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통일의 주축, 장마당세대' 64화 진행에 김진국입니다. 북한을 경험하고 북한을 전공하고 있는 북한 출신 여성 장마당세대의 유쾌하고 진지한 통일수다로 전해드립니다.
<북한의 친구, 친지에 보내는 메세지>
(진행자) 마무리 질문을 하겠습니다. 북한에 남아 있는 내 친구나 가족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나누는 시간입니다. 북한에서 살고 있는 여러분들의 친구가 우리 방송을 들을 수 있지 않을까요?
(김민세) 친구에게 해야 하나요? (진행자) 예전 남자 친구도 가능합니다.
(김민세) 친구들 생각이 많이 나긴 하지만 저는 저랑 동갑이었던 사촌에게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저희 가족은 엄마가 1992년부터 장사를 시작했지만 그때마다 다 실패를 했습니다. 장사를 하면 밑지고 들어오고 또 다시 시작해도 더 손해를 보고 와서 가계가 많이 기울었습니다. 그때 사촌 네는 잘 살았습니다. 그 집 딸이 세 명이었는데 항상 화려하게 입고 다녀서 저는 그 집에만 가면 기가 죽었습니다. 그래도 친했던 동갑 사촌에게 제 마음 속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동이야 잘지내니? 지금 나를 보면 아마 알아보기 어려울거야, 그리고 이렇게 방송으로 내 실명을 말하고 싶지는 않아. 나는 그때 너의 집에 가면 너무 부러웠고 너를 바라볼 때 나는 한 없이 작아지는 느낌이었어. 나는 왜 이렇게 힘든 삶을 살아야 하지? 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 북한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나는 한국에 와서 대학을 졸업했고, 석사 학위도 받았어. 그리고 한국의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어. 대한민국에 사는 사람들이 봐도 부러워할 수 있는 그런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해. '내가 만약 북한에 살고 있다면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가끔 그런 생각도 해봐. 내 또래 친구들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많이 늙었겠지? 만나면 반가워 하면서 서로 살아왔던 이야기를 나누겠지. 내가 하고픈 이야기는 북한이라는 세상만 살고 있는 너희들보다는 더 넓은 세상을 구경해 본 경험들이야. 북한 바깥 세상을 경험하겠다는 선택을 했던 내 스스로가 자랑스럽기도 해. 나중에 통일이 돼서 내가 한국에 와서 경험했던 새로운 것들을 너희들과 함께 경험하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이 있어. 보고싶다. 잘지내.
(박세영) 저는 학창 시절에 정말 친했던 친구가 있었거든요. 소학교(초등학교) 들어가서 중, 고등학교 졸업할 단 한번도 싸운 적이 없었던 단짝 친구에게 안부를 전하고 싶습니다. 석자야, 너는 나에게 "왜 고향을 등졌냐"고 말 할 수 있겠지만 나는 지금까지 최선을 다하며 공부도 하고 열심히 살았어. 만약에 통일이 돼서 너를 만나면 나는 북한으로 가서 사회복지 사업이나 활동을 할거야.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사람을 상담도 하고 도와줄거야. 우리 만날 때까지 건강하게 살길 바란다. 북한 뿐만 아니라 더 넓은 세상이 있다는 것에도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 통일되면 만나자.
(변선숙) 저는 친 동생 둘이 아직 북한에 남아 있어요. 그 동생들에게 얘기할께요. 언제 통일이 될지 모르겠지만 꼭 다시 만나는 날이 오면 좋겠다. 동생들과 어렸을 때 함께 생활했던 생각을 하면서 눈물 지을 때가 많아요. 어머니, 아버지께서 일찍 돌아가셔서 다시 볼 수는 없지만 동생들은 북한에서 어렵게 살고 있는데, 건강하게 잘 살기를 바라고,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통일이 되는 날이 하루 빨리 오면 좋겠고, 한국이 참 좋은 나라라는 것도 말해 주고 싶어. 한국와서 10년 지난 뒤인 2012년에 제주도 여행을 해봤는데 정말 좋았거든, 통일이 돼서 다시 만나면 함께 제주도 여행을 하자.
(정영희) 저는 이제 돈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는데 딱 한군데 갈 수 없는 곳이 내가 나서 자란 북한입니다. 제가 한국에 와서 한 우물만 파면서 박사과정을 힘들게 힘들게 여기까지 왔습니다. 통일이 되면 남과 북이 하나되는 일을 하고 싶고 그 일을 반드시 잘해 내겠다는 다짐을 북한에 있는 청취자들에게 하고 싶습니다. (진행자) 그 염원을 담아서 통일 노래 잠시 해주시죠. (정영희) 북한 주민, 이탈주민, 한국, 통일, 통일, 언제든 오려나 통일
(진행자) 오랜 시간 함께 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회령, 무산, 연사군에서 각각 나고 자라신 분들이 각각의 이유와 선택으로 북한을 떠나 한국에 와서 정착하며 '북한'을 다시 공부하게 된 사연과 앞으로의 희망을 이야기했습니다. 고향이 그립고 그곳의 친구와 가족이 항상 보고싶다고 하셨는데요. 통일이 돼서 다시 만나는 그날까지 모두들 건강하시길 빌겠습니다. 참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진행자) 세대와 지역의 인식 차이를 넘어서 한반도 미래의 길을 찾는 나침반이 되려는 '통일의 주축 장마당세대' 제64화를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김진국입니다. 청취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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