸으면서 졸기도 하고 그랬거든요, 다행히 거기 그렇게 나와서 기다리시더라고 IOM이라는 작은 패스를 줘요,그걸 목에 걸고 가면 사람들이 나와서 여기로 오세요, 라고 안내를 해줘요, 덴버에 도착하니 미국 부모님이 나와 있었어요, 나는 영어를 한 마디도 못했기 때문에 통역해 주시는 남자분이 나와 있어서 도와주셨어요. 그때 제가 미국분들 만나고 충격을 받았어요, 저는 북한에서 러시아 사람들 잠깐보지, 외국인들이 잠깐 지방에 와요 장마당에서 가끔 볼 수 있는데 미국와서 처음 만나본거예요, 아빠가 엄청 큰 손으로 제 손을 잡아주고, 동생이 저보다 머리 하나 더 큰데 저를 안아주고,, 보육가정에서 3년 반 있었고요, 거기서 고등학교 다니고 성인이된 18살에 조지아 가서 고등학교 다니며 알바도 하고 시카고로 와서 고등학교 나머지 과정을 다니고 대학교도 한 학기 다니다가 지금은 미용학교를 다니고 있어요.
(진행자)세대와 지역의 인식 차이를 넘어서 한반도 미래의 길을 찾는 나침반이 되려는 ‘통일의 주축 장마당세대’ 제46화를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김진국입니다. 청취해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