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세상] 고미 요지 기자 인터뷰② -김정남, 북한을 바꿔보고 싶은 마음이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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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시간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아버지도 원래 아들에게 권력을 세습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왜 그랬을까? 다른 사람들이 아버지에게 억지로 세습을 강요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첫째 아들 김정남. 일본 '도쿄신문'의 고미 요지 기자가 2004년부터 7년간 김정남과 150여 통의 전자우편을 주고받고, 직접 두 차례나 만나 북한에 대한 그의 솔직한 생각을 들어봤는데요, 특히 최근에는 북한의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김정남에게 북한체제에 대한 비판을 자제할 것을 충고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도 있었습니다.

"김정남 씨가 제일 걱정한 것은 아버님의 선군정치 때문에 군부의 발언권이 너무 커졌다는 겁니다."

경제적 개방개혁 주장, 3대 세습 반대, 김정은 체제에 대한 우려 등 현 북한체제에 대한 비판과 함께 아버지에 대한 사랑과 지독한 외로움 등 '비운의 황태자'로서 다양한 면모를 찾아볼 수 있는 김정남.

"김정은 씨도 3년이나 스위스에서 유학을 했습니다. 본인 스스로 느끼는 점이 있을 것 같습니다. '유럽 사람들에 비하면 북한은 어떤지...'그런 것을 보면 개혁개방이 필요하다는 것을 마음속에서는 느끼고 있을 것 같습니다."

김정남은 북한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김정은 제1비서의 체제는 어떤 행보를 이어갈까? 등에 관해 고미 요지 기자와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오늘 두 번째 순서, 시작합니다.

- 김정남, 북한 전역에 개방개혁 시도하고 싶은 마음 있었을 것
- 3대 세습 관련 '아버지가 왜 그랬을까?', 북 주민에게 좋지 않은 일
- 김정은 제1비서도 개방 필요성 느낄 듯, 조금씩 시도하지 않을까?
- 북한의 문제점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변화시키려 노력하는 그의 모습에 깊은 인상
- 북한 내부에도 모순을 느끼고 변화 갈망하는 사람 있을 것이란 희망


최근 북한의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첫째 아들 김정남에게 북한 체제에 대한 비판을 자제할 것을 충고했다고 일본의 요미우리신문이 지난 14일 보도했습니다.

신문에 따르면 장성택 부위원장은 김정남에게 권력 세습과 조선인민군 등 북한 체제와 관련한 민감한 사안에 대해 발언하지 말 것을 요구했는데요, 최근 김정남이 북한의 3대 세습과 동생인 김정은 제1비서에 대해 비판하고 중국식 개방개혁을 주장했다는 발언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그의 생각과 행보가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일본 '도교신문'의 고미 요지 기자는 2004년 9월, 중국의 북경 공항에서 우연히 김정남 씨를 만난 이후 7년간 전자우편을 주고받고 두 차례나 직접 만나 그의 생각과 말을 들었는데요, 이 내용은 지난 1월 책으로 출간됐습니다.

김정남은 스위스에서 귀국한 이후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중국식 개방개혁을 계속 주장했고, 이 때문에 김 위원장과 크게 다툰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계속해서 고미 요지 기자와 대화를 나눠보겠습니다.

- 김정남 씨가 북한의 3대 세습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습니다. 이 내용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고미 요지] 아직도 (김정남 씨가) 왜 그런 발언을 했는지 저도 모르겠지만, 처음에는 '김정남 씨가 후계자 자리에 가장 유망한 사람이었는데, 갑자기 자신보다 경험도 없는 사람이 후계자로 나타나니까 아주 복잡한 감정이 생긴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버지도 원래 아들에게 권력을 세습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왜 그랬을까? 다른 사람들이 아버지에게 억지로 세습을 강요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북한 주민에게는 좋지 않은 일이고, 북한 주민에게 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그렇다면 김정남 씨가 후계자 자리에 연연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북한을 잘 살게 하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이 느껴지시던가요? 단순히 후계자에서 밀려난 것 때문에 3대 세습을 반대한 것이 아니라...

[고미 요지] 적어도 김정남 씨가 스위스에서 오랫동안 공부한 후 북한에 들어와 전국적으로 여행도 하고 현지지도도 하면서 아버지(김정일 위원장)에게 조언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경제를 개방하지 않으면 발전이 없다.' '그런데 아버님은 언제부터 그런 자본주의를 지지했느냐?'면서 아주 큰 싸움을 했다고 합니다. 그런 것을 보면 '젊은 시절에는 자신이 북한을 바꾸고 싶고 전국 각지에 개방개혁을 시도하고 싶었던 마음이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특히 동생인 김정은 제1비서에 대해서 지도자로서 사명감도, 진지함도 없다고 말했고, 지금의 북한 체제에 대해서도 불안해하는 것 같은데요, 어떤 점을 특히 우려하고 있는지요?

[고미 요지] 김정남 씨가 제일 걱정한 것은 아버님의 선군정치 때문에 군부의 발언권이 너무 커졌다는 겁니다. 그래서 아버님도 통제를 못 할 만큼 군부의 힘이 세지니까 김정은도 군부를 장악하지 못해 군부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고...그러면 나중에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를 만큼 군부의 힘이 너무 크다는 점을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북한 군부의 핵심이었던 리영호 인민군 참모총장이 지난 15일 전격 해임됐습니다. 특히 그는 김정은 제1비서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인물인데요, 리영호 참모총장의 낙마는 북한 정권의 생존을 위한 내부 조직의 개편, 다시 말해 당 중심의 체제를 지향하고, 경제개혁을 위한 신호라고 보는 견해가 적지 않습니다. 또 리영호 참모총장을 한순간에 해임할 정도로 김정은 제1비서의 정권이 안정되어 있다는 메시지도 함께 보여준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 이런 말도 들립니다. 김정은 제1비서가 외국생활을 경험했기 때문에 다른 정책을 펴고 싶을 것이란 관측도 있는데, 김정남 씨도 김정은 제1비서의 이런 면을 인정할 수 있을까요?

[고미 요지] 김정남 씨에 따르면 이전에도 계속 개혁개방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북한 내부에서 많이 있었는데 북한 체제가 불안하게 되니까 몇 번이나 포기했다고 합니다. 김정남 씨는 '앞으로 개혁 없이는 북한이 발전하지 못한다, 그렇지만 북한은 결국 헤매고 개혁개방을 못 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갖고 있었습니다.

- 특히 경제 부문에서 개방개혁을 강조했군요.

[고미 요지] 김정남 씨는 인터뷰를 할 때 매일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바로 개방개혁, 특히 중국식 개방개혁이라고 합니다. 자신이 직접 중국의 상해와 남쪽의 발전한 중국 도시를 스스로 순방했대요. 거기서 눈으로 보니까 '사회주의를 지키면서 외자를 유치하고 발전할 수 있다. 북한에서도 이렇게 할 수 있다. 다만 그렇게 하려면 먼저 국제적인 신용을 얻어야 한다.'고 생각했답니다. 핵개발이나 미사일 발사, 남한에 대한 도발 등을 계속하면 투자를 받을 수 없고 어려움이 계속되기 때문에 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점을 몇 번이나 강조했습니다.

- 핵무기 개발이나 식량난 등 아버지가 해놓은 일들이 김정남 씨는 불만스러웠을 수도 있겠네요.

[고미 요지] 네, '그것 때문에 북한의 경제가 어렵다. 그런데 아버님은 선군정치를 지켜왔으니까 못하게 할 수도 없고, 말하자면 딜레마에 빠지게 됐다.' 그런 뜻인 것 같습니다.

- 그렇다면 김정은 체제가 어떤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보시나요?

[고미 요지] 네, 제가 김정남 씨 말을 많이 들어서 느끼는 것인데요, 김정은 씨도 3년이나 스위스에서 유학을 했습니다. 물론 주변 사람들이 김정은 씨를 잘 지켜보고 있겠지만, 본인 스스로 느끼는 점이 있을 것 같습니다. '유럽 사람들에 비하면 북한은 어떤지..'그런 것을 보면 개혁개방이 필요하다는 것을 마음속에서는 느끼고 있을 것 같습니다. 한꺼번에 할 수 없겠지만 조금씩 개방을 시도하지 아닐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요즘 고미 요지 기자는 김정남 씨와 연락이 끊어졌습니다. 일본에서 듣는 소식에 따르면 김정남은 주로 마카오에 있고,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외부와 접촉하고 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받은 충격은 이제 괜찮아진 것 같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아직 답변은 없지만, 고미 기자는 지금도 김정남에게 가끔 전자우편을 보내 안부를 묻습니다.

- 지금도 연락을 가끔 하시나요?

[고미 요지] 네, 가끔씩 합니다. 생일이나 생각이 나는 대로 이메일을 보내는데 언젠가 답변이 올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책은 많은 호평을 받았습니다. 언론에서는 김정남 씨가 북한에 대해 많이 비판한 것에 초점을 맞췄지만, 독자들은 김정남 씨의 인간성을 가장 인상적으로 읽었습니다. 독자 중에는 '북한에 있으면서 북한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안 좋은 점은 지적하고, 나름 북한을 변화시키려 노력하고, 이런 사람이 로열패밀리 안에 있구나. 그러면 북한 권력층에서도 모순을 느끼고 북한을 좀 더 잘 살게 해야 한다고 노력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라는 희망이 보인다는 분이 많았습니다.

고미 기자는 김정남과 대화를 통해 북한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게 됐습니다. 김정남뿐만 아니라 북한 사람도 스스로 문제점을 느끼고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는 건데요,

[고미 요지] 다시 한 번 저도 느끼게 됐습니다. 일본에서는 무조건 안 좋고, 모략적인 시각으로 보는 것도 많지만, 김정남 씨뿐만 아니라 다른 북한 사람도 스스로 문제점을 느끼고 있고,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는 겁니다. 일본의 독자들이 북한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하게 된다면 보람을 느낍니다.

최근 김정은 체제의 북한을 보면 무언가 변화의 움직임이 있는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고미 기자에게 털어놓은 김정남의 마음이 전달된 것일까요? 고미 기자도 RFA, 자유아시아방송을 통해 김정남의 생각이 북한의 청취자에게 전달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에서는 두 차례에 걸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이 고미 요지 기자에게 밝힌 북한의 정치와 경제, 김정은 제1비서와 3대 세습에 관한 생각을 전해 드렸습니다.

끝으로 혹시 김정남 씨가 어디에선가 이 기사를 보거나, 방송을 듣고 있다면 정식으로 인터뷰를 요청하고 싶습니다. 연락 주십시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