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 북 열차방송원의 남한 이야기.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함경남도 함흥 열차방송원이었던 정진화 씨는 지금 남한에 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출발해 워싱턴을 거쳐 북한으로 들어가는 소식. 지금부터 열차방송 시작합니다.
기자: 정진화 씨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준비하셨나요?
정진화: 네, 한국에서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가정의 달을 맞아 어떤 행사들이 진행이 되는지 그리고 얼마 전에 아들이 장학금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가정의 달과 장학금의 의미에 대해 말하려고 합니다.
기자: 보통은 공부를 잘해야 받을 수 있는 것이 장학금이었는데 지금은 좀 달라진 것 같아요.
정진화: 네, 예전에는 성적순으로 해서 장학금을 수여했는데요. 요즘은 장학금의 종류가 많이 다양해졌습니다. 그래서 각 지방 자치단체들에서 행사를 하는데 기획 아이디어를 내는 그런 공모전 장학금도 있고요. 또 이공계 학생들만 주는 장학금, 문화유산 탐사를 해서 거기에 대한 답을 주는 공모전을 진행해서 주는 장학금 해서 예전의 장학금은 학업을 중심으로 지급이 됐다면 이젠 학교생활 전반으로 해서 주는 장학금이 굉장히 많습니다.
기자: 요즘은 학비도 꽤 비싼데 탈북민이 학자금 때문에 공부를 못한다. 이런 것은 없는 것 같아요?
정진화: 거의 없습니다. 한국에서 탈북민은 특별 대우를 받기 때문에 탈북민이 정말 공부를 하고 싶은데 돈이 없어서 못해요. 이런 사람은 거의 없고요. 대학 입학도 특별전형으로 들어가고요. 그리고 성적이 높으면 좋겠지만 북한에서 공부하고 남한의 학과 과정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사람보다 성적이 좀 낮아도 탈북민이란 이유만으로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굉장히 많습니다.
기자: 이번에 아들이 받은 장학금은 어떤 것이었나요?
정진화: 네, 이번에 받은 장학금은 전기영 회장님 장학금인데 북한 평양에서 태어나서 의사로 한국 전쟁에 참전을 했다가 월남한 분입니다. 이분이 대구에서 의사 생활을 했는데 평생 돈을 모은 것으로 자녀들이 아버님의 뜻을 받들어서 전기영 장학재단을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첫 번째 장학금 수여식이었는데 저희 아들이 뽑혀서 장학금을 받게 되었습니다.
기자: 주는 사람도 받는 학생도 장학금은 참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정진화: 그렇죠. 장학금을 주는 분들의 입장에서도 이렇게 말씀 하셨어요. 탈북 청소년들의 한국 적응과 학업에 도움을 주고자 이런 장학재단을 설립했고 첫 번째 장학금을 수여 하는데 이 사업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서 지금 시작은 미미 하지만 앞으로는 더 큰 장학금 더 많은 기회를 만들겠다고 말씀 하셨습니다.
기자: 5월은 첫날 근로자의 날부터 해서 유난히 기념일이 많은 달이 아닌가 생각이 되는데요.
정진화: 네, 맞습니다. 지금 말씀하신 것 같이 5월 1일이 근로자의 날, 5일이 어린이 날, 8일이 어버이날, 15일 이 스승의 날, 16일 성년의 날, 21일이 부부의 날 그리고 19일이 부천님 오신 날 이렇게 가족과 관련된 기념일이 많습니다. 올해는 스승의 날이나 어버이 날이 주말입니다. 5월 한 달은 거의 가족이 모여서 집에서 함께 휴식할 수 있는 행복한 달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기자: 그래서 가정의 달이라고 하는데 북한의 경우는 어떤가요?
정진화: 북한에서는 가족이란 것이 생물학적 의미로 받아들이고 살아온 것 같습니다. 북한은 가족이란 의미를 크게 두지 않아요. 하나의 대 가정이라고 해서 지도자가 어버이고 전체 가정이 그 밑에 있다면서 정치적인 의미를 두는데 한국에서의 가족은 말 그대로 부모와 자식이 모인 혈육적인 가족을 말하는 것이라 북한의 가족 의미와는 좀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기자: 특히 어버이날에는 모든 어르신들이 왼쪽 가슴이 꽃을 달잖습니까?
정진화: 카네이션이요.
기자: 온통 카네이션이 동이 날 정도인데 북한과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정진화: 비교가 안되죠. 저희는 부모님한테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키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말을 해본적이 없는데 한국에 오니까 모든 자녀가 부모님께 기본적으로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고요. 최근에는 부모님이 자식에게 받고 싶어하는 선물이 달라졌답니다. 많은 부모님들이 자식에게 받고 싶은 것이 카네이션은 기본이고 그 다음이 현금이란 말이 나왔다고 합니다. 시간이 지나고 하면서 사람들이 좀 색다른 것을 찾는 것 같아요. 예전부터 하는 것에서 좀 벗어나서 좀더 내가 자식의 도리를 하고자 할 때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부모님이 원하는 것을 해준다 해서 선물의 의미가 좀 달라진 것 같습니다.
기자: 남한에 사는 탈북자들은 북한에 부모님이 계신 경우가 많잖습니까? 탈북자 사회에서는 이날 어떻게들 보내시나요?
정진화: 저희는 어버이날을 맞아 어르신들을 위한 봉사를 했습니다. 맛있는 떡을 해서 65세 이상의 어르신들께 떡을 배달해 드리고 함께 지내는 그런 봉사를 진행했습니다.
기자: 어르신들이란 남한분들 입니까? 아니면 탈북민?
정진화: 지금 한국에는 혼자 계신 탈북민 어르신들이 많아요. 그래서 이번 어버이날에는 탈북민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기자: 다른 어느 달보다 5월에 기념일이 다 몰려 있지 않나 싶어요.
정진화: 정말 한국에 오니까 기념일이 왜 그렇게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기본적으로 주 5일을 근무하니까 토요일 일요일은 쉬는데 또 기념일은 명절이라고 노니까 쉬는 날이 많아요. 이번엔 어버이 날이 주말이라 그랬는데 그것이 평일 이었으면 또 노는 날이에요. 명절이란 의미가 북한에서는 잘 먹고 노는 날인데 한국은 의미 없는 그런 노는 날이 아니고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어린이 날에 아들이 올라와서 같이 회식을 했는데 엄마, 어버이 날에 어떤 선물을 받고 싶으세요 하고 물어봐서 네가 아직 학생이니까 공부를 잘하는 것이 엄마에겐 선물이다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 요즘은 가족이라고 해도 예전처럼 대가족이 아니고 모두 한두명 자녀가 있는 작은 가정들이라 단출한 가정이 가족애를 물씬 느낄 수 있는 달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올해는 지난해에 이어 코로나 때문에 사회활동에 제약이 많아서 행사도 많이 없었을 것 같은데요. 어떤가요?
정진화: 그래서 아이들이 다음 어린이 날에는 어떤 선물을 받고 싶냐고 했더니 그냥 마스크 안 쓰고 운동장에서 체육경기를 하는 그런 어린이 날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마스크를 쓰는 그런 시간이 길어지니까 많은 사람들이 적응은 되어 가지만 그것에서 해방되고 싶은 욕망도 강렬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다음해 가정의 달에는 코로나가 사라지고 모든 사람이 일상으로 돌아가는 그런 가정의 달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기자: 이제는 마칠 시간이 됐습니다. 정리를 해주시죠.
정진화: 네, 가정의 달을 맞아 받은 장학금은 북한에서 온 저희에게는 또 하나의 새로운 모습이었습니다. 저희가 직접 부모님에게 선물을 드릴 수는 없지만 북한에서 저희 부모님 세대의 분들이 여기서 돈을 벌어 고향 사람에게 공부를 잘해서 한국을 빛내는 인재가 되라고 장학금을 주니까 그것 역시 가정의 달에 받은 큰 선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런 얘기를 했습니다. 아들을 열심히 공부 시키고 저도 대학원에서 논문을 잘 준비해서 선생님들의 이런 배려에 보답을 하겠습니다. 그런 얘기를 했습니다.
기자: 정진화 씨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정진화: 네. 고맙습니다.
북 열차방송원의 남한 이야기. 오늘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다양한 기념일의 이모저모와 함께 장학금에 대한 얘기를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 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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