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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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 열차방송원의 남한 이야기.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함경남도 함흥 열차방송원이었던 정진화 씨는 지금 남한에 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출발해 워싱턴을 거쳐 북한으로 들어가는 소식. 지금부터 열차방송 시작합니다.

기자: 정진화 씨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준비하셨나요?

정진화: 네, 친구들과 함께 며칠 전에 지리산을 다녀왔습니다. 처음에는 지리산을 목표로 해서 간 것이 아니고 사실은 다른 곳을 가다가 친구가 여기 유명한 지리산이 있으니 한번 올라가 보고 가자고 해서 갔는데요. 또 마침 북한에서 온지 얼마 안 되는 친구가 있어서 그 친구와 지리산을 다녀온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기자: 지리산이 굉장히 높은 산인데요. 걸어서 정상까지 올라갔습니까?

정진화: 아니요. 저희가 등산객처럼 딱 지리산을 보러 간 것이 아니고 그 지역에 사는 탈북민 친구가 있는데 현지 주민들은 차를 가지고 들어갈 수 있거든요. 그래서 그 친구 차를 타고 화엄사까지 올라갔다 왔습니다. 일반 사람들은 지리산 하면 산세가 험하고 울창한 숲이 있고 이런 생각을 하는데 한국의 산을 가보면 겉에서 볼 때와는 달리 산 내부를 정말 잘 꾸며놨어요. 둘레길이라고 하면 걷는 길이예요. 등산복을 입고 편히 걷는 둘레길이 있고 정말 산을 타는 사람들을 위해서 가다가 차를 마시는 곳도 있고 숙박할 수 있는 곳도 있고 지역 특산물을 파는 가게도 있고 모든 시설이 잘 돼있습니다. 한번도 안 가본 사람은 산에 갈 때 힘들지 않을까 하고 걱정을 하는데 정말 마음 다 비우고 그냥 한번 가보자 이런 마음만 가지면 될 것 같아요. 북한에 있는 산처럼 길이 꼬불꼬불하고 산짐승만 다닐 것같이 좁은 곳은 한곳도 없고 산꼭대기까지 도로가 연결돼 있고 말할 수 없이 멋진 곳이 지리산 입니다.

기자: 차를 타고 산을 올라갔다고요?

정진화: 그럼요. 저희는 차를 타고 올라갔어요. 북한에서도 백두산을 갈 때 군인도 그렇고 근로자도 그렇고 답사를 시킨다는 것은 일부러 김일성을 따라 배우자 해서 체험 시키기 위해 걸어서 가는 것이지 백두산 정상까지 차가 올라갑니다. 저희는 열차방송원을 일할 때 2년에 한번씩 백두산에서 경연대회를 하는데 저희는 세 번다 차를 타고 정상까지 올라갔어요. 지리산도 정상까지 차도로 연결돼 있고 노고단 화엄사 이런 사찰에 있는 그런 분들은 다 차를 타고 오르내리고 하세요.

기자: 지리산 정상까지 차가 다닐 수 있게 돼있다는 말이군요.

정진화: 네, 올라가다 보면 안내판이 다 있거든요. 이번에도 지리산에 올라가다 보니까 사람들이 모여있는데 한 두 명이 있는 것이 아니고 사람이 굉장히 많았어요. 또 사찰에는 샘물이 있는데 이물을 마시면서 지리산의 정기를 받는다. 화엄사에는 한국에서 음이온이 가장 많이 나오는 곳으로 경치가 좋은 곳이다. 또 금 같은 것으로 커다란 손바닥을 그려놨는데 거기에 이런 말이 있어요. 이 손바닥에다 이마를 대고 원하는 바를 세 번 말하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거예요. 사찰에 가면 또 사찰음식도 맛보고 불공도 드리고 올라가는데 심심하진 않아요. 걸어서 갈수도 있고 차를 타고 갈수도 있고 사방팔방 볼 것이 너무 많은 지리산이었습니다.

기자: 일행 중에 북한에서 온지 얼만 안 되는 친구도 있었다고요? 그 친구는 좋아하던가요?

정진화: 좋아하는 것보다 이 친구가 지리산을 모르는 거예요. 엄마가 먼저 오고 딸을 데려왔는데 이 친구가 북한에서 학교를 잘 못 다녔는지는 모르겠는데 저희가 학교 다닐 때도 지리산을 구체적으로 안 가르쳐줬어도 한라산, 지리산 이런 말을 들었는데 이 친구는 자꾸 지하산이라고 하는 거예요. 이 작은 한반도에서 북한에서는 김일성의 역사라고 해서 백두산의 역사는 귀가 닳도록 말해주면서 남한의 명산인 지리산을 모른다고 해서 안타까웠습니다.

기자: 올해는 여행을 자제하라고 해서 많이들 힘들어 하는데 다행히 좋은 구경을 하셨네요.

정진화: 올해는 사실 못 가보는 줄 알았어요. 작년에는 태백산을 가고 했는데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발이 꽁꽁 묶여있었는데 정말 우연히 그쪽에 갔다가 지리산을 가서 아주 좋았습니다. 이번에 같이 올라갔던 친구도 경기도에 살 때는 몸이 무척 아팠는데 지리산 근처로 이사를 하고 나서는 너무 건강해졌어요. 공기도 좋고 정기를 받으려면 이쪽으로 와서 살아라 하더라고요. 지리산은 전라도, 경상남도 전라북도까지 걸쳐 있는 굉장히 큰 산이에요. 앞에서 보면 정말 높은 산인데 차를 타고 가보면 정말 펑펑하고 넓은 산이에요. 그리고 지리산이 우리나라 첫 번째 국립공원이랍니다.

기자: 지리산 말고 남한에서 가본 산들은 어떻던가요?

정진화: 산은 산마다 산세가 다 달라요. 태백산은 화강암이 있잖아요. 멀리서 보면 흰 바위가 보이고 설악산은 단풍이 정말 빨갛고 아름다워요. 제주도 한라산은 멀리서 보면 굉장히 높은 산인데 정상에 흰 부분이 많아요. 또 지리산은 산에 사찰이 많아서 산이란 느낌 보다는 산 안에 박물관처럼 휴양지 느낌이 나요. 커피도 마시고 특산물도 사고 원하면 숙박도 할 수 있어요. 산 입구에 보면 대형 버스로 관광 온 사람도 많고요. 산마다 자기의 특징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자: 이제는 마칠 시간이 됐습니다. 정리를 해주시죠.

정진화: 한반도를 구성하는 산에는 백두산도 있고 묘향산, 금강산, 지리산, 설악산, 태백산, 한라산 정말 이름난 산이 많아요. 북한에서는 지리 교과서에서 선생님을 통해 들어만 봤던 산을 제가 직접 올라가 보고 그 남다른 경치를 감상 해보고 하는 것이 정말 상상도 못했던 일입니다. 여기는 산은 아무래도 도시에서 사는 사람이 복잡한 환경을 벗어나서 산에 들어가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마음도 시원해지고 머리도 시원해지고 정기를 받는 즐거운 탐방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기자: 정진화 씨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정진화: 네. 고맙습니다.

북 열차방송원의 남한 이야기. 오늘은 지리산에 탐방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 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