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 열차방송원의 남한 이야기.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함경남도 함흥 열차방송원이었던 정진화 씨는 지금 남한에 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출발해 워싱턴을 거쳐 북한으로 들어가는 소식. 지금부터 열차방송 시작합니다.
기자: 정진화 씨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준비하셨나요?
정진화: 네, 오늘은 남한의 어린이들이 통일에 대해서 그리고 북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기자: 흥미로운데요. 전쟁 이후 그러니까 남북한이 분단된 이후 태어난 세대가 말하는 통일이란 말이죠?
정진화: 네, 최근 제10기 통일부 어린이 기자단 여름 캠프에 다녀왔습니다. 여름 방학기간에 어린이들이 며칠간 함께 생활하면서 교육도 받고 놀이도 하는 행사인데 제가 탈북민으로서 북한의 현실을 전해주는 강사로 참여를 했던 겁니다. 그러면서 남한 어린이들이 북한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통일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직접 들어볼 수 있는 시간이 가졌습니다.
기자: 통일부에 어린이 기자단이 있다는 말인데요. 청취자들에게 남한 통일부가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간단히 소개를 해주시죠.
정진화: 네, 대한민국 정부는 총 18개 부처로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그 부처들 가운데 일부는 교육부처럼 북한과 이름이 비슷하거나 같은 업무를 하는 부처도 있지만 반대로 북한에 없는 것도 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통일부입니다. 통일부는 이름 그대로 통일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는 곳으로 남북대화,교류, 인도지원 등에 관한 일을 합니다.

기자: 그러면 통일부 어린이 기자단은 어떤 일을 하는 겁니까?
정진화: 네. 통일부 어린이 기자단은 말 그대로 통일부에서 어린이 기자로 기사도 쓰고 행사 참여도 하고 그런 겁니다. 올해 모집대상은 총 200명이었습니다. 일반 기자 160명, 합창단 20명, 방송반 20명으로 초등학교 5~6학년인 전국의 모든 초등학교 재학생 또는 12~13세 어린이가 참여를 했습니다. 그러니까 통일부에서 하는 관련 행사나 소식을 어린이들이 전하는 일을 하는 겁니다.
기자: 그러니까 정진화 씨는 이번에 어린이 기자단에게 통일에 관한 강의를 했다는 거군요.
정진화: 그렇습니다. 통일부 기자단에는 어린이 기자단, 대학생 기자단, 일반인 기자단이 있습니다. 그리고 통일부 기자단은 아니지만 저도 통일부 국립통일교육원 학교통일 전문강사로 9년째 활동 중입니다. 그래서 이번 강의는 일반 학생들보다 북한과 통일에 더 관심이 있는 학생들과 만나는 시간이어서 더 의미가 있었습니다.
기자: 요즘은 코로나19로 활동이 제한적이지 않습니까?
정진화: 맞습니다. 사실 이 강의는 학생들의 여름방학 기간에 진행돼서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어린이 기자단과 직접 만나 통일에 대해서 북한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비대면으로 인터넷 영상을 통해 진행하는 교육이었고 초등학생들이었지만 통일부 어린이 기자라는 이름처럼 통일에 대한 관심이나 열정은 그 누구보다 높은 학생들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기자: 초등학교 학생들이라 아직 나이도 어린데 북한이나 통일에 대한 관심도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네요.
정진화: 네, 전국의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통일교육을 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어떤 문제나 마찬가지죠? 통일도 역시 아는 만큼 관심을 가지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희가 공부를 할 때는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뭘 물어봐야 대답을 했는데 지금 학생들은 세상이 좋아져서 인터넷 이용하죠 손전화 가지고 있죠. 특히 이런 것을 이용해 유튜브를 많이 보잖아요. 그래서인지 자기 생각 특히 통일에 대해서도 어떻게 생각하는가 물어보니까 자기 생각이나 입장을 당당하게 발표를 하는 겁니다. 통일을 반대하는 아이에게는 왜 그런가 물어보면 북한이 우리를 계속 위협하는데 우리를 싫다는 사람들과 통일을 해야 하는가 이런 학생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통일에 관심을 가지고 기자단 활동에 참여하지 않았나 생각되었습니다.
기자: 학생들이 북한에 대해 궁금해 하던 것은 또 어떤 것이었나요?
정진화: 가장 기억에 남는 질문 몇 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북한에서는 통일교육을 어떻게 진행하냐는 질문이었습니다. 사실 북한에는 통일에 관한 업무를 주관하는 전문부처가 없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통일교육도 없습니다. 다만 통일에 대해서 들었던 내용이 있다면 추상적이거나 일반적인 문구들입니다. "우리 대에 조국을 통일하자", "통일된 조국을 후대들에게 물려주자" 아니면 "수령님은 조국통일의 구성", 이런 문구들이었습니다. 이번에 학생이 질문을 해서 솔직히 북한에는 통일 교육이란 것이 없다. 그래서 통일이라는 말을 위해서 하면 구호 부르기 식으로 그냥 따라 해봤다 이렇게 대답을 했습니다.
기자: 남한 아이들을 보면 정말 덩치가 커서 어른과 별 차이가 없는 경우가 많아요. 생각하는 것도 조숙하고요.
정진화: 지금 남한 아이들을 보면 굉장히 키가 커요. 초등학교를 가면 5학년이면 12살 정도인데 정말 큰 아이는 선생님 키만 해요. 얼굴을 보면 어린데 키는 크고요. 학교에서 급식을 줘도 영양식을 주고 집에서도 잘 먹고 하니까 한국 아이들의 성장이 굉장히 빠릅니다.
기자: 큰 아이는 키가 얼마나 되나요?
정진화: 160는 넘는 아이들도 있어요.
기자: 얼핏 봐도 크다고 느껴질 정도군요
정진화: 네, 기본적으로 한국 아이들이 평균 175 이상이고 180 넘는 사람도 많으니까 북한과 비교하면 몹시 안타깝죠. 성장할 시기에 잘 못 먹다 보니까 신장이 작은데 남한 아이들과 북한 아이를 비교를 하면 북한 주민들은 거짓말이라고 생각하겠는데 요즘 한국 남자들 보면 기본 180은 돼야 하지 않나? 이렇게 얘기를 하니까 초등학생도 160을 넘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기자: 남북한 분단이 된지 벌써 70년이 넘었고 해서 통일에 대한 국민들의 생각이 다 같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어린이들은 어떻게 생각하던가요?
정진화: 사실 제일 안타까운 질문이 그런 내용입니다. 우리는 북한에 고향을 둔 사람들이니까 아까 어린이 질문처럼 북한이 계속 우리한테 나쁜 짓을 많이 하는데 통일을 해야 하는가? 또 우리가 몸으로 직접 체험을 하지 않아서 분단의 안타까움을 못 느끼는데 "일부 사람들이 통일을 꼭 해야 하냐고 생각하고 있는데 선생님은 그런 사람을 어떻게 설득하겠습니까?" 이런 질문을 하는 겁니다.
기자: 아, 그래서 어떻게 대답했습니까?
정진화: 사실 북한에 있을 때는 막연히 통일해야 한다. 통일해야 한다 하고 외쳤다. 그런데 대한민국에 오니 왜 우리가 통일을 해야 하는지를 깨달았다. 사실 남과 북 어디서도 한반도 지도를 그리라고 하면 북한지도, 남한지도를 따로따로 그리는 사람은 없더라. 완벽한 하나의 한반도를 그린다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아직도 고향의 부모형제를 그리는 실향민들이 생존해계시고 여러분의 할아버지 할머니 중에도 그런 분들이 계실 꺼다. 분명 지금의 대한민국도 잘 사는 나라에 속하지만 통일이 되면 우리는 더 큰 국력을 가질 것이고 남과 북이 힘을 합치면 더 큰 나라가 될 것이다 라는 내용으로 이야기했습니다.
기자: 이제 마칠 시간이 됐습니다. 정리를 해주시죠.
정진화: 통일부 어린이 기자단 교육은 다시 한번 통일에 대한 대한민국 국민들의 생각을 알아보는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비록 어린 학생들이라 하지만 통일에 대한 이해나 열망은 누구보다 높았습니다. 북한 학생들도 통일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정리해보고 통일에 대해 자유의사를 표현해보는 그런 날이라도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기자: 정진화 씨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정진화: 네, 고맙습니다.
북 열차방송원의 남한 이야기. 오늘은 통일부 어린이 기자단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
참여 정진화, 진행 이진서 에디터,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