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열린 대회에 북한 선수가 출전한 올릭픽의 기억

2012년 런던 올림픽 여자축구 북한 대 미국 경기 모습.
2012년 런던 올림픽 여자축구 북한 대 미국 경기 모습.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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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통일의 주축, 장마당세대' 79화 진행에 김진국입니다.

(진행자) 도쿄 하계올림픽을 방송으로 본 북한 출신 장마당 세대의 북한이 불참했던 북한의 올림픽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스포츠를 좋아하는 3명의 장마당세대를 초청했습니다.

(김지원 단장) 새한번도 야구협회 이사 김지원입니다. 사상 첫 북한 출신 청소년 야구단이던 어울림야구단의 단장을 했습니다.

(박 단장) 새한반도 야구단 단장인 박00입니다.

(진행자) 탈북 청소년의 유일한 야구단인 챌린저스야구단 소속인10대 청소년, 김서윤 학생입니다.

(김서윤) 안녕하십니까 저는 한국에 온 지 일 년 되었습니다. 지금 여명 학교에 다니고 있고 북한의 고향은 청진입니다.

(진행자) 북한이 도쿄올림픽에 불참하면서 북한 선수들의 경기 모습을 보지 못했습니다.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북한 스포츠의 현재를 살펴보고 싶은데요, 각자 북한이 한때 잘나갔지만 최근 들어 부진해졌다고 생각하는 운동 종목을 말씀해 주세요

(김서윤) 저는 개인적으로 여자 축구라고 생각합니다. 북한 선수들이 정신력이 되게 강한데 그 정신력에 비해 체력이 많이 따라잡지 못하고 또 어릴 때부터 이렇게 체계적으로 다져져야 하는 기술들이 좀 부족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속적인 훈련이 안되기 때문에 경기에 임박해서 급하게 강도높은 훈련을 하는 것 같아서 그게 (예전보다 성적이) 떨어지게 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김 단장) 체조 분야가 아닌가 싶습니다. 북한에는 여섯 명이나 되는 체조 선수들이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올렸구요, 북한의 대표적인 체조 선수들인 리세광, 김광숙 이런 선수들의 동작은 아예 국제적으로도 이세광 동작, 김광숙 동작 등 공식적인 기술 이름으로 남아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리세광 선수가 브라질 리우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이후 예전의 명성을 되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나름 80 년대 90 년대 초까지만 해도 많은 인기를 누렸던 종목인데 최근 들어서 많이 주춤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성과를 올리지 못하다 보니, 인기도 떨어지고 북한 당국의 지원도 줄면서 더욱 부진해진 종목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북한은 체조에서 지금까지 3개의 금메달을 올림픽에서 땄습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남자 안마에서 배길수, 2008년 중국 베이징 올림픽에서 여자 도마 종목에서 홍은정 그리고 2016년 리우 올림픽 남자 안마에서 리세광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죠. 한국보다 국제대회 성적이 좋은 몇 안 되는 종목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북한의 체조 스타는 '광숙 돌기'라는 이름의 기술공인을 받은 북한의 김광숙이죠. 16살의 나이로 출전한 세계체조선수권대회 우승, 1991년 미국 세계체조선수권대회에서 심판 전원의 10점 만점을 받아서 우승하는 등 최고의 기량을 뽐냈지만, 나이조작으로 적발돼서 선수 자격을 박탈 당하기도 했습니다. 3년 연속 15살이라고 출전한 것이 발각됐기 때문입니다. 북한 체조의 나이조작 사건은 최소한 3번입니다. 김광숙 선수를 비롯해서 2010년 도마의 홍수정, 2014년 평행봉의 차영화가 나이조작 혐의로 제재를 받았습니다. 박 단장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박 단장) 여자 축구의 성과가 많았다고 기억을 하고 있어요. 여자 청소년 국제대회에서 우승한적도 있었습니다. 북한에서는 한국도 축구를 하기는 한다 라는 표현으로 북한 여자 축구의 수준이 한국보다 훨씬 높다는 농담을 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에 온 후로는 북한 스포츠를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아서 최근의 변화를 파악하기가 어렵습니.이렇게 막 큰 이벤트 아니거나 아 좀 관심이 없어졌다 이렇게 느껴지고 그리고 두 번째는 태권도였는데 태권도도 국제 경기에서 순위권에 들어가고 그러데 여기(한국) 와서 보니까 북한에서 하는 태권도는 올림픽의 종목은 아니더라고요.

(진행자) 국제 스포츠에서 위상이 내려간 북한 체육의 '빛과 그림자'를 본 한국의 '국제전략센터' 김광인 소장은 국력이 곧 체력이라고 북한의 경제력과 국력이 추락하며 스포츠 성적로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광인, 북한전략센터 소장) 체력이 국력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북한이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이유는 결국 국력의 소진이라고 설명할 수밖에 없는데요. 현대 스포츠는 체력과 정신력만으로 하는 게 아닙니다. 과학 스포츠입니다. 다시 말해서 과학적인 프로그램으로 선수들을 훈련하고, 장비도 아주 우수해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데, 지금 북한의 경제 형편으로는 그렇게 못하는 것이죠. 이번 아시아경기대회에서의 성적은 바로 그것을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번 대회에서 다른 나라 선수들이 시합에서 상대선수로 북한 선수들만 만나면 대진 운이 좋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북한의 체육수준은 아시아에서조차 동네북으로 전락했습니다.

(진행자) 올림픽에서 좋아하는 종목을 각자 말해 주실까요?

(김서윤) 저는 여자 축구입니다. 언론에서도 많이 보도되고, 또 북한이 가장 잘하는 종목이기 때문에 그래도 쭉 봐오면서 응원해 왔습니다.

(김 단장) 저도 축구입니다. 북한에 있을 때는 북한 남자 축구 같은 경우에는 순위권도 안 들고 조별 리그에서 바로 탈락이 되고 하니까 거의 방송에는 나오지 않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방송에 많이 소개되는 유도나 역도가 같은 종목에도 관심을 가졌습니다.

(박 단장) 개인적으로 (챌린저스) 야구단 단장으로 봉사 활동을 하면서 이번 올림픽에서 야구를 주의 깊게 봤습니다. 그리고 한국이 세계 최강인 양궁이나 멋진 경기를 선보인 여자배구 같은 것도 많이 관심이 가더라고요.

(진행자) 한국에서 열렸던 평창 동계올림픽을 여러분은 어떻게 보셨는지도 궁금합니다. 김서윤 학생은 북한에 있을 때 남한에 파견된 북한 선수들의 경기를 봤을거고, 김 단장과 박 단장은 한국에 정착해서 처음 가장 가까이에서 고향에서 온 북한 선수들의 경기를 봤을텐데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김서윤) 그때 북한에 있었는데요, 저는 시작해서 올림픽 개막식만 보고 워낙 북한 선수들이 금메달을 딴 게 없으니까 저희 북한에서 방송을 잘 안 해준 것 같아서 평창 올림픽 경기는 본 기억이 없습니다.

(진행자) 한국에 정착한 북한 출신 청소년 야구단의 단장과 소속 청소년이 함께 나누는 '북한이 빠진 북한 올림픽' 이야기는 다음 주에 계속 이어집니다.

(진행자) 세대와 지역의 인식 차이를 넘어서 한반도 미래의 길을 찾는 나침반이 되려는 '통일의 주축 장마당세대' 지금까지 진행에 김진국이었습니다. 청취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기자 김진국, 에디터 이진서,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