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했던 북한 선수들은 어떤 심정으로 돌아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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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통일의 주축, 장마당세대' 80화 진행에 김진국입니다.

(진행자) 북한이 지난 8월 초에 폐막한 도쿄 하계 올림픽에 불참했습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206개 회원국 중 205개국이 참가했습니다. 지구촌 최대의 스포츠 축제인 올림픽에 참석하지 않은 IOC 회원국가는 북한이 유일했습니다. 스포츠를 좋아하는 북한 출신 장마당세대와 함께 '북한이 없는 북한 올림픽'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에서 열렸던 평창 동계올림픽을 여러분은 어떻게 보셨는지도 궁금합니다. 2018년 2월이었는데요. 청진 출신으로 한국에 정착한 지 1년 된 10대 청소년인 김서윤 학생은 북한에 있을 때 남한에 파견된 북한 선수들의 경기를 봤을거고, 30대인 김 단장과 20대 초반인 박 단장은 한국에 정착해서 처음으로 고향에서 온 북한 선수들의 경기를 가까이에서 봤을텐데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김서윤/챌린저스 야구단) 그때 북한에 있었는데요, 올림픽 개막식 장면만 아주 짧게 본 것이 다 입니다. 북한 선수들이 금메달을 따지도 못했고 좋은 성적을 올린 종목도 없어서 북한에서 평창 동계올림픽과 관련한 방송을 잘 안 해준 것 같아서 북한 선수가 올림픽에 출전한 경기를 본 기억이 없습니다.

(진행자) 한국에 정착한 북한 출신 청소년들의 최초 야구단과 통일부 산하로 더 커진 현재 야구단의 단장을 역임한 김 단장과 박 단장은 어떻게 보셨나요?

(김 단장/어울림 야구단 초대 단장)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올림픽에 참가한 북한 선수들이 본인의 열정과 노력으로 얻은 명예를 스스로 가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북한으로) 돌아가면 남한에 있는 동안 보고 듣고 했던 내용들과 남한에 머물러 있는 동안 당 지침에 어긋나는 실수한 행동들 때문에 사상 교양을 얼마나 많이 했을까 하는 걱정도 했습니다. 한국이나 국제 취재진 앞에서는 많이 웃고 여유로운 표정을 지었지만 남한이 있는 동안 얼마나 많은 감시 속에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 다른 측면으로는 한국에 온 북한 선수들이 인권이라든지 자유에 대해서 어떤 의미이고 본인 스스로 어떤 권리가 있는지 조차 생각해 본 적이 없을텐데 그런 인간의 기본 권리를 박탈당하며 살아가는 어린 선수들을 보며 안타깝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박 단장/챌린저스 야구단 단장) 최근 어떤 기자분과 대화에서 들었던 내용이 인상 깊었는데요, "적장들도 협상할 땐 싸우지 않는다"고 하더라구요. 북한의 고위인사들과 선수들이 남한에 왔던 평창올림픽에서도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폐회식이었는데요, 남북 선수들이 함께 들어오면서 예전에 남북이 다투고 할 때와는 다르게 춤도 추고 사이 좋게 손잡고 입장하더라고요. 선수들끼리 응원하고 반갑다는 목소리로 소리도 지르는 모습이 정말 평화로운 분위기로 보였어요. 그런 장면들을 보면서 이런 만남을 계속한다면 조금 더 평화로운 한반도가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던 거 같습니다.

(진행자) 세 분께 드리는 마지막 질문입니다. 하계 올림픽 개최 도시에서 패럴림픽이라는 하는 몸이 불편한 선수들이 참가하는 올림픽이 열리 잖아요. 5년전 브라질 리우 올림픽에는 북한 선수들이 출전했거든요. 이번 패럴림픽에는 일찌감치 불참하겠다고 밝혔는데, 북한의 장애인 체육 상황에 대해서 한 말씀씩 해주시죠

(김서윤/챌린저스 야구단) 이거(패럴림픽)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북한에서는 장애인들은 우대하지 않고 오히려 숨기는 경향이 있어서 장애인이 북한을 대표해서 올림픽에 참가한다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김 단장/어울림 야구단 초대 단장)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북한 선수들이 패럴림픽 출전을 위해 훈련을 하거나 출전을 준비한다는 소식을 거기(북한에) 있을 때는 거의 못 들었던 거 같습니다. 북한에서 군 생활 과정이나 어떤 사건 사고들 통해서 피해를 입어서 몸을 상한 사람을 장애 영예 군인이라고 하거든요. 그런 사람들은 많이 봤지만 국제 경기에 나간다거나 어떤 체육 종목을 위해서 훈련을 한다든가 이런 거는 듣거나 보지 못했구요, 또 주변에 영예 군인들은 대부분 생계 때문에 스포츠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후 한국에 와서야 장애인들이 체육 활동을 열심히 하고 올림픽에도 출전한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박 단장/챌린저스 야구단 단장) 저도 북한에 있었던 10년 전에는 '패럴림픽'이라는 용어를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근데 속보 같은 제가 앞전에 말했던 그런 플랜카드 같은 스포츠 소식지 같은 곳에 전세계 체육 소식을 보여주거든요. 그런 것을 보면 세계 여러 나라 선수들, 특히 장애인이 나가서 어떤 기록을 세웠다 이런 것들을 많이 보여주더라구요 다른 나라의 장애인 선수 활동과 소식을 보면서 '북한에도 장애인 선수가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해 본 적도 있었습니다. 여기(한국) 와서 보니까 그런 단체나 국제 기구도 있고 장애인 체육 시설도 잘 되어 있는 걸 봤습니다. 그리고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 장애인 선수들이 참가하는 걸 보니까 '아 북한에도 장애인 선수가 있긴 있구나' 이런 생각이 딱 들더라고요. 하지만 북한에 있을 때는 정확하게 그런 기구나 대회가 있는지도 잘 몰랐고 전혀 들어본 적도 없습니다.

(진행자)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하계 올림픽을 계기로 북한의 스포츠 관련 이야기를 북한 출신 장마당세대와 나눠 봤습니다. 이번에는 도쿄의 하계 올림픽을 직접 경험한 도쿄의 장마당세대 청년와 올림픽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일본 도쿄의 조준연 씨입니다.

(조준연/도쿄 올림픽 봉사요원) 안녕하십니까. 도쿄에 사는 조준연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도쿄에서 패럴림픽이 진행 중이잖아요.

(조준연/도쿄 올림픽 봉사요원) 예 진행 중입니다.

(진행자)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조준연/도쿄 올림픽 봉사요원) 분위기는요 그냥 차분하고요, 확실히 패럴림픽이 지난 7월 말에 개막했던 올림픽보다는 관심도가 적기 때문에 텔레비전의 방송도 하계 올림픽 때보다 덜하고 언론에서 다루는 소식도 하계 올림픽 때보다 적어서 스포츠 축제가 열리고 있다는 분위기를 느끼기는 어렵습니다.

(진행자) 도쿄 올림픽을 직접 체험한 조준연 씨는 북한의 올림픽 참가에 대한 기대도 컸지만 끝내 북한이 불참하며 실망했다고 했는데요. 올림픽을 체험한 장마당세대의 북한이 없는 올림픽 이야기 다음 주에 이어집니다. 세대와 지역의 인식 차이를 넘어서 한반도 미래의 길을 찾는 나침반이 되려는 '통일의 주축 장마당세대' 지금까지 진행에 김진국이었습니다. 청취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기자 김진국, 에디터 이진서,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