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들, ‘전승절’ 행사 피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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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매주 목요일마다 여러분과 함께 북한매체의 진상을 다시 뒤집어 보는 시간입니다. 오늘도 정영기자와 함께 합니다. 정영기자, 오늘의 주제는 무엇입니까,

- 북한 매체, 정전 60주년 기념 행사 대대적 보도

- 북한 행사 취재 위해 평양간 외신들 사진 공개

- 북 간부 추정 주민들 행사도중 졸아

- 북한군 장성들 햇빛 막으러 손수건으로 얼굴 가려

- 북, 10대 소년단원들도 열병식 동원

- 한국 언론, 북한 정전 행사에 1억 5천만 달러 소비

북한 중앙텔레비전은 이른바 전승절, 정전협정체결 60주년 행사를 대대적으로 보도했습니다. 북한 중앙텔레비전은 열병식에서 잘 된 모습만 공개했는데요, 그러나 외신들이 평양에 가서 찍은 사진에는 간부들이 행사도중에 피곤해 조는 모습, 하품하는 모습, 그리고 인민군 장령들이 너무 더워 손수건으로 얼굴전체를 가린 모습도 공개됐습니다. 북한 매체가 전한 60주년 행사의 뒤 모습, 외신이 전한 내용과 비교해 다시 되새겨 보겠습니다.

최민석: 예, 얼마 전에 치러진 북한의 전승절 60주년 행사의 뒷모습, 북한 매체와 외신의 보도를 한번 비교해 보겠습니다. 자, 먼저 열병식 현장사진부터 보시죠.

북한 중앙tv의 녹취: 경애하는 원수님의 영도 따라 천만 군민의 정신이 총 폭발되어….

정영: 북한이 어린 소년단원에서 80 고령의 전쟁 노병들까지 동원해서 대규모 퍼레이드를 펼쳤는데요. 북한의 열병식에는 여객기도 들어올릴 수 있는 대형 직승기가 하늘을 날고 북한군 병사들이 절도 있게 행진하는 모습을 방영했습니다.

최민석: 자, 북한 텔레비전이 보기 좋고 훌륭한 장면들을 편집해 내보냈군요. 그러면 외신의 보도는 어떻습니까,

정영: 북한은 이번에 100여명의 외신기자들까지 초청해 전승절 행사를 취재하도록 했는데요, 그런데 그들은 북한 당국이 보여주지 않으려고 애쓰는 장면을 찍어 내보내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이번 평양 취재에는 AP, AFP, 로이터, 신화통신, 봉황tv등 많은 외신이 초청됐습니다.

자, 여기 로이터 통신이 찍은 사진이 있는데, 하나 보시겠습니다. 이 사진 속에 있는 북한 사람들이 너무 피곤해서 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하품을 하거나, 무뚝뚝하게 표정을 짓고 생각하는 사진입니다.

최민석: 이렇게 조는 사람들의 옷차림을 보니까, 일반 주민들은 아닌 것 같은데요?

정영: 이들의 사진을 보니까, 쌍상 태양상을 단 간부들인데, 이 초상휘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다음 제작된 것인데요, 아무나 다는 거 아닙니다. 그리고 여기에 있는 사람들은 풍채도 있고 얼굴색이 좋아 보이는 간부들입니다.

이들도 아마 여러 날 째 전승절 행사에 동원되다 보니 피곤한 모양입니다. 그리고 마음에 없는 행사에 자꾸 불러내니 별로 관심이 없겠지요.

최민석: 혹시 이 사람들, 해외 언론에 얼굴이 공개됐으니까, 북한당국이 찾아서 비판을 하지 않습니까,

정영: 아마 북한이 이 사진의 주인공을 찾을지도 모르는데요. 안일 해이해서 자기들이 찍히는 것도 모르는 가고 으름장을 놓겠지요.

그리고 또 다른 사진을 하나 더 봅시다. 이 사진은 북한의 전승절 60주년 열병식을 구경하기 위해 나온 북한군 장성들인데, 내려 쬐는 뙤약볕을 참지 못하고 손수건으로 얼굴을 아예 가린 모습입니다.

최민석: 현재 북한군 열병식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이 사람들도 군계급이 장성이네요.

정영: 북한군 소장 견장을 단 한 장령은 자기 모자를 벗어서 거기서 생긴 그늘에 자기 얼굴을 들이밀고 있고, 또 다른 두 장성은 땡볕을 피하지 못해 얼굴을 찡그리고 있습니다.

최민석: 사진으로 봐도 모자를 벗은 이 장성의 머리는 땀에 많이 젖어있는 게 보이네요. 저기에 찬물에 적셔서 올려놓으면 얼굴도 타지 않고 좀더 효과적일 텐데요,

정영: 그렇지요. 김정은 제1비서가 있는 김일성 광장 주석단에는 태양가리개가 있어서 그늘 아래에 들어갈 수 있는데, 이렇게 장성들이 서는 로대에는 텐트나 태양가리개를 칠 수가 없지요.

최민석: 제가 열병식을 보면서 느낀 것이 있는데, 한 여병사가 이쁘게 생겼는데, 영상에 나온 얼굴을 보니 뭔가 좀 이상해서 봤더니 땀을 너무 흘려서 머리와 얼굴에 있는 화장이 지워진 것이었어요. 완전 화장이 떡이 졌더라구요. 그래도 웃으면서 행진해야 하는 그 여성을 보기가 안쓰러웠습니다.

정영: 그 외 다른 사진을 하나 더 보시죠. 미국의 AP통신이 찍은 사진인데요, 28일 평양 김일성 경기장에서 진행된 전승절 기념 야간 무도회장 사진인데요, 아마 이날 비가 내린 것 같은데요, 치마 저고리와 양복 샤츠에 넥타이를 맨 북한 청년 대학생들이 빗속에서 경축 야회 무도회 시작을 기다리고 있는데요, 옷은 비에 젖어 후줄근하게 됐는데, 청소년들은 춤을 추라는 상부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최민석: 정말 춤을 추기 위해 동원된 평양 청소년들의 표정이 밝아 보이지 않네요. 땅에도 물이 고인 곳이 많고요.

정영: 바닥이 모두 물이 흥건하게 고였는데, 여기서 춤을 추면 정말 온 바지가 물주머니가 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최민석: 열병식 장면을 보니까, 넥타이를 맨 소년단원들도 나오네요. 과거에도 소년단원들이 열병식에 참가했습니까?

정영: 북한은 이번 전승절 행사에 소년단원들까지 동원시켰는데요, 이번에 행사가 정전 60주년이니까, 목에다 두른 것은 붉은 넥타이, 손에다 무장을 잡고서 싸우러 나간다~ 이런 노래 가사가 있듯이 북한은 지난 6.25 전쟁 때 소년빨치산들을 연상케 하느라고 소년단원들을 등장시킨 것 같습니다. 아마 다시 전쟁이 일어나면 전화선을 뻰찌로 끊고, 철길 레일을 뽑아 버리는 등 빨치산에 참가하라고 독려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최민석: 정영기자, 열병식 말이 났으니 말이지 김일성 광장에 트랙터까지 동원됐네요. 왜 나왔나요?

정영: 북한말로 하면 뜨락또르라고 말하는데요, 방금 영상에서 보신 바와 같이 김일성 광장에는 뜨락또르가 방사포를 끄는 모습이 나옵니다.

최민석: 원래 뜨락또르는 방사를 끄는 게 아니지요?

정영: 원래 뜨락또르는 농기계를 끌어야 되지요. 그런데 북한은 전민무장화라고 해서 노농적위대들에게 방사포 사격방법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농민들에게는 견인차가 없으니까, 전쟁이 나면 뜨락또르가 방사포를 끌고 나가서라도 싸운다는 정신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최민석: 이렇게 북한이 정말 있는 돈, 없는 돈을 깡그리 쏟아 부어 열병잔치를 거대하게 치렀는데요, 정영기자는 전승절 행사비용으로 얼마나 지출됐는지 혹시 알고 계신가요?

정영: 한국 언론은 북한이 전승기념관 리모델링 비용과 군 열병식, 인민군 열사묘지 건설 등에 약 1억 5천만 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보도했습니다.

최민석: 잠시만요. 북한이 이번 행사를 위해서 1억 5천만달러를 지출했다는 말인가요?

정영: 평양에 개건된 전승기념관이라는 것이 굉장히 크거든요. 그것의 내부 구조를 완전히 바꾸었는데, 여기에 쓰인 고급장식재료를 모두 중국에서 들여왔거든요. 그리고 열병식에 참가한 인원 1만 3천명에게 고기와 부식물을 공급했을 거고요. 그리고 인민군열사묘도 완전히 새롭게 만들었는데요, 여기에도 많은 돈이 들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건설 노력에 대한 인건비를 계산하지 않더라도 열병식에 동원된 기재들을 움직이는데, 기름값으로 260만 달러가 들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비행기, 장갑차, 탱크, 대열차 등 530여대가 동원되었다고 한국 언론은 보도했습니다.

최민석: 기름값만으로 260만 달러를 썼다고요?

정영: 그래서 북한은 이러한 막대한 재원을 충당하기 위해 외국에 나가는 해외주재원들에게 1인당 최소 1000달러를 바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현재 북한 당국은 외국에 나가서 일하고 있는 해외 근로자들에게 1년 가까이 노임을 내주지 않고 있습니다. 충성자금 형식으로 바치라고 독려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최민석: 지금 북한이 수해 때문에 많은 주민들이 고생하고 있지 않습니까,

정영: 그렇지요. 이번 장마비에 평안북도 내륙지방에는 청천강이 범람해서 한 개 도시의 80%가 잠겼다고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평양은 전승절 잔치 분위기로 많은 재화를 쓴 거지요.

최민석: 지금 한쪽에서는 물난리가 났다고 아우성인데, 평양에서는 전승절 행사를 벌여놓고 대규모 국가재원을 낭비했습니다. 그것도 1억5천만 달러. 과연 잔치 한번 해서 곳간의 일년 양식을 다 축낸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하루 빨리 전승절 후유증에서 깨어나 물난리를 당한 주민들부터 안정시켜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영기자, 오늘 수고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주 이 시간에 다시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