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의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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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 열차방송원의 남한 이야기.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함경남도 함흥 열차방송원이었던 정진화 씨는 지금 남한에 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출발해 워싱턴을 거쳐 북한으로 들어가는 소식. 지금부터 열차방송 시작합니다.

기자: 정진화 씨 안녕하세요.

정진화: 네, 안녕하십니까?

기자: 요즘 학생들은 방학 중이겠는데요. 이제 곧 개학을 앞두고 있죠?

정진화: 네, 3월부터 한국에서는 모든 학교가 개학을 합니다. 그래서 저도 대학원 3학기에 들어가는데요. 이달에는 등록금도 내야 하고 또 수강신청도 해야 돼서 바쁜 시간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기자: 북한에서는 실력보다는 성분에 따라 대학 입학도 결정이 되는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정진화: 그렇죠. 그것에 대해 얘기를 하고 싶은데요. 북한은 졸업생이 10명이라면 10 퍼센트만 대학에 갈 수 있는데 여기는 내가 원하면 다 대학에 가는 것 같아요. 내가 공부를 잘 하고 앞으로 어떤 직업을 갖겠다고 맘 먹으면 그 해당되는 공부는 미래를 위해 투자를 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자: 요즘 보면 대학생이 너무 많아서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대졸자 취업난도 심하고요. 정진화 씨는 북한에서도 대학을 다녔고 현재 남한에서 대학원 즉 북한의 준박사 과정을 공부하고 있잖습니까?

정진화: 맞아요. 최근에는 대학생이 너무 많다 보니까 대학 졸업이 문제가 아니고 졸업 후 취업이 문제잖아요. 이것은 북한과 완전히 다른 것 같아요. 북한은 워낙 인원이 적다 보니까 거의 정부가 이 사람은 대학에 가야 할 사람이라면 그 사람은 졸업을 하고 좋은 직업을 잡고 간부가 되는 과정인데 한국은 간부가 되기 위해 대학을 가는 것도 아니고 남보다 잘살기 위해 가는 것도 아니고 오직 나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대학을 가는 것이라 북한과는 대학진학 방식이나 방법이 완전히 다른 것 같습니다.

기자: 또 새 학기 준비를 놓고 수강 신청하느라 지금 많이들 바쁠 때죠? 신입생들은 수강신청을 어떻게 하는지 몰라 우왕좌왕 하기도 하잖습니까?

정진화: 그래서 처음에 선배님들에게 물어보죠. 대학원 같은 경우는 한 학기에 18학점이다 라고 하면 한 과목당 3학점인데 그것을 4학기로 나눠서 다 들으면 되거든요. 저는 학기당 3과목씩 들었으니까 사실은 18점은 다 된 거에요. 나머지 학기에는 논문을 준비하는 거죠. 제가 북한에서도 전문학교를 다녔는데 북한은 고등학교처럼 수강신청을 맘대로 하는 것이 아니고 정해진 과목을 들어야 하는 거예요. 저는 식료공학과인데 24명이 첫 번째 수업부터 마지막 수업까지 교수의 수업을 그대로 듣는 거예요. 그런데 한국에 오니까 내가 듣고 싶은 과목을 듣는 거예요. 그런데 학과에 해당하는 과목은 필수로 듣는 것이 있고 일부는 선택과목으로 몇 개만 들으면 졸업을 할 수 있다 이래서 선배나 교수님에게 물어보고 해서 수강신청을 하는 거죠. 처음에는 당황스러웠는데 지금은 3학기니까 그런 과정은 지난 것 같습니다.

기자: 대학은 고등학교 때와는 달리 다른 학과 학생들과 수업을 같이 듣는다. 또 복수 전공을 할 수 있다 이런 것 아니겠습니까?

정진화: 맞아요. 다른 과 학생들과 함께 듣는 과목이 많아요. 1학년 때는 정해진 수업 어떤 과목을 들어야 하는지 따라가다 보니까 바빴는데 3학년 때는 숨쉴 틈이 생기는 거예요. 자기한테 도움이 되는 부전공 수업을 듣는 거예요. 예를 들어서 복수전공인데 내가 식품 영양학과인데 북한 식으로 하면 저희가 식품 공학과 안에 요리과 곡물과 등이 있어요. 여러 개를 듣고 같이 학위를 받는 거죠. 한국 대학생을 보면 요즘 사회복지학과를 많이 선택하는데 내가 부전공으로 심리학을 더 공부한다고 하면 대학 졸업할 때 두 개의 전공을 갖게 되는 그런 이득이 있더라고요.

기자: 겨울방학은 보통 두 달 여름 방학은 한 달인데 방학기간을 활용하는 모습에서의 남북한 차이도 있을까요?

정진화: 굉장히 다양합니다. 저희는 북한에서는 대학생들의 방학은 말이 방학이지 그 기간에 교도대 군사훈련을 받아야 하거든요. 그런데 남한 학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데로 방학을 사용하다 보니까 방학이 긴 거예요. 그 시간에 다음 학기 등록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하고 성적이 떨어지는 과목은 보충 공부도 하고 과외를 통해 용돈을 벌기도 하고요. 또 어떤 학생은 휴학계를 내고 유학을 가는 등 여러 준비를 하는데 그것은 참 좋은 것 같아요.

기자: 대학생활 중에 남자는 병역의 의무를 마치기도 하잖아요.

정진화: 맞아요. 군대를 가는 아이들도 많더라고요.

기자: 보통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대학을 가거나 군 입대를 하죠.

정진화: 맞습니다. 북한은 남자들이 중학교를 졸업하고 군대를 간다 하면 보통 10년 이라고 보는데 한국은 사회생활을 하다가 또는 대학에 가서 군에 가더라고요. 대학생도 휴학을 하고 군생활을 끝내고 복학하는데 공부를 하겠다고 맘 먹으면 장학금도 주죠. 장학금도 학교에서만 주는 것이 아니고 민간단체도 주는데 남북하나재단에서 성적에 따라 성적이 높거나 가정형편이 어렵고 또는 혼자 와서 생활하는 탈북 대학생은 우선 장학금지원을 하는데 저도 작년에 아이를 혼자 키우면서 공부를 하니까 장학금을 받아서 굉장히 큰 도움이 됐습니다.

기자: 대학 등록금이 비싸서 대학생을 둔 부모들이 걱정을 하는 것도 현실인데 탈북민의 경우는 어떤가요?

정진화: 네, 감당하기 힘들기는 한데 탈북민 경우는 어떤 대학이든지 거의 반값이에요. 처음에 입학금은 무료고 등록금은 학기마다 내는데 등록금 경우는 탈북민 뿐만 아니고 농어촌 자녀는 도시보다 수입이 적으니 또 한부모 가정, 기초수급자는 요즘은 사회복지가 잘 돼있어서 정말 공부하려는 맘만 먹으면 다 공부할 수 있는 시대인 것 같습니다.

기자: 말씀 나누다 보니 이제 마칠 시간이 됐습니다. 정리를 해주시죠.

정진화: 네, 저는 북한에서도 전문학교를 다녔는데 여기서도 대학원을 다니고 있는데 북한 같았으면 제 나이에 대학원 공부를 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죠. 그런데 한국에서는 대학을 가지 않은 사람이 대학졸업자 보다 훨씬 적을 겁니다. 이런 교육제도 하나만 봐도 한국이 훨씬 훌륭한 나라다.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고요. 공부를 해서 내가 원하는 직업 또 더 좋은 직업을 갖기 위해 열심히 공부를 한다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기자: 정진화 씨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정진화: 네. 고맙습니다.

북 열차방송원의 남한 이야기. 오늘은 남한의 대학과 방학에 대해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 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