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의 보금자리: 무역 일꾼에서 가정주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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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기획 ‘남한의 보금자리’ 오늘은 양강도 출신으로 북한에서 중국과 무역 일을 하다 탈북하게 된 30대의 탈북여성 홍명옥(가명)씨의 이야기 두 번째 시간입니다.

홍명옥씨는 지난 2004년 친구와 함께 중국엘 갔다가 그곳에 머무는 동안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국제담당비서가 남한으로 망명한 뒤 쓴 책과 중국의 발전된 모습에 충격을 받고서 남한으로 가게 됐다고 고백했습니다. 북한에서 30년을 넘게 살면서 북한이 최고인줄 알았던 홍씨가 외부 세계를 접하고 북한 체제에 배신감을 느끼고 분노를 느끼게 된 것은 일주일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홍씨가 남한행을 결심하고 남한에서 사회생활에 첫발을 내딛은 3일 만에 백화점에서 남자 옷 판매원으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아는 사람의 소개로 들어가 처음에는 열심히 일했지만 그리 오래 하지는 못했습니다.

홍명옥: 북한에는 토대가 있었지만 남한은 없었으니까 그것도 나는 상당한 직업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한 몇 개월 하니까 우숩더라고요. 그러면서 한국 사회를 알아 가니까 어떤 자리는 봉급이 많고 어떤 자리는 봉급이 낮다 이런 것을 알게 되니까 그냥 포기하고 싶더라고요.

일을 하면 한만큼 수중에 돈이 들어오기 시작하고 남한에서도 제일 고급제품만을 파는 백화점에서 일을 했기에 소위 남한 사람들이 말하는 명품 즉 고급제품은 아니어도 값비싼 것들을 정말 무서운 줄 모르고 사기도 했습니다. 홍씨의 북한에서의 씀씀이 습관이 나타난 것입니다.

홍명옥: 저는 100만원도 하루에 이것저것 사느라고 쓰고 했었죠. 북한에서는 제가 냉장고, 세탁기에 있을 것은 다 있었으니까 의시대면서 살았으니까 시장에 가서도 제일 비싼 것만 사고했었죠. 내가 비싼 것을 하고 다닌다고 누가 뭐 알아줍니까? 하지만 여기 생활에 적응을 못했었으니까 그랬던 것이죠. 못살던 나라에서 왔으니까 사고 싶은 것을 막 사고 하는데 지금 생각을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내 통장에 돈이 쌓여야 우선 내가 편하게 살 수 있으니까... 처음에는 모르고 했는데 지금은 안 그러죠.

또 일을 하면서 홍씨가 느낀 것은 남북한이 다른 말을 쓰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남한 사람들이 즐겨 쓰는 말을 몰라서 한때는 혼자 어리둥절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하나, 하나 남한의 말들을 배웠습니다. 스트레스 즉 골머리 썩는다는 말이었습니다,

홍명옥: 처음에는 스트레스가 뭔가 했죠. 북한에는 스트레스란 말도 없고, 신경을 많이 써서 병이 있다는 것이 없습니다. 상처가 있거나 몸이 아프거나하면 병이 있다고 하지... 그런데 여기는 스트레스라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의학적으로는 스트레스로 모든 병이 오고 마지막에는 큰 병까지 올 수 있다고 하니까... 남한 사람들은 조금만 뭐해도 스트레스 받는다고 하고 그런 언어를 자주 쓰니까 참 신기하고 이상하고 차라리 이런 단어가 없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합니다.

백화점 일을 그만 두고는 열심히 다른 일자리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컴퓨터 인터넷을 통해 매일처럼 구인구직 광고를 보고 예전처럼 벌지는 못하지만 정부가 매달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지급하는 생활 보조금과 가끔씩 교회에 나가 북한의 현실을 간증하고 받는 사례금 등 110만원 미화로 1,200달러를 손에 쥐면 저축을 하기 위해 은행으로 달려갑니다.

홍명옥: 내게는 정말 큰 돈 입니다. 쉽게 살려하면 자기 몸으로 노력하지 않아도 교회라든가 정부 보조금 받아서 쓰면 살 수는 있죠. 하지만 성공을 하고 잘살겠다고 하면 취직을 해서 일하고 열심히 절약을 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봅니다. 저는 한 5년을 살아보면 답이 나올 것 같습니다.

홍씨는 가정 일을 하면서도 틈틈이 남한에서 사업을 해보겠다는 꿈을 포기하지는 않았습니다. 기회가 될 때마다 다른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 보고 소위 말하는 돈 벌이가 되는 사업에 대해 알아보지만 쉽게 답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홍명옥: 제가 북한에서 미용하고 이발을 하는 전문학교를 나왔습니다. 그것을 생각해봤는데 여기서 자격을 가지고 남 밑에서 그 일하면 3년 동안을 계속 70-80만 원 정도 밖에는 못 받더라고요. 3년이 지나면 100만원을 조금 넘는데 거기서도 열심히 해서 자기 돈을 어느 정도 모아야 개인 가게를 낼 수 있다고 하는데 까마득하더라고요. 성공하는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잘 알기 때문에 심사숙고해서 성공을 하는 것이죠. 그냥 돈 가지고 뛰어 들어서 하면 다 망하죠.

그는 남한에서는 누구든 자신의 미래를 위해 열심히 일한다면서 남한적응이 결국은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지 않고 혼자서 자신의 삶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홍명옥: 남한이 일의 강도가 세죠. 남한은 자유롭게 일하지만 사장 입장에서는 북한처럼 온 나라가 노동규율에 의해서 통제를 하는 것이 아니고 일을 잘 못하면 너 아니라도 다른 사람 일할 사람이 있다는 식으로 하니까 또 강요를 하는 것이 아니니까 당연한 것이죠. 그래서 남한이 북한보다 발전을 한 것이고요.

홍명옥씨는 북한에서는 중국과 큰 거래를 하는 일꾼이었지만 남한에서 새로운 보금자리를 꾸미면서 같은 탈북자 출신의 남성을 만나 가정을 꾸몄습니다. 그리고 밖에 나가서 일을 하는 것보다는 집안 살림에 충실하게 됐습니다. 남편 뒷바라지와 딸아이의 학교생활을 돌봐줘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내일을 기약하며 평범한 가정생활에서 행복을 느낀다고 말합니다.

워싱턴-이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