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DMZ 평화도시 관심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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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 북한이 DMZ, 즉 비무장지대 안에 오락시설을 갖춘 평화도시를 건설하는 사업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8일 미국 의회연설에서 "DMZ 내 평화공원을 조성하겠다"고 언급한 가운데, 이미 2009년부터 DMZ 내 평화도시 사업을 북한에 직접 제안한 공연기획가 배경환 씨는 북측이 "북한에 이익이 되고 확실히 할 수 있는 방안만 있으면 이 사업에 호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뜻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는데요,

"오늘도(8일) 북측에 확인했습니다. 분명히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이익이 되고, 할 수 있는 방안을 갖고 만나자는 겁니다."

큰 틀에서 남북 간 DMZ 내 평화공원 조성의 공감대가 마련된 가운데 이 사업의 현실성은 얼마나 되는지 짚어보겠습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입니다.

- "이익이 되는 일, 할 수 방안을 가지고 만나자"

- 2009년, DMZ 내 평화도시 건설 북에 직접 제안한 배경환 씨

- 2011년 12월에도 북, "못할 이유 없다"는 의사 밝혀

- 박근혜 대통령의 '평화공원' 언급으로 큰 틀의 환경 마련?


북한이 DMZ, 즉 비무장지대에 휴양시설을 갖춘 평화도시를 건설하는 사업에 관해 "호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뜻을 다시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08년 미국 뉴욕 필하모닉 교향악단의 평양공연을 성사시킨 공연기획가 배경환 씨는 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비무장지대 내에 디즈니랜드와 같은 오락시설을 포함한 친환경적인 평화도시를 건설하자는 제안에 북한에 이익이 되고 확실히 하는 방안만 있으면 호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뜻을 재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배경환] 오늘도(8일) 북측에 확인했습니다. "확실하게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이 있으면 자신들이 호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또 분명히 이익이 되는 일이어야 한다"는 단서가 붙어 있는데요, 분명히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이익이 되고 할 수 있는 방안을 갖고 만나자는 겁니다.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8일, 미국 방문 중 미국 의회에서 한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한반도의 신뢰 프로세스를 유지해 가면서 비무장지대에 세계평화공원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한국인뿐 아니라 세계인들이 평화의 공간에서 함께 만나게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DMZ 내 평화공원의 조성'이란 언급이 나온 겁니다.

뉴욕 필하모닉의 평양 공연을 성사시킨 배경환 씨는 이미 2009년 북측에 비무장지대 내에 오락시설인 '디즈니랜드'를 포함해 의료, 교육 환경을 갖춘 평화도시의 건설을 직접 제안한 바 있습니다. (관련기사)

북한이 안전을 보장하고 토지를 제공하면 다국적 기업을 통한 민간투자를 유치해 세계적인 규모의 평화도시를 세우고 북측에는 현금 보상과 사업권에 관한 이익을 분배하는 방식입니다.

특히 국제적 인지도를 갖는 '디즈니랜드'가 비무장지대에 들어서고 이곳에 전 세계의 관광객이 상주하는 것만으로도 한반도는 평화의 상징이 될 수 있으며 북한도 자발적인 경제발전을 통해 경제적 도움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상징성과 경제성이 보장된 사업이란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또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 의회연설에서 언급한 '평화공원'의 의미와도 맞는 내용입니다.

실제로 북측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숨지기 직전인 2011년 12월 초 DMZ 내에 평화도시를 건설하는 대규모 사업과 관련해 "할 수 있으니 추진할 수 있는 여건만 만들어 오라"는 뜻을 전달한 바 있습니다. (관련기사)

[배경환] 당시 북측은 "자신들이 할 수 있다,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죠. "개성에서 하면 어떻겠냐?"라고 해서 개성은 안 되고, DMZ에서 해야 의미가 있다고 했더니, "그럼 비무장지대에서도 할 수 있다, 여건만 만들어오라"라고 말했죠.

북측의 긍정적인 답변 이후 김 위원장이 갑작스럽게 숨졌지만 북한에 이익이 된다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체제에서도 충분히 이에 호응할 것으로 본다고 배경환 씨는 덧붙였습니다.

[배경환] 2009년의 제안에 대해서 2011년 북쪽에서 "못할 것이 없다, 해보자"고 연락이 왔고, 박근혜 대통령이 의회 연설에서 평화도시를 언급한 것도 북쪽에서는 당연히 알고 있죠. 그러나 이것은 한국 정부가 북쪽에 제안한 것이 아니고, 제안했어도 지금의 대립상황에서 받아들일 수도 없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평화도시 언급으로) 한국 정부와 북한이 큰 틀에서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지 않았는가?라는 생각이죠.

또 경제적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 북한이 수익성을 보장받을 수 있는 '디즈니랜드'의 건설에 특히 관심을 나타내는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비무장지대 내에 평화도시와 공원을 조성하는 데에는 군사시설의 이전과 정치적 이해관계 등 먼저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고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이 사업이 논의되는 것만으로도 국내와 국제정치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배경환 씨는 강조했습니다.

<배경환 씨 인터뷰 "DMZ 평화도시는 개성공단과 달라">

- DMZ 내 평화도시․공원 조성, 현실적 접근이 필요

- 사업적 접근․자생적 시설로 개발, 관광단지가 최적

- 이익이 나와야 북한에서도 관심 두고 참여할 것

- DMZ는 공동 관리 지역, 개성공단과 같은 사태 안 일어나

- 박 대통령 언급한 공원 안에 각종 단지․국제기구 유치 가능


- 이미 2009년부터 북측에 'DMZ 내에 디즈니랜드와 평화도시 조성'에 관한 제안을 하셨습니다. 때마침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이 '평화공원'의 조성을 언급했는데요, 이를 어떻게 생각하세요?

[배경환] 이미 할 수 있고 없고를 떠나 2009년에 제가 북한에 제안했었고, 2011년에는 북측으로부터 "할 수 있으면 하자"고 연락이 왔습니다. 또 얼마 전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원론적이기 하지만 미래를 생각해 DMZ를 평화지역으로 만들고 싶다는 뜻을 밝혔는데요, 그렇다면 결국 한국에서도 DMZ를 평화적인 용도로 개발하는 것에는 공감한다는 말이잖아요. 나머지는 정치적이고 방법론의 문제니까 이제 이것을 현실화시키는 쪽으로 추진해도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일단 그 지역이 유엔군의 소관이고, 그다음 남북 정부와 군부의 절차가 있어야겠지만, 어쨌든 한국과 북한 정부가 중요한 것이니까요. 운은 뗐으니까 추진할 계기는 마련되지 않았느냐는 것이죠.

- 이전 북한에 DMZ 내에 '디즈니랜드'와 평화도시의 건설을 제안하셨을 때 한국 정부와 논의는 하셨습니까?

[배경환] 없었습니다. 각각의 이야기죠. 한국 정부 측과 아무런 대화도 없었습니다. 저는 이 사업에 욕심이 나서 제안한 것은 아니라 한반도의 미래, 나아가 동북아의 평화와 미래 발전이라는 기조를 갖고 구상을 했던 것이고, 이를 현실화시키기 위해 제안을 했던 겁니다.
한국 정부에서도 대통령이 그러한 의지를 갖고 있다면 각자의 역할이 있다고 봐요. 정부가 북한과 국제사회에 평화공원을 조성하자고 제안했을 때 비핵화 문제가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새로운 문제를 초래하는 결과밖에 안 되거든요. 이것을 현실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정치와 경제를 분리해 서로의 이익과 미래의 공동발전을 위해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겠는가? 생각합니다.

-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신다면요?

[배경환] 사업이 진행되기 위해서 남북 어느 쪽에서도 제동을 걸 수 없는 안전장치로 국가가 직접 개입하기보다는 양국에서 토지를 임대하고 다국적 자본이 들어와 사업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국가는 최종적인 관리를 할 수 있는 역할이 좋고, 이를 사업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겠는가? 라는 거죠. 또 친환경적이고 자생력을 가질 수 있는 시설로 개발하는 것이 바람직한데요, 그랬을 때 민간이 어느 단계까지는 효과적으로 물꼬를 틀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지 않겠는가? 라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 북한이 긍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하더라도 앞으로 얼마나 관심을 두고 참여할지도 확실치 않은데요,

[배경환] DMZ를 활용하는 방안이 과거에도 나왔는데요, 이것을 어떻게 평화적이고 안전하게 관리할 것인가? 라는 생각에서 '디즈니랜드' 등을 생각하게 된 거죠. 생태공원부터 평화도시가 있지만, 북쪽에서 관심을 두고 참여해야 이뤄지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경제적으로 먼저 접근해야 하는 것이 순서가 아닌가 싶은데요, 이것을 바탕으로 이익이 나와야 북쪽에서도 관심을 두고 참여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될 겁니다.
그렇다면 최대한 친환경적으로 개발하면서 공동으로 이익을 나눌 수 있는 사업이 무엇이겠는가? 결국은 관광이죠. 그렇다면 '좀 더 세계적이고 특화된 관광지역이 되고, 경제적으로도 확실한 수입원이 가질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했을 때 나온 생각이 바로 '디즈니랜드'입니다. DMZ에 관광지가 만들어질 때는 관광벨트가 남에서 북쪽까지 한반도 전체로 이어질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렇다면 세계적으로도 특화된 그런 관광대국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시작을 했죠.

- 요즘 개성공단 문제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데요, DMZ 내 평화도시에서도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을까요?

[배경환] 개성공단은 처음부터 단추를 잘못 끼웠습니다. 개성공단은 원래 북쪽에 있으면 안 되죠. 사실은 그런 시설은 중립지역에 놓고 해야 합니다. DMZ 같은 곳에 하면 좋죠. 북쪽의 생리를 다 알잖아요.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하죠. DMZ라면 이런 일이 절대 일어날 수 없죠. 군사시설을 철수하고 그 안에 시설을 지을 때 그곳은 공동 관리 구역이 되는 겁니다.
DMZ 전체 지역 가운데 부분적으로 입지를 선정해 '디즈니랜드'나 '대단위 의료단지', 또는 '국제간호학교' 등은 물론 유엔과 국제기구도 유치하고 확대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언급한 평화공원 안에 얼마든지 조성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