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전세계 청춘의 북한과 관련한 생각과 이야기를 전해 드리는 '장마당세대' 92화 진행에 김진국입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북한 권력의 최고 자리에 오른 지 10년이 되어 갑니다. 지구촌 청춘인 각국의 장마당세대들은 북한의 지난 10년을 어떻게 보는지, 1984년 생인 김정은 총비서와 동갑들의 시각으로 살펴봅니다.
(박성철/혜산 출신) 양강도 해산 출신 박성철입니다. 2016년에 한국에 왔습니다.
(김진호/혜산시 연두동 출신) 혜산시 연두동 출신 김진호입니다. 2017 년에 대한민국에 들어왔습니다.
(진행자) RFA 자유아시아방송에도 1984년 생 기자가 있습니다. 매일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 북한 소식을 전하는 김 기자에게 취재하며 느낀 북한의 최근10년을 물었습니다.
(김00 기자, 1984년생/서울 출신) 취재를 하면서 만났던 미국 정부에서 북한을 담당했던 전직 관리나 워싱턴의 연구원들을 만나서 얘기를 들어보면 10년 전 김 총비서가 처음 등장했을 때 한 사람이 독차지하는 권력 구도가 이처럼 오래 갈 거라고 많이들 예상하지 않았던 거 같아요.
(진행자) 그렇죠. 당시 미국 정부 내부에서도 김정일 군사위원장의 사망을 확인하고 누가 권력을 차지할 것이냐 그리고 그렇게 차지한 권력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냐를 두고 엇갈린 전망을 했었다고 알려졌죠. 아무래도 새롭게 등장한 권력자의 나이가 어렸기 때문이라는 것이 첫 번째 이유였죠?
(김00 기자, 1984년생/서울 출신) 우선 정치나 행정의 경험이 없고 20 대 후반 밖에 안 됐고 무엇보다도 충성을 확신할 수 있는 핵심 지지 세력이 있었던 것 같지도 않았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단지 최고 지도자가 제일 선호하는 아들이었다라는 이유가 유일한 권력 승계의 배경이었는데요. 지난 십 년을 보면 지금까지 별 다른 내부 저항없이 버텨왔고 일부에서는 최근들어 김정은이 거의 수령 정도의 막강한 권력을 쥐고 있다는 평가까지도 합니다. 2011년 이후 십 년이 흘러서 이제 30 대 후반이 돼 가고 있는데, 이제는 집권 이후 김정은만의 가시적인 성과를 대내외적으로 공개해야 할 시기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죠. 근본적으로 제도적인 한계가 있고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김정은 집권 이후 오히려 많이 강화되면서 해외 투자를 전혀 받을 수 없는 상황에 내몰렸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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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박성철 씨는 북한의 최고 지도자인 김정은 총비서와 같은 해에 태어났고 김 총비서가 전면에 등장한 전반 5년은 북한에서 살았었고 이후 한국에서 5년을 살았잖아요. 같은 또래로서, 그리고 북한에서 나고 자란 청년으로서 요즘 김정은 총비서의 가장 큰 고민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박성철/혜산 출신) 가장 큰 고민은 정권을 어떻게 유지하겠는가 일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30대이기 때문에 살아온 날보다 이제 살아갈 날이 더 많자나요,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북한에서 큰 혼란이 생길 가능도 크다고 보거든요. 워낙 주민들이 먹고 살기 어려운 상황이니까요. 저는 요즘도 혜산의 고향에 있는 친구들과 전화를 하는데요, 북한에서 살기가 힘들어서 중국이나 한국 등 다른 나라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사람들이 엄청 많다고 합니다. 코로나 방역으로 중국과 북한의 국경의 완전히 막혀 있으니까 국경 봉쇄가 풀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
(진행자) 북한의 최고 권력자로서 손에 쥔 그 권력을 앞으로 어떻게 더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가장 클것이다고 했는데요, 그렇다면 김정은 총비서도 결국 30대 중후반의 청년, 인간아니겠습니까? 북한의 그 또래 청년들이 가진 보통의 고민은 뭘까요?
(박성철/혜산 출신) 30대면 아이를 키우거나 돈을 벌어야 한다는 고민을 많이 할 시기인데요, 김정은 총비서가 요즘 그런 고민을 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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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김진호 씨는 2017년에 한국에 와서 지금 전자제품 수리 사업을 하신다고 했는데요, 고향을 떠난지 5년되어 가는 셈인데 아직도 고향에 계신 분들과 계속 연락을 유지하고 있다고요?
(김진호/혜산시 연두동 출신) 지금도 북한에 전화를 자주 하고 있거든요. 사는 게 너무 힘들다고들 얘기합니다.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에서 건설업이나 이런 부분에서는 많은 변화가 있긴하지만 하층민은 너무나도 힘들게 살고 있습니다. 저는 그런 부분이 안타깝습니다.
(진행자) 북한에 살고 있는 김진호 씨 친구들은 어떤 고민을 한다고 하나요?
(김진호/혜산시 연두동 출신) 먼저 여기(한국) 와 있는 친구들의 고민을 말씀드리면요, 북한에 두고 온 부모 형제를 걱정하는 고민이 많습니다. 그리고 '자본주의'라는 것을 우리는 한국에 오기 전까지 전혀 경험하지 못했잖아요? 내가 여기와서 자본주의라는 완전히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내 마음 자세를 바로 잡는다든지, 뭐 그런 것들이 어렵고 고민입니다.
(진행자) 1984년 생이 2021년인 37살에 하고 있는 현재의 고민을 말했는데, 그렇다면 10년 전인 2011년 27살 때의 고민은 무엇이었나요?
(김진호/혜산시 연두동 출신) (한숨) 그때는 그저 생존, 살아남기 위한 고민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진짜 (살아남기) 어려웠거든요. 보통의 인민들은 생활 수준이 너무 낮습니다. 하지만 간부들은 엄청 잘 삽니다. 그러니 내가 살아 남도록 죽을 힘을 다해서 노력해야 했습니다. 하루 벌어서 하루 먹고 살고, 하루 벌이를 하지 못하면 죽 먹고 겨우 버티고.. 간부급 이상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우리 또래 인민들은 그렇게 살아야 했습니다. 법을 지키라고 강요하면서 돈있고 권력 있는 사람들은 법 안지켜도 아무 문제가 없고.. 제 기억은 정말 힘들었던, 어려웠던 생각 밖에 안납니다. 제가 북한에서 김일성 – 김정일 – 김정은 통치 아래에서 살았었는데, 김일성 때만해도 제가 어렸지만 그때는 먹는 것 가지고 힘들다고 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김정일로 권력이 바뀌면서 먹으면 안되는 쓰레기까지 먹어 봤구요. 김정은 등장 이후 희망을 가졌지만 그 희망을 무산시키게 하고 실망하고 그런 일들이 반복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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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김 기자와 나이가 같은 북한 최고지도자가 집권 10년을 동갑들의 시각으로 평가해 보고 있는데요, 한국 출신의 미국에 살고 있는 김정은 총비서와 동갑인 사람으로서 요즘 가장 큰 고민은 뭔가요?
(김00 기자, 1984년생/서울 출신) 솔직히 저는 크게 고민은 없습니다. (진행자) 알죠, 김 기자의 성격 (웃음) (김00 기자, 1984년생/서울 출신) 하지만 매일 북한 소식을 다루는 기자로서 직장인으로서의 미래를 준비하는 고민이 큽니다. 지금 하는 일을 열심히하고 있지만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더 발전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들구요, 아무래도 가족들이 한국에 있으니까 가족들의 안녕과 건강 이런 게 가장 많이 생각나는 부분입니다. 북한 출신으로 한국이나 미국에 정착해 사시는 분들이 항상 "북한에 남은 가족들이 걱정된다"고 하는 말에 100% 동감하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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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김정은 총비서와 동갑인 전세계 장마당세대 청년들이 보는 '김정은 집권 10년 북한의 변화' 이야기는 다음 주에 계속 이어집니다.
(진행자) 세대와 지역의 인식 차이를 넘어서 한반도 미래의 길을 찾는 나침반이 되려는 '통일의 주축 장마당세대' 지금까지 진행에 김진국이었습니다. 청취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기자 김진국, 에디터 이진서,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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