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의 주축, 장마당세대] 김일성 대학 또래 재학생과 북경의 북한 식당에 함께 가 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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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통일의 주축, 장마당세대' 105화 진행에 김진국입니다. 중국의 수도에 있고 중국 최고의 명문이라 할 수 있는 북경대학교에서 공부 중인 한국인 유학생들이 경험한 북한이 불참한 베이징 동계올림픽 이야기를 나눕니다.

(윤지희)안녕하세요. 저는 윤지희이구요, 2014년에 하얼빈에서 유학을 시작했고요. 현재 북경대학교 중어중문학과에 재학 중입니다. 그리고 나이는 스물세 살입니다.

(고민정)안녕하세요. 저는 지금 북경에서 북경대학교 중어중문과 3학년 재학 중인 고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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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수도에 있고 중국 최고의 명문이라 할 수 있는 북경대학교에서 공부 중인 한국인 유학생들. /RFA Photo

2019년 김정은의 전격적인 북경 방문 때 북경대 한인 유학생의 반응은?

(진행자)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2019년에 아주 갑작스럽게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 기억나세요?

(고민정) 그때 북경에 있기는 했는데, 그땐 기숙학원에 있었어요. 2019학번이다 보니까, 그때(김정은 방중 때) 한참 입시 준비를 할 때였어요. 그래서 세상과 단절되어 있어가지고 소식을 받아보지 못했어요. 하지만 선생님께서 북한 지도자가 북경에 와서 교통이 복잡하고 통제되는 곳이 많았다. 그런 말씀하시는 것 들었어요.

(윤지희) 저는 하얼빈에서 국제학교를 다니고 있을 때였습니다. 기숙사 학교여서 바깥 세상 소식은 거의 접하기 어려웠던 시기여서 특별한 기억은 없습니다.

(진행자) 중국에서 한류라고 하는 한국의 드라마, 영화, 노래, 춤, 화장품 등등의 대중 문화가 유행이라고 알려졌습니다. 북한에서 듣는 청취자분들도 한류가 뭔지는 알고 계시거든요. 그래서 중국 현지에서는 어떤가, 본인들은 어떻게 느끼셨는지 한 말씀씩 해주시죠 윤지희 학생부터 해주실까요?

(윤지희) 한류가 중국에 열풍에 된 지 오래됐기 때문에 최근 들어서는 변화가 생긴 것 같아요. 처음에 제가 느꼈던 한류 열풍은 어디서 들었느냐 하면 TV 프로그램에 나오는 연예인 인기가 많아지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제가 중학교 2학년 당시에 이제 저희 반 중국인 친구들 모자나 티셔츠, 양말 이런 게 다 한국 연예인들 얼굴이 있거나 한국 연예인의 이름이 적혀 있는 그런 의류품이 있었고요 그게 아니더라도 필통, 심지어는 마시는 우유 이런 데에도 한국 연예인들 얼굴이 그려져 있었거든요. 이제 그게 결국에는 관심의 표현이었다고 생각되는데 그렇게 드라마나 영화 아니면 예능, 이렇게 나오는 연예인들을 보는 게 처음에는 그게 열풍이었다면 지금은 시대가 바뀌면서 인터넷의 사회연결망인 SNS가 조금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끔 발전이 많이 됐잖아요. 보편화도 많이 됐고, 그래서 그 관심들이 조금 더 자세하겐 들어갔다. 무슨 말이냐면 그 사람을 좋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사람이 있는 그 사람의 생각 화장품 그 사람이 먹는 거 이런 식으로 연예인들이 방송에서 비춰지는 모습 포함 또한 일상에서의 모습이 또 SNS 에 많이 보이니까. 그런 것들 더 따라하고 선망하고 이제 그렇게 바뀌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고민정) 저는 제가 처음으로 경험했던 한류열풍이 중학교 땐데요. 그 드라마 가 방영됐을 때(2013년-2014년) 제가 칭다오에서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요. 그때 치킨 먹으면서 맥주를 마신다는 뜻의 '치맥'이라는 단어가 인기가 많아졌고 거리 곳곳에도 치킨집이 생기면서 맥주도 같이 판다고 밖에 이렇게 적혀 있고 이런 걸 보면서 그리고 또 드라마 포스터도 같이 붙여놓기도 하고 해서 한류열풍을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진행자) 다음 질문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겠는데요, 2013년 14년을 지나서 정말 제한이 없이 마구 한국을 좋아했다가 2016년 이후 한국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라고 하는 '사드'가 배치되면서 중국에서 한국에 대한 견제가 굉장히 강해졌습니다. 그때 개인적으로 느끼고 체험한 중국의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고민정) 저는 그 당시에 기숙사에 거주하고 있었기 때문에 밖에 나갈 일이 없어서 직접적으로 뭔가 느낀 점은 없는데요. 그때 선생님들께서 등하교하는 (한국) 친구들한테는 교복도, 교복이 저희 학교가 한국식 교복이었어요. 그래서, 교복 입고 밖에 다니지 말라고 그냥 등교할 때도 교복 잊지 말라 하면서 당부를 하셨고 택시 타서도 한국어로 떠들지 말라고 이렇게 얘기를 많이 해주셨었어요. 그래서 저는 이제 직접적으로 뭔가를 많이 느끼진 못했지만 좀 그런 면에서 (한국과 중국의 관계에) 문제가 있구나라는 거를 느꼈었고 그리고 이제 인터넷 같은 데서도 자주 보이던 한국 예능이랑 그런 드라마 같은 프로그램 등이 조금 적게 보이는 걸 보면서 이렇게 되고 있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윤지희) 저도 당시에 외출이 가능한 학교가 아니였어가지고 '사드' 사건이 일어난 이후에 이 일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중국인 선생님이나 친구들이 없었어요. 일부러 그 말을 피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서 당시에는 어떤 파급력이 있었는지 크게 느끼지 못했는데, 저도 한 번 외출했었는데 고민정 학생이 말했던 것처럼 밖에 나가서는 우선 한국어로 떠들지 말라고 하셨었고요 그리고 이건 제 친구 얘긴데 친구가 택시를 불러서 탔는데 거기서 한국어로 옆에 있는 친구랑 얘기를 했던 거죠 그랬는데 "한국인이냐"고 물어보고 "한국인이다"고 했더니, "내리라"고 하면서 탑승을 거절당했다고 하더라구요.

(진행자) 그게 5년 정도 지났는데요. 지금은 어떻습니까?

(고민정) 제가 보고 들은 바로는 한국 영화가 몇 달 전에 중국 극장에서 상영이 되었다고 해요. 그래서 이 소식을 접하고 많은 사람들이 "한한령이 조금씩 풀려가는 거 아닐까?" 하고 기대감에 목소리를 내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윤지희) 중학교 때만해도 주변의 (중국) 친구가 한국어를 할 수 있다는 것에 엄청 신기해하는 친구들이 많았었거든요. 중국어를 할 수 있는 한국인만 봐도 신기해하던 분위기여가지고 그래서 더 호의적으로 느껴졌을 수도 있는데, 우선 북경대 왔고 중국어를 잘하는 한국인들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그냥 저희가 오면은 한국인이고 그러면은 한류를 알고 한다기보다는 우선 그냥 공부하는 학생 이렇게 먼저 보는 거 같고, 근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 친해지면은 "나 누구 좋아한다" 이렇게 "연예인 누구, 배우 누구 좋아한다" 이렇게 먼저 얘기해주는 친구들도 있긴 하더라구요.

(진행자) 자 이제 마지막 질문을 하겠습니다. 중국 북경 대학에서 공부하면서 중국의 성장과 발전을 현지에서 봤고 또 중국의 미래를 이끌 인재들과 함께 공부를 하고 계신데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배워야 될 점이 굉장히 많다고 하잖아요. 같은 나이 또래 스물한 살, 스무 살 정도의 김일성 종합대학의 다니는 여러분들 또래에게 북한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고민정) 인터뷰를 하면서 제 생각을 조금 더 많이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됐던 것 같아요. 그래서 많이 생각이 많은 생각이 들었었는데요. 만약에 나중에 정말 북한 친구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은 저는 정말 단순하게 북경에서 북한 식당도 같이 가보고 한국 식당도 같이 가보고 하면서 서로 음식 같이 먹어보고 좀 편하게 이야기 나눠보고 이 음식이 과연 그 본토에서 먹는 음식의 맛과 비교했을 때 맛이 어떻게 다른지 이런 식으로 얘기하면서 조금 가까워져서 조금 더 생활적인 면까지 이야기를 나눠보면서 교류하면 좋겠습니다.

(윤지희) 저는 올림픽에 있었을 때 또 사실 많이 들었던 질문이 어디서 왔냐 남한에서 왔냐 북한에서 왔냐 이 질문에 여전히 많은 외국인들한테 듣고 있었는데 이렇게 외모로 보이는 것에 아무 차이가 없어 보이는 것 같지만 오늘 인터뷰를 하면서 또 느낀 게 내가 북한이란 나라는 아는듯 아직 모르는 게 너무 많고 실제로 경험해보지 못해서 궁금한 게 너무 많다 그래서 만약에 기회가 된다면 북한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거기서 사는 건 어떤지 거기 밥을 어떤지 무슨 음식을 제일 좋아하는지 이제 이런 소소한 대화도 많이 나누고 싶고 북한이란 나라가 궁금한데 내가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여전히 많지는 않은 것 같아서

BGM

(진행자) 북한의 이웃나라 중국의 수도 북경에서 유학 중인 여학생들의 베이징 동계올림픽 체험담과 북경에서 경험한 북한이야기를 고민정, 윤지희 학생과 나눴습니다. 세대와 지역의 인식 차이를 넘어서 한반도 미래의 길을 찾는 나침반이 되려는 '통일의 주축 장마당세대' 진행에 김진국이었습니다. 청취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기자 김진국 , 에디터 이진서 ,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