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의 주축, 장마당세대] 북경대학 유학생의 베이징 동계올림픽 경험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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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통일의 주축, 장마당세대' 102화 진행에 김진국입니다. 중국의 수도에 있고 중국 최고의 명문이라 할 수 있는 북경대학교에서 공부 중인 한국인 유학생들이 경험한 북한이 불참한 베이징 동계올림픽 이야기를 나눕니다.

(윤지희)안녕하세요. 저는 윤지희이구요, 현재 북경대학교 중어중문학과에 재학 중입니다. 그리고 나이는 스물세 살입니다.

(고민정)안녕하세요. 저는 지금 북경에서 북경대학교 중어중문과 3학년 재학 중인 고민정입니다.

(진행자) 올림픽이 끝난 지가 얼마 안됐기 때문에 올림픽 얘기부터 할게요. 두 분은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특별한 경험을 하셨다고 했는데요, 그 이야기부터 해 주시죠.

(윤지희) 2월 4일 개막해서 2월 20일 폐막한 동계올림픽에서 개막식 3일 전부터 일을 하기 시작해서 폐막식 당일 날 일이 끝났고요. 하게 된 계기는 저희 학교 학생 단톡방에 "올림픽 중계 방송을 위해 함께 일할 분들을 찾고 있다" 이렇게 공고가 올라와서 지원하게 되었구요. 서류 심사와 면접을 통해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동계올림픽에서 한 일은 우선 저는 한국의 방송 3사 중에서 KBS 팀에 소속돼 있었어요. KBS방송국은 취재팀과 중계팀으로 나눠서 베이징 올림픽을 전했는데, 저는 중계팀에 있었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제일 중요했던 역할은 개·폐막식 관련 방송을 위한 번역하는 일이였구요. 그리고 그 외에 피디님의 작은 업무들을 돕는 일도 했었는데 예를 들자면 경기에 나가게 될 선수 관련된 정보들을 수집해서 정리한다든가 파일을 정리하는 일을 돕기도 했고 그리고 중국어를 못하시는 분들이 계셨기 때문에 동시통역이 필요한 경우에는 어디든 가서동시통역을 했습니다. 이런 일들이 (베이징 올림픽 국제방송국센터의) KBS 본부 안에 있었을 때 했던 일이고 그 외에는 제가 경기 중에서 쇼트트랙을 담당했기 때문에 쇼트트랙 경기가 있을 때마다 경기장에 가서 아나운서님과 해설위원님들과 같이 다니면서 그분들의 가이드 역할까지 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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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베이징대 한국 유학생들. /RFA Photo

(진행자) 올림픽이라는 아주 특별하고 소중한 경험을 했군요. 특히 이런 코로나 상황이라서 더 귀한 경험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그럼 고민정 씨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때 어떤 일을 하셨어요?

(고민정) 저는 올림픽이 방학 기간에 열렸기 때문에 평소에 못했던 일들을 하는데 집중을 했습니다. 특히 제가 '차이나 헤롤드'라는 언론의 글로벌 기자단으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올림픽 관련해서 기사를 쓰려고 열심히 집중했었습니다.

(진행자)어떤 기사를 쓰셨나요?

(고민정) 중국 네티즌 반응 관련해서 기사를 몇 편 썼습니다.

(진행자)대회 기간 중에 인상 깊었던 장면이 뭔지도 궁금한데요,

(고민정)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한국의 쇼트트랙 최민정 선수가 금메달을 땄던 장면인 것 같아요. 처음에는 저랑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관심을 가지게 됐고 실력도 너무 뛰어나고 마음 자세인 마인드도 너무 멋있는 선수라고 생각이 되어서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그렇게 우수한 실력으로 한국에 메달까지 안겨주니 더할 나위 없이 기뻤던 것 같습니다. 또 같은 이름으로써 괜히 자랑스럽고 그랬습니다.

(진행자) 시내를 돌아볼 때 보고 평소의 베이징과 달랐다 이런 부분들이 있을까요?

(고민정) 우선은 학교 안에도 올림픽 마스코트인 빙둔돈과 패럴림픽 마스코트인 쉐롱롱을 많이 볼 수 있었어요. 그리고 어디라도 나가기만 하면은 올림픽과 관련한 구호의 전광판이나 조형물이 많아서 정말 올림픽이 열리고 있구나를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사실 코로나 때문에 외부 활동을 활발하게 하지 못하는 바람에 직접적으로 올림픽 열기를 느끼지 못했거든요. 그렇게 거리를 돌아보지 않았다면 제가 살고 있는 베이징에 이렇게 올림픽이라는 큰 행사가 열리고 있다는 거를 체감하지 못할 정도로 일상의 반복이었는데, 이렇게 작게나마 (올림픽 열기를)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윤지희)경기장에서 있었던 시간 중에 인상 깊었던 순간들은 아무래도 경기장에 있으니 치열하잖아요. 계속해서 기록이 나오고, 순위가 바뀌고, 메달 색이 바뀌기 때문에 긴장된 분위기가 항상 경기장에 있거든요. 근데 그 와중에서 한국의 박장혁 선수가 스케이트를 타다가 경기 중에 손을 크게 다치셨어요. 그래서 열 바늘 넘게 꿰매셨다고 들었는데 큰 부상으로 너무 아파서 못 일어나고 계셨단 말이죠. 결국에는 들것에 실려서 나가셨는데 박장혁 선수가 고통 때문에 못 일어나는 순간부터 경기장에 나가기까지 그곳의 관중들과 선수들이 계속 박수를 쳐주셨어요. 어떻게 보면 중국 선수가 아닌데 외국 선수가 다쳐서 못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박수로써 이렇게 위로해 주고 있는 거였잖아요. 격려해주고, 그래서 그 긴장된 분위기가 조금은 바뀌는 듯한 느낌을 받아서 그게 되게 인상적이었던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쇼트트랙 여자 계주가 끝나고 나서 플라워 세레모니라고 정식 메달 수여식 전에 경기장에서 간략하게 시상식을 하는 게 있었는데, 플라워 세리머니를 하고 다시 내려갈 순서가 됐는데 거기 계신 선수들이 휴대폰을 꺼내서 함께 셀카를 찍더라고요. 그동안의 경기에서는 계주가 아니었어서 한 사람만 시상대에 올라갈 수가 있었잖아요. 그래서 조금 경직된 느낌이 있었는데 4명이 함께인 계주 시상식은 사람도 많고 먼저 셀카를 찍자고 하니까 나라별로 돌아가면서 찍고해서 그 모습이 되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진행자) 저도 그 장면 TV 중계를 통해서 봤는데요. 3천 미터 여자 계주에서 네덜란드가 금메달은 땄고 한국의 은메달, 중국이 동메달로 기억합니다. 여기서 돌발 퀴즈 하나 드려야 겠네요. 쇼트트랙을 직접 현장에서 보셨다고 했잖아요. 북한 청취자분들은 쇼트트랙이라면 무슨 말인지 모를 수도 있거든요. 북한에서는 스피드 스케이팅을 속도 빙상이라고 부릅니다. 그렇다면 스피드 스케이팅 보다 좀 더 코너가 짧은 쇼트트랙은 북한말로 뭐라고 할까요?

(윤지희) 단거리?

(진행자) 북한에서는 짧은주로 속도빙상 이라고 부릅니다. 북한 이야기가 나온김에 북한 이야기를 더해보죠. 북한이 출전하지 않고 참석하지 않았던 베이징 올림픽이지만 과연 북한과 관련한 내용은 뭐가 있었을까라는 게 저는 궁금해서 이 질문을 합니다. 윤지희 씨는 한국에서 가장 큰 방송국과 함께 취재 현장, 중계 현장을 다녔는데 북한과 관련한 언급이 나온 적이 있는지 궁금하네요. 그리고 올림픽이라는 세계 최고 기량의 선수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굉장히 열기가 넘치는 현장을 보셨을텐데, 북한이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했다면 그런 뜨거운 열기의 경기장에서 북한 선수가 활약을 하는 모습도 긴장감을 느끼면서 봤을 텐데 만약에 그랬다면 내 마음은 어땠을까? 하는 심정도 궁금하네요.

(윤지희) 우선 북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 혹은 간접적인 언급조차 들어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그런 것 같고, 그런데 북한이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했을 때 중국 자체의 반응이 "아쉽지만 그래도 괜찮다" 이런 반응이었잖아요. 그리고 그 이후 북한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올림픽위원회가 편지를 보냈을 때 그 내용을 보고 중국 네티즌들이 "그래도 중국과 북한은 영원하다" 이런 식으로 댓글을 달았더라고요. "올림픽에 참가하지 않아도 괜찮다" 이런 식으로 댓글을 다는 걸 보고 '가까운 나라가 출전하지 않아도 그래도 괜찮나 보다' 우선 이런 생각은 들었구요

(진행자) 북한의 이웃나라 중국의 수도 북경에서 유학 중인 여학생들의 베이징 동계올림픽 체험담은 다음 주에 계속 이어집니다. 세대와 지역의 인식 차이를 넘어서 한반도 미래의 길을 찾는 나침반이 되려는 '통일의 주축 장마당세대' 진행에 김진국이었습니다. 청취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기자 김진국 , 에디터 이진서 ,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