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입북 탈북자들, 다시 탈북하려다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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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우 :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 들어보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지난 1월 24일, 북한 조선중앙텔레비전에 출연해 한국에 끌려갔다 자진 월북했다고 주장했던 김광호 씨 부부와 고경희 씨가 재차 탈북을 시도하다가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성우 :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 문 기자도 김광호씨 부부에 대한 기사를 보셨죠?

문성휘 : 네, 어제 '조선일보'에서 낸 기사를 보고 많이 놀랐습니다.

박성우 : 네, 모두가 그랬을 것 같습니다. 사건이 좀 복잡한데요. 얼마 전에 우리 자유아시아방송에서도 "양강도 혜산시에 거주하던 재입북 탈북자 고경희씨가 다시 한국으로 오기 위해 몰래 압록강을 건너다 체포됐다" 이런 내용을 보도하지 않았습니까? 청취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이들 김광호 부부와 고경희씨가 어떻게 북한으로 입국하게 됐고 또 이들이 왜 다시 북한을 탈출하려 했는지에 대해 처음부터 되짚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문성휘 : 네, 이번 사건이 터진 건 올해 1월 24일입니다. 당시 북한을 탈출한 뒤 남한에 입국해 살던 김광호씨와 그의 아내 김옥실 그들의 10개월 된 딸, 그리고 고경희씨, 이렇게 4명이 뜻밖에도 북한의 조선중앙텔레비전에 출현해 남한 사회를 비난하는 '기자회견'을 가지지 않았습니까?

박성우 : 네, 기억납니다.

문성휘 : '기자회견'에 출연한 이들은 자신들이 남한에 강제로 끌려갔으며 사기와 협잡이 판을 치는 남한 사회에서 도저히 살수가 없어 다시 북한으로 다시 돌아왔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그들의 기자회견에서 직접 말한 내용, 직접 녹음으로 들어보시죠.

김광호 기자회견 녹음 : 사기와 협잡, 권모술수가 판을 치는 험악한 세상에서 도저히 살아갈 수가 없었습니다. 더욱이 아이까지 태어나자 불안은 더욱 커졌습니다.

박성우 : 네, 그런데 문 기자, 이들이 처음 북한을 탈출해 한국사회에 정착한지가 얼마 안 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정확이 언제였죠?

문성휘 : 네, 우선 기자회견에 출연했던 김광호씨는 탈북 이전에 고향인 함경북도 연사군 연수리에서 살았고 그의 아내 김옥실은 양강도 백암군 상담리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함경북도 연사군 연수리와 양강도 백암군 상담리는 서로 이웃을 하고 있는 군들입니다. 거리상으로도 몇 십리 정도밖에 안 된다고 하고요.

이들은 탈북 이전부터 서로가 애인 사이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2009년 8월에 함께 중국으로 탈출해 한국으로 오게 되었고요. 2010년 4월에 전라남도 목포시에서 가정을 이루고 살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동안 부부 사이에 딸도 태어났고요.

그러던 중 2012년 10월에 중국으로 여행을 간다며 한국을 떠났는데 올해 1월 24일에 북한의 조선중앙텔레비전에서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그렇게 되어 그가 북한으로 다시 입국했다는 사실이 밝혀지게 되었습니다.

박성우 : 그렇군요. 그리고 당시 기자회견에 함께 출연했던 고경희씨, 이 분은 어떻게 됩니까?

문성휘 : 네, 고경희씨는 북-중 국경도시인 양강도 혜산시 강구동에 살다가 2011년 3월에 북한을 탈출했습니다. 탈출할 당시 혜산시에 살고 있는 오빠에게 11살 되는 딸과 13살 되는 아들을 맡기고 홀몸으로 북한을 떠났고요. 한국에 와서는 경기도 수원시에 거주하며 살았다고 합니다.

고경희씨 역시 지난해 10월 북한에 있는 자식들을 데려온다며 중국으로 떠난 뒤 자취를 감추었다가 올해 1월 24일, 김광호씨 부부와 함께 조선중앙텔레비전에 출연했습니다. 그렇게 그가 북한으로 돌아갔다는 것이 확인됐고요.

박성우 : 네, 그런데 궁금한 게 왜 이들이 다시 북한으로 돌아갔냐, 이건데 여기에 대해선 어떤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습니까?

문성휘 : 이미 여러 경로들과 언론을 통해 알려졌습니다. 고경희씨는 딸을 탈북시켜 보내겠다는 오빠의 전화를 받고 중국 장백현에 갔는데 그게 북한보위부의 함정이었다는 거죠.

박성우 : 그러니깐 자진 입국이 아니라 함정에 걸린 거다. 납치라는 말이 되는 거죠?

문성휘 : 네, 납치로 보인다는 거죠. 김광호 부부 역시 북한 회령시와 인접한 중국 룡정시의 개산툰이라는 작은 마을에 갔다가 회령시 보위부에 납치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요. 북한은 올해 3월에 김광호씨 부부를 납치한 공로를 인정해 회령제지공장 담당 보위원에게 영웅칭호까지 수여했다고 합니다.

기자회견 후 이들은 북한 당국의 용서를 받고 모두 고향에 내려가 다시 생활을 시작했다고 하고요. 그 외에 북한에서의 행적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고경희씨의 경우 북한 당국이 준 집도 영예군인에게 돌리고 어머니와 함께 혜산시 강구동에서 살면서 탈북의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는 증언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박성우 : 그러던 이들이 다시 북한을 탈북하다 체포됐다는 건데요. 먼저 고경희씨의 재탈북 과정은 어떠했다고 합니까?

문성휘 : 네, 고경희씨 체포소식은 한국에서 탈북자들이 운영하는 여러 언론들을 통해 밝혀졌는데요. 체포된 날짜에 대해서는 우리 자유아시아방송에서 7월 6일이라고 했는데 북한개혁방송이나 열린북한방송에서는 7월 5이라고 조금 차이 나게 보도했습니다. 그 외 고경희씨가 딸과 아들을 데리고 압록강을 건너려다 보위부에 체포됐다는 내용은 모두 일치합니다.

박성우 : 그런데 이 경우는 한국에 와서 생활을 했던 기록도 있고 하니 다시 체포되면 아무래도 형량이 더 강화되겠죠?

문성휘 : 그렇죠. 이런 경우는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거죠. 아니면 최소한 북한 정치범수용소는 피하기 어렵다, 이렇게 봐야죠.

박성우 : 참 안타까운 소식입니다. 그리고 김광호씨 부부에 대해서는 어떤 내용이 파악되고 있습니까?

문성휘 : 네, 일단 제가 김광호씨에 대해 잘 안다고 하는 김용화 탈북난민인권연합 회장을 만나 보았습니다. 김용화 회장은 지난달 26일, 김광호씨가 그의 아내와 딸, 그리고 처제와 처제의 남편까지 데리고 두만강을 건너 중국 연길시에 숨어들었다고 했습니다. 또 김용화 회장은 중국 연길에 탈북한 김광호 부부의 사진과 영상물까지 자신에게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박성우 : 그런데 김용화 탈북난민인권연합 회장은 어떻게 김광호씨 부부와 연계를 가지게 되었다는 거죠?

문성휘 : 네, 김광호씨 부부가 2009년 8월에 함께 북한을 탈출해 중국에서 숨어 살 때 도와준 사람이 바로 김용화 회장입니다. 김용화 회장이 다른 탈북자들을 통해 김광호씨에 대한 소식을 들었고 그들이 한국에 오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한국까지 인도해 줄 지인들을 소개시켜 주었다고 합니다.

박성우 : 워낙 인연이 깊었군요. 그래서 이번에도 김용화 회장에게 먼저 전화를 했을 수 있겠군요?

문성휘 : 네, 처음 탈북 할 때 도와준 것이 김용화 회장이고 또 김용화 회장과 같은 분들은 전화번호를 잘 바꾸지 않으니까 제일 먼저 찾게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박성우 : 그럴 것 같습니다. 그렇게 탈출한 김광호씨 부부가 어떻게 중국 공안에 체포되게 됐을까, 이 과정도 궁금합니다.

문성휘 : 일단 탈북난민인권연합 김용화 회장은 김광호씨 부부가 북한 보위부의 추적을 피해 중국 연길시에서 이집 저집 옮겨가며 생활했던 게 원인이 아니었는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박성우 : 아, 그러니까 이미 옮겨 다니며 살던 집들에서 누군가가 고발하지 않았겠냐? 이런 의심을 하는 거군요?

문성휘 : 네, 그렇습니다. 아무튼 김광호 부부와 그의 딸, 그리고 처제와 처남까지 일행 5명 모두가 7월 14일 오후 1시 경에 피신해 있던 집에서 갑자기 들이닥친 중국 공안에 체포됐다고 하고요. 아직은 탈북자들을 수감하는 도문 감옥이 아닌 변방대 감옥에 구금되었다고 합니다.

박성우 : 그렇군요. 고경희씨처럼 북한보위부에 체포됐다고 했죠? 이런 경우는 어떻게 방법이 없을 것 같은데요. 하지만 김광호씨 부부는 중국 공안에 체포됐다고 하니까 어떻게든지 좀 풀려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봤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더욱이 북한에서 함께 떠난 일행들도 있다고 하니까 그들 모두가 무사했으면 하는 생각도 같이 해보게 됩니다.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습니다. 다음 시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