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전세계 청춘의 북한과 관련한 생각과 이야기를 전해 드리는 '장마당세대' 89화 진행에 김진국입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북한 권력의 최고 자리에 오른 지 10년이 되어 갑니다. 지구촌 청춘인 각국의 장마당세대들은 북한의 지난 10년을 어떻게 보는지, 김정은 총비서와 동갑들의 시각으로 살펴봅니다.
(진행자) 북한의 차기 후계자로 공식화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셋째아들 김정은의 얼굴이 공개된 건 2010년 9월 28일 평양에서 열린 당 대표자회의였습니다. 이때 당 중앙군사위원회의 부위원장으로 임명됐고 이틀 후인 9월 30일 노동신문과 조선중앙 텔레비전을 통해 그의 얼굴을 공개됐습니다. 그동안 철저하게 베일에 싸여 있던 김정은의 모습이 전 세계에 알려진 순간이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 2010년 9월 28일 보도) 한국의 많은 국민들은 북한의 미래를 위해서도 김정일에서 아들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부자세습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냈습니다. 택시 기사 오상훈 씨의 얘깁니다. 오상훈: 말도 안 되는 얘기죠. 스물 몇 살이라고 하던데.. 그게 되겠어요. 얼마 못가 무너져요. 그 사람이 뭘 알겠어요. 북한의 후계구도 공식화는 남북관계를 비롯한 한반도 정세에도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한국 정부도 북한의 당대표자회 관련 동향과 후속 발표를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입니다. 천해성: 당대표자회와 관련해서는 여러 차례 말씀드렸습니다만, 북한의 내부 정치 일정이 되겠습니다. 관련해서는 저희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주시를 하고 있습니다만, 공식적인 입장이나 평가를 할 단계는 지금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북한 권력 변화는 아무도 예견하지 못한 순간에 갑작스럽게 진행됐습니다. 2011년 12월 19일 북한의 관영방송은 긴급속보를 방송했습니다. (CUT) "김정일 동지께서 너무도 갑자기, 너무도 애석하게 우리 곁을 떠나시었다" 사망 이틀 뒤 특별 생방송을 통해 관련 소식을 공식 발표한 것이었습니다.
- 북한 84들의 기억 "그날따라 전기가 들어오는게 범상치 않은 일을 예감했다"
(진행자) 북한 출신 1984년 생들도 당시의 상황을 또렷하게 기억했습니다.
(박성철/혜산 출신) 그때 기억을 돌아보면 정세가 좀 긴장했거든요. 지도자가 바뀌잖아요. 그래서 내부적으로도 분위기가 좀 이상하고 그때는 저희는 정권이 바뀌는 줄 알았어요. 김정은으로 권력이 넘어갈 줄은 몰랐어요. 몇 해 전부터 김정은의 등장이 소개됐지만 군부에서 반발한다 어쩐다 하는 소문이 많았거든요. 어쨌든 국가 최고 지도자로는 너무 어리잖아요. 그래서 그렇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진행자) 2011년 12월 19일 미국 워싱턴은 밤 늦은 시간이었는데요. 김정일 사망 소식이 급히 전해지면서 회사로 출근해서 새벽까지 기사를 썼던 기억이 납니다. 북한 외부로 소개됐던 당시 북한 내부의 영상을 보면 주민들이 길에서 김정일 사망을 애도하며 크게 슬퍼하고 통곡하던 모습이 보였는데 박상철는 어땠습니까?
(박성철/혜산 출신) 북한은 보통 전기가 안들어와요. 그런데 그 그날따라 전기가 들어와서 '아 이상하다'하고 TV 를 틀었는데 긴급 보도가 나오더라고요. 그런데 그때 기억에 김일성 사망 때는 제가 훨씬 더 어렸을 때잖아요. 그때는 슬프구나 이런 게 있었는데 김정일 사망 때는 그런 감정이 없었어요. 담담하게 "장군님 돌아가셨네" 라는 말을 하는 정도였어요. 그때 TV를 제 친구 삼촌이랑 같이 봤는데 그 삼촌이 러시아에서 약 10년 살았어요. 그분은 러시아에서 이런 상황을 많이 접해 봐서 그랬는지 술 한 잔 마신 술기운에 "저×이 결국 죽었네"라고 막말을 하더라고요. 솔직히 그런 말들은 그 자리에 같이 들은 사람도 같이 붙잡혀 가고 그러니까 겁이 나서 친구가 삼촌을 막 말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김정일 사망 때는 뭔가 뭐 슬프다 이런 거를 느끼진 못했습니다.
(진행자) 성철 씨와 동갑이면서 고향 친구인 김진호 씨도 2011년 12월 19일을 또렷하게 기억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진호/혜산시 연두동 출신) 제 기억은 아마 아침 10시 쯤 '중대방송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당시에는 북한의 일반 민간 주민 세대는 전기가 안 들어왔거든요. 중대 방송이나 중요한 일 아니면은 전기가 집집마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상태였는데 그때는 갑자기 전기가 집집마다 다 들어왔어요. 들어와가지구 중대 방송이 있다고 해서 12 시에 중계방송을 들었는데 갑자기 김정일 최고 사령관 돌아가셨다고 부고가 나와서 그때부터 애도 기간에 들어간거죠
(진행자) 북한의 12월 중순, 특히나 백두산 산자락 아래의 혜산시 연두동이었기 때문에 추위가 보통이 아니었을텐데, 진호 씨도 바깥에서 최고 지도자의 사망을 애도하며 크게 울던 북한 주민들 속에 있었나요?
(김진호/혜산시 연두동 출신) 네 있었습니다. 갑자기 서거 하셨다고 보고도 나오고 하니까. 저기(북한)에 있을 때는 그냥 우리 최고 사령관 동지가 최고고 우상으로 모셨고 하니까 되게 슬펐고요 그때는 네 그런 부분이 있었고요. 저 같은 경우에는 군사 복무를 그런 부분에서 했어요. 그래서 당시 설움이나 슬픔이 조금 더 컸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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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김정은 총비서와 동갑인 전세계 장마당세대 청년들이 보는 '김정은 집권 10년 북한의 변화' 이야기는 다음 주에 계속 이어집니다.
(진행자) 세대와 지역의 인식 차이를 넘어서 한반도 미래의 길을 찾는 나침반이 되려는 '통일의 주축 장마당세대' 지금까지 진행에 김진국이었습니다. 청취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기자 김진국, 에디터 이진서,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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