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언론의 겉과 속] 30년만에 완공 대계도 간석지 ‘득보다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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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언론의 겉과 속입니다. 북한이 근 30년 동안 품을 들여 완공한 대계도 간석지 공사를 ‘선군시대의 대승리’라고 자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환경보호 정리가 부실해 해마다 잃어버리는 농경지는 대계도 간석지 면적보다 훨씬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산토끼를 잡으려다 집토끼를 놓쳤다’는 평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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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0일 준공된 평안북도 대계도간석지. 사진-연합뉴스 제공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조선중앙TV 녹음: 조선중앙 통신사 상보, 간석지 개간 역사상 제일 큰 8천8백 정보의 대계도 간석지 건설이 완공됨으로써 서해에 널려 있던 섬들인 대다사도, 가차도, 소연동도, 대계도가 수십리 제방으로 연결되어 굴곡이 심하였던 염주군 철산군의 해안선이 대폭 줄어들고 위대한 선군 시대에 조국의 지도가 다시 그려지는 천지개벽이 일어났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일 위원장의 선군영도에 의해 대계도 간석지 매립 공사가 완성되었다”면서 “나라의 농업발전과 인민생활 향상에서 커다란 진전을 이룩하기 위한 밑천이 마련됐다”고 자랑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2008년 6월과 2009년 9월 대계도 간석지 매립현장을 시찰하는 등 이 사업에 관심을 보여 왔습니다.

대계도 간석지 공사는 1981년 노동당 6기 4차 전원회의에서 ‘4대 자연개조’ 사업의 일환으로 착공되었습니다. 당시 20만 정보의 새땅찾기와 30만 정보의 간석지 개간이 중점 토의됐습니다.

평안북도 철산 반도로부터 다사도, 가차도, 소연동도, 대계도, 소계도를 잇는 총 13.7km의 해안선을 막는 공사였습니다. 이 공사로 얻은 땅은 모두 87km²로, 북한은 “한 개 군의 면적과 맞먹는다. 조국의 지도를 다시 그리게 됐다”고 자축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이 간석지 제방을 막는 데 꼭 30년이 걸렸습니다. 이 기간 동안 북한은 제방을 쌓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평안북도 염주군 출신 탈북자 정남철(가명)씨에 따르면 “간석지 제방막이에 공병국 한개 여단이 동원되었는데 이 부대는 운수 차량도 변변한 게 없어 군인들이 순수 등짐으로 돌을 나르다시피 제방을 쌓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썰물 때는 물살이 너무 빨라 돌을 떨어뜨리면 모두 씻겨 내려가서 제방 1m를 쌓자면 대형트럭 1천대 분량의 돌을 넣어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1987년과 1997년 두 차례에 거쳐 해일과 강한 파도에 제방이 무너지면서 수천정보의 논벼가 모두 짠물에 침수되는 등 악전고투 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참고로 남한에도 새만금 이라고 하는 간석지가 있는데 크기는 북한의 대계도 간석지 보다 5배가량 큽니다. 전라북도 군산시·김제시·부안군 일대를 연결하는 총길이 33km의 새만금 방조제는 기존에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로 알려졌던 네덜란드의 자위더르 방조제(32.5km)보다 500m나 더 길어 기네스북(세계기록집)에 등재되기도 했습니다. 총사업비 2조510억 원(미화 약 20억 달러)가 투입된 이 공사는 1991년부터 2004년까지 약 13년 동안 진행됐습니다.

그러면 북한이 왜 30년이나 걸려 겨우 막은 대계도 간석지 자랑을 왜 할까요.

최근 당대표자회와 강성대국 건설을 앞두고 북한은 유례없이 경제건설 성과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주체 비날론, 주체철, 주체비료 등 경제성과들이 나올 때마다 한국 언론들은 북한이 최근 후계자로 떠오르고 있는 김정은의 경제지도 업적을 만들기 위해 부풀리기를 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후계자로 등장할 때 ‘70일 전투’요, ‘황해제철소 자동화’ 등을 경제 관련 지도 업적으로 만든 것처럼 대계도 간석지 건설도 김정은의 치적 쌓기 일환이라는 분석입니다.

북한이 이렇게 간석지를 개간해 농지면적을 수천정보나 늘렸다고 자랑할 때 다른 한쪽에서는 수만 정보의 농경지들이 유실되고 있습니다.

조선중앙 TV 녹음: 지난 9월 1일부터 2일까지 내린 폭우와 태풍에 의해서 황해남도에서 1만여 정보의 농경지가 침수되고 도로들이 파괴됐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5일 “9월 초에 태풍 7호(곤파스)의 피해로 8천여세대의 살림집이 파괴되었고, 3만 550여정 보의 농경지가 침수 및 매몰, 류실되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7월과 8월과 이번 태풍으로 유실된 농경지는 대계도 간석지 논 면적보다 몇배나 더 많다는 소립니다. 지난 2005년, 2007년 대규모 홍수 때도 북한은 수만 정보의 농경지가 침수, 매몰, 유실됐습니다.

물론 홍수는 천재지변이니 인간의 힘으로 막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그래도 아무리 많은 비가와도 산사태는 막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러분들도 잘 아시겠지만 북한의 홍수피해는 다락밭 건설, 땔감부족으로 인한 산림훼손이 가장 큰 원인으로 됩니다. 산에 나무가 없으니 비가 조금만 와도 산사태가 납니다. 중국에서 북한의 산야를 살펴보면 웬만한 산은 모두 벌거벗었습니다.

새 땅을 찾는다고 다락밭을 조성하면서 산에 나무를 다 찍어버리고, 먹을 것과 땔 것이 없어 비탈밭을 일군 결과 산사태가 나 아까운 농경지만 잃어버리고 있습니다. 결국 “산토끼를 잡으려다 집토끼를 놓친 격”이 되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