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화 “내 생애 첫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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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통일의 주축, 장마당세대’ 12화 진행에 김진국입니다. 국회의원 300명을 선출하는 대한민국 선거가 대통령이 속한 여당의 압승으로 끝났습니다. 국회에 입성한 탈북민 두 명의 의정활동이 어떨지도 주목됩니다. ‘내 생애 첫 투표’를 했다는 장마당세대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진행자) 2012년 북한을 떠났다는 24세 여대생 이 향 학생은 질서 정연하게 투표에 참가하는 한국 유권자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이향) 이번에 거의 한국 국민의 66%가 투표에 참여했잖아요. 높은 투표율에 저도 뿌듯했어요, 코로나19로 투표 참여가 낮을 듯하다가 투표장에서 (사람들이) 마스크 쓰고 손장갑 끼고 질서있게 서 있는 모습을 보니 대한민국은 정말 똘똘 뭉친 나라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누군가가 강요해서 투표하는 것도 아니고 벌금 이런 것도 없잖아요. 시민의식이 많이 깨어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진행자)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미국이나 영국 등 대부분 나라들이 선거를 연기했지만 한국은 수 천만 명의 유권자가 예정대로 선거를 치르는 유일한 국가여서 전세계 언론이 주목하기도 했습니다. 혜산 출신의 20살 나영진 학생은 생애 첫 투표라서 이번 국회의원 선거가 특별했다고 말했습니다.

(나영진) 한국에 정착한 지 10년 됐지만 지금까지는 나이가 안돼서 투표를 못했습니다. 그래서 남들이 투표하는 모습을 보면 부러웠고 나는 언제 성인이 되어서 투표하냐 하는 생각을 했는데 드디어 이번에 투표를 하게 되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제가 직접 정치를 할 수는 없잖아요. 대신 제가 뽑은 사람이 당선되면 제 의견이 반영되는 것 같기도 하고 해서 설레기도 하고 기대도 많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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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생애 첫 투표에 참여하는 장마당세대의 지지자와 지지 정당을 결정한 기준을 질문했습니다. 평안남도에서 태어나 강원도를 거쳐 탈북 전에는 함경북도에서 생활했다는 24살 박솔 학생은 북한에서도 투표를 해봤지만 한국에서의 투표는 자유로운 선택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답했습니다.

(박솔) 북한에서도 투표를 해봤었지만 그땐 저희가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없었어요. 한국의 국회의원이라고 할 수 있는 지역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을 선출했는데 투표에 불참해도 처벌받으니 강요에 의해서 투표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선 제가 선택해서 투표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고 달랐습니다. 이번 한국의 선거에서는 제 정치성향이 진보적이기도 하고 제가 바라고 생각하는 것과 차이가 크지 않은 정부 여당 후보를 지지 했습니다.

(진행자) 19살까지 북한에서 살다 한국에 정착한 20대 중반 전효진 씨는 대북정책과 경제정책을 선택의 기준으로 삼았다고 말했습니다.

(전효진) 제일 먼저는 북한에 대한 정책이 어떤 지를 유의 깊게 봤습니다. 북한 주민들의 인권이나 상황을 고려한 정당을 지지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대한민국에 계속해서 살아야 하니까 경제정책을 유심히 보면서 찍었습니다.

(진행자) 이향 학생도 북한과 관련된 정책 그리고 경제정책으로 지지자를 선택했다고 답했습니다.

(이향) 저는 일단은 여당과 야당으로 나눠서 봤고, 대북정책을 중점적으로 봤어요, 대학생이나 소상공인, 국민들에게 어떻게 해주겠다는 공약을 구체적으로 봤습니다. “선거는 나쁜놈과 더 악한놈 중에 나쁜놈 뽑는 것”이라고 들었는데요, 저는 누가 더 미래지향적인가를 두고 투표했어요.

(진행자) 나영진 학생은 국가적 재난에 대한 대처와 경제 정책을 집중적으로 봤다고 했습니다.

(나영진) 일단은 코로나19 속에서 진행된 선거여서 그런지 코로나 같은 국가적 재난에 어떻게 대응할 지를 후보별로 비교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한국 경제가 많이 안 좋은데요, 경제를 살릴 사람을 선택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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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세대별로 지지 성향이 다르다는 생각도 밝혔습니다.

(이향) 일단은 저희 또래와 아빠 또래는 (정치적으로) 비슷하지만 30-40대는 저희와 다른 의견 내더라고요.
(전효진) 어른들은 거의 대부분이 대북정책과 관련해서 북한주민의 상황을 고려하는 가를 중요하게 보지만 저희 또래는 조금 다른 모습도 있습니다. 투표를 결정할 때 북한주민의 인권도 중요하지만 어른만큼은 아니라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정당과 후보의 정책이 청년들에게 얼마나 친근하게 다가오는지가 중요하다고 했어요.

(진행자) 장마당세대에게 21대 한국 국회에 어떤 기대를 하는지를 마지막으로 물었습니다.

(박솔) 북한을 너무 적대적으로 대하지 말고 좋은 관계가 유지되도록 작은 교류라도 활성화시켜 나가면 좋겠습니다.
(이향) 중국에 있는 탈북자 중 한국행을 원하는 사람들이 한국에 오도록 적극적인 정책을 펼치면 좋겠습니다. 중국의 북한인 2세들이 한국에 올 수 있고 잘 정착할 수 있는 정책이 도입되면 좋겠습니다.
(전효진) 북한과의 교류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그러면서도 인권이나 이런 부분도 같이 발을 맞춰가면 좋겠습니다. 주민이 있기 때문에 정권이 있는 것 아닌가요? 북한 주민의 삶과 인권을 먼저 보지 않으면 정권과 교류도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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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GNAL MUSIC)

(진행자) 세대와 지역의 인식 차이를 넘어서 한반도 미래의 길을 찾는 나침반이 되려는 ‘통일의 주축 장마당세대’ 제 12화를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김진국입니다. 청취해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