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 열차방송원의 남한 이야기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함경남도 함흥 열차방송원이었던 정진화 씨는 지금 남한에 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출발해 워싱턴을 거쳐 북한으로 들어가는 소식. 오늘은 남한에서의 학교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지금부터 열차방송 시작합니다.
기자: 정진화 씨 오늘은 지금 하고 있는 대학원 과정에 대한 이야기 전해주신다고요.
정진화: 네, 제가 대학원 2학기가 이번에 시작되는데요. 오늘은 북한의 준박사 과정에 해당하는 한국의 석사 과정 즉 대학원에서 공부하는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기자: 대학원 학비도 굉장히 비싼 것으로 아는데요. 얼마나 합니까?
정진화: 네, 대학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기는 하겠지만 저희 대학 같은 경우는 한 학기가 500만원정도 됩니다. 그런데 우리 북한에서 오신 분들이나 또 한국에서도 어려운 분들이 있잖아요. 그분들은 대학에서 절반을 부담해 주고 저희들은 반값만 내는 그래서230만원 정도만 냅니다.
기자: 그러면 장학금을 받아도 일단은 자기 부담이 한 학기에 미화로 하면 2천달러는 든다는 거네요.
정진화: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본인이 부담은 하고는 있지만 한국에서는 공부를 하고자 하는 사람이면 돈이 없어서 공부를 못한다는 것은 조금 다른 말이고요. 솔직히 저희가 대학원을 다니면서 보니까 장학금 제도가 굉장히 잘돼 있습니다. 대학원도 보면 교수 장학회란 것이 있고 또 대학원 자체 장학회도 있고 또 여러 가지 사회적으로 사랑의 열매나 각 복지 사이트들에서 대학원이나 대학생을 위해 장학금 제도가 굉장히 잘 돼있습니다. 또 얼마 전에는 북한관련 단체인데 새조위에서도 탈북여성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데 이달에 1인당 100만원씩 10명한테 지급한다고 공지사항이 떴습니다.
기자: 정진화 씨는 어느 대학원에 재학 중이시죠?
정진화: 저는 경기 대학교 정치전문 대학원 북한학과에 다닙니다.
기자: 북한학과를 공부하는 분들은 어떤 분들인가요?
정진화: 네, 정치전문 대학원에는 외교학과도 있고 북한학과도 있고 정치학과도 있는데 북한학과나 정치학과나 거의 비슷비슷합니다. 남북간 정치를 다루고 또 외교 현황을 다루고 북한의 실상을 다루고 하니까 언론계 분들이 가장 많습니다. 기자나 논설위원이나 또는 외국에서 특파원을 하다가 들어오신 분들이 많고요. 또 저희 대학교는 특별하게 정부에서 장학금을 줘서 공부를 하는 군인들이 많습니다. 현직에서 장교 생활을 하면서 우리가 남북 대치 상황이니까 그런 분들이 와서 굉장히 많이 공부를 합니다.
기자: 대부분이 직장생활을 하면서 공부를 하시는데. 힘드시겠어요.
정진화: 그런데 아무래도 공부를 하고자 하면 어느 하나를 놓치면 안되잖아요. 회사는 회사대로 생활을 해야 하니까 대학원은 주간반 보다는 야간반들이 많습니다. 저희 대학원도 저녁 6시에서 10시까지 강의를 진행하고 또 토요일에 수업을 받는 학생도 있는데 수강신청을 하는 때는 자기가 필요한 시간에 과목을 듣게 됩니다. 저는 화요일과 수요일만 듣습니다. 저희가 한 학기에 취득해야 하는 이수학점이 9학점이에요. 그런데 한 과목당 3학점이다보니까 3과목을 들어야 하거든요. 3과목 중에 한 과목은 전공필수라 무조건 들어야 하고 나머지 2과목은 정치학과나 외교학과나 북한학과나 학생들이 공통으로 들을 수 있는 이런 과목으로 해서 한 학기에 3과목을 듣게 됩니다.
기자: 북한학과는 어떻게 선택을 하게 되셨나요?
정진화: 저도 북한에서 태어나서 북한학과를 공부한다면 좀 이상한 생각이 들겠지만 저희는 북한에서 일반 주민으로 살아온 것이고 우리가 그 체제에서는 그 체제가 어떻게 흘러 가는지 정치체계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법이나 그런 것은 전문가 수준은 아니잖아요. 그런데 한국에 와서 탈북민으로 북한관련 일을 하다 보니까 전문가다운 지식이 필요한 겁니다. 그래서 저도 북한학과를 선택했는데 제가 살고 오랫동안 지내오던 북한이지만 대학원에서 책으로 부딪치는 북한은 실제 우리가 살았던 북한하고는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북한에서 태어난 사람인데 한국 교수님한테 강의를 듣잖아요. 한국 교수님은 책을 보고 또 교수님들 중에는 북한에 몇 번 갔다 온 분도 있는데 그분들이 아는 북한하고 제가 살았던 북한하고 공부를 하면서 많이 비교를 하면서 보는 거죠.
기자: 대학졸업장이 있어야 대학원 입학이 되는데 남한에서 또 대학을 다니신 것은 아니죠?
정진화: 아닙니다. 북한에서는 3년제 전문학교를 졸업했거든요. 그런데 한국에 오면 탈북민은 북한에서 4년제 이상을 다녀야 여기 와서 대학원에 들어갈 수 있어요. 그런데 아무리 북한에서 4년제 대학을 졸업했다고 해도 한국 대학원에 직접 가지 못하는 것은 여기 대학 과목하고 북한에서 배운 교과목들의 내용이 너무 다른 겁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탈북자들은 북한에서 4년제 대학을 졸업했어도 여기 와서 일정기간 그 분야에 대한 지식을 쌓고야 대학원에서 학위를 취득할 수 있습니다. 저도 북한에서 전문대 3년을 졸업했기 때문에 한국에 와서 4년제 학과 과정을 취득하려고 편입을 해서 일 하면서 배우는 사이버 대학인 국제사이버대학 평생교육과 4년제 과정을 마쳤습니다.
기자: 남한에 가서 다시 대학공부를 하셨군요.
정진화: 네, 그렇습니다.
기자: 북한하고 남한은 수업방식도 다를 것 같은데 어떤 차이가 있던가요?
정진화: 북한은 대학이라고 해도 중학교나 초등학교나 공부가 똑같아요.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들어와서 출석 체크를 하고 선생님이 칠판에 글을 쓰면 학생들은 부지런히 받아 적고 해서 노트가 정말 두툼하거든요.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고 다 적고 하는데 한국은 교수님의 강의가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저희는 금방 들어온 신입생만 강의를 듣는 것이 아니라 석사 과정도 있고 박사과정도 있고 여러분이 모여서 강의를 듣다 보니까 저희는 강의 시간에 앉아서 선배님들이 논문 준비한 것 있잖아요. 그런 것도 교수님이 발표를 시키세요. 그러면 거기서 또 새로운 것을 배우는 거예요. 저도 이번 학기가 2학기지만 논문작성 방법론을 신청했거든요. 저희가 4학기 27학점을 이수해야 졸업하는데 선배님들이 그러더라고요. 조금 힘들더라고 한 학기에 3과목씩 들어서 3학기에 모두 수강을 하면 마지막 학기에는 논문에만 집중을 할 수 있다고요. 그래서 이번에도 9학점 수강신청을 한 상태입니다.
기자: 일하면서 공부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큰 결심을 하셨네요.
정진화: 제가 세 번째 면접을 갔다가 또 학비 때문에 망설이고 못 가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대학원 측에서 전화가 왔어요. 진짜 공부하고 싶냐고 묻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공부를 해야겠는데 아이가 고등학생이고 저도 나이도 있고 해서 조금 부담이 됩니다 하니까 자기네가 장학금을 지급하겠으니 공부를 하라는 거예요. 그래서 들어갔는데 이런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저는 석사까지만 열심히 하겠습니다 하니까 그렇게 되지 않을 겁니다. 이러시더라고요. 석사과정만 하겠다고 진학한 분들이 대부분이 욕심을 내고 박사과정을 한다는 거예요. 박사과정은 6학기에요. 저는 아직까지 석사로 북한으로 치면 준박사 2학기 과정이니까 박사까지는 감히 계획을 못 세워 봤습니다.
기자: 이제는 마칠 시간이 됐는데요. 정리를 좀 해주시죠.
정진화: 네, 처음에는 정말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 갔는데 많은 분들이 현장에서 직접적으로 체험을 하고 경험이 많은 분들과 어울려서 강의를 듣고 그분들이 발표하는 것을 듣고 하니까 저도 그림이 떠오른 거예요. 나는 논문을 이런 식으로 써야겠다. 아무래도 제가 하는 일과 연결을 시켜서 좋은 논문을 쓰기 위해서라고 이번 2학기에도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기자: 정진화 씨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정진화: 네. 고맙습니다.
북열차방송원의 남한 이야기. 오늘은 북한의 준박사인 남한 대학원 과정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 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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