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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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열차방송원의 남한이야기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함경남도 함흥 열차방송원이었던 정진화 씨는 지금 남한에 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출발해 워싱턴을 거쳐 북한으로 들어가는 소식. 오늘은 사람들을 실어 나르는 교통편에 관해 이야기 입니다.

지금부터 열차방송 시작합니다.

기자: 정진화 씨 오늘은 이동수단에 대해 전해주신다고요.

정진화: 네, 올해는 음력설이 1월 25일 입니다. 금요일부터 월요일까지 4일을 쉬게 되는데요. 이때 많은 분들이 고향으로 가는 교통편을 알아보느라 분주한테 이미 일부 지역은 표가 전부 팔려서 매진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번 시간에는 사람들이 다닐 때 많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에 관한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기자: 북한에는 볼 수 없는 풍경이죠?

정진화: 네, 북한에선 볼 수 없는 풍경이고요. 남한처럼 이동의 자유가 없는 북한에서는 설날 어디를 간다고 해서 표가 매진됐다는 말은 없습니다. 북한에 있을 때는 저의 직업이 열차방송원이다 보니 기차를 많이 타고 다녔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증명서를 떼기도 힘들고 차표 사기도 힘들어서 버스나 기차와 같은 대중교통 수단보다는 아마 걸어서 다니는 일이 굉장히 많았을 겁니다.

기자: 기차의 경우 지정좌석 그리고 표가 매진 됐을 때 일부 입석이라고 서서 가는 표를 파는데 북한은 어떤가요?

정진화: 그 경우가 한국과는 정 반대인데요. 북한은 지정석이 전차량 중 한 개의 칸밖에는 없습니다. 한국은 대부분 지정석이죠. 그 점이 다른 점인 것같습니다. 한국에는 고속버스도 먼길을 가기 때문에 전부 앉아서 가죠. 차표를 떼는 모습을 봐도 재밌어요. 한국은 설날이나 추석이 되면 미리 며칠전부터 손전화기 웹을 통해서 구매를 합니다. 한국에서는 그때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자가 운전해서 가는 것보다는 쉬우니까 기차역전에 가보면 예매를 위해 줄서있는 것은 특이한 모습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기자: 예전에는 기차표나 고속버스 표를 사기 위해 새벽부터 가서 줄서고 했는데 그런 모습이 많이 사라졌죠?

정진화: 네, 많이는 사라져도 아직 조급한 사람들이 미리 나와 대기하는 못습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는 것같습니다.

기자: 최근에 일본 다녀오셨고 그 전엔 러시아도 다녀오셨는데 각 나라마다 버스나 역의 모습도 다른 텐데 어떤가요?

정진화: 많이 다릅니다. 역사의 크기는 한국의 역사가 큰 것같고요. 고속버스의 경우에는 한국의 경우 아직 지방으로 다니는 버스는 2층 버스가 없습니다. 다만 서울시내를 유람하는 버스는 2층 버스가 있는데요. 일본이나 중국, 러시아는 워낙 땅이 넓다보니 지역으로 가는 고속버스에 2층이 있고 버스에 화장실이 있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북한을 빼놓고 다른 나라에는 고속버스를 타고 가다가 잠깐 휴식할 수 있는 휴게소도 있습니다. 여기서는 간단한 요기도 할 수 있고 화장실을 이용하거나 휴식도 취할 수 있습니다. 특징적인 것은 매 휴게소마다 자기 지역의 특산품을 홍보하거나 직접 판매도 한다는 겁니다. 한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를 통틀어 휴게소가 가장 깨끗하고 시설이 잘 되어있는 곳은 한국인 것 같습니다.

기자: 한국에 2층 고속버스는 없는데 한 두 시간 달리다 화장실 가기 위해 휴게소를 들르지 않습니까.

정진화: 네, 맞습니다. 휴게소를 들르는 것은 자가용을 타던 고속버스를 타든 이동하는 사람들은 똑 같은 이유에서 들르는 것같습니다. 화장실을 가는 경우 또 매지역의 특산물을 사기 위해서 그리고 잠시 휴식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일본에 가서 봐도 각 휴게소에는 자기 지역 특산물을 하는 곳이 있었습니다. 홍보도 하고 사람들이 지나가다가 사는 그런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한국 휴게소를 보면 일본보다 시설이 좋다고 봅니다. 재밌는 것은 중국과 러시아에서는 휴게소나 기차역에서 화장실을 이용하는 경우 요금을 지불해야 들어갈 수 있습니다. 몇 년 전에 가본 네델란드도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은 돈을 지불해야 문이 열렸습니다. 때문에 중국의 일부 도시에서는 화장실 앞에서 동전을 바꿔주는 사람이 있고 네델란드나 러시아에서는 동전기계가 화장실 옆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기자: 기차 여행을 선호하는 분들이 화장실 때문인 것 같은데 또 열차 안에는 판매원이 지나다니면서 먹을 것도 팔고 하잖습니까?

정진화: 그것이 없어진지 몇 년 됐습니다. 몇 년전 까지는 한국에 열차 안에서도 밀차에 간단한 음료나 먹거리를 파는 북한으로 말하면 ‘열차판매원’이 있었는데 지금은 매 칸마다 자동판매기가 설치돼 있을 뿐 판매원은 없습니다. 이번에 가본 일본에도 없었는데 중국에서는 다양한 먹거리는 물론 먼길을 가는 사람의 편리를 도모하기 위해 끓인 물을 주전자에 담아 가지고 다니며 라면에다 직접 부어주는 광경도 볼 수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1980년대까지는 열차판매원이라고 해서 객차마다 밀차를 밀고 다니면서 단물도 팔고 담배도 팔고 사탕과자도 파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때는 “우리 열차판매원”이라는 영화가 나올 만큼 열차판매원이 인기였지만 90년대부터는 개인이 음식을 해서 역전에 나와 팔거나 기차가 역에 정차할 때 팔기도 합니다. 일본에서도 열차판매원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기차에 오르기 전 역에 있는 가게에서 자기가 원하는 음식을 사가지고 올라야 합니다. 서울역이나 부산역 같은 큰 역들에서는 도시락을 직접 만들어 파는 매장이 있는데 초밥이 유명한 일본에서는 도시락으로 초밥을 파는 곳도 있었습니다. 북한에서는 흔히 도시락을 ‘벤또’라고 했는데 일본에 가서 보니 정말 벤또라고 쓴 가게 이름이 있었습니다.

기자: 방금 말씀해 주신 것이 열차판매원이 담배도 팔았다고 했는데 한국에서는 실내에서 담배를 못피게 돼있잖습니까.

정진화: 못 피우게 돼있고요. 역전도 출구의 10미터 안에서는 담배를 피우면 벌금을 내게 돼있고요. 공공장소에서 못 피우게 해서 환경이 굉장히 깨끗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자: 많은 사람이 교통편을 이용해 이동하는 모습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지 정리를 해주시죠.

정진화: 네, 사실 북한에있을 때는 여행의 자유란 말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북한 사람들은 여행을 위해 기차를 타거나 버스를 타는 사람은 없습니다. 생활을 위해 친척집에 가서 식량을 마련해 오거나 자기가 직접 배낭을 메고 다른 지역에 가서 사고파는 목적을 위한 것이지 여행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한국에 와서 보니까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많고요. 요즘은 해외여행을 하는 사람이 해매다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한국에 와서 초기만 해도 중국 관광객이 많이 않았는데 지금 명동에 가보면 중국, 러시아, 일본 관광객을 정말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여러 나라 사람들이 여행을 위해 기차나 버스를 타고 다닌 다면 북한주민은 아직까지도 먹고 살기 위해 힘들게 배낭을 메고 버스나 기차를 이용하는데 빨리 통일이 돼서 이런 모습이 없어졌으면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기자: 정진화 씨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정진화: 네, 고맙습니다.

북열차 방송원의 남한이야기. 오늘은 열차와 고속도로 등 교통편에 관해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 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