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노동자 월급, 0.2달러도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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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 북한 당국이 운영하는 철도 회사의 노동자 월급이 채 2천 원이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화로 계산하면 0.2달러로 안 되는 금액인데요, 이 돈으로는 쌀 1kg도 살 수 없습니다.

"이번에 철도원의 월급을 오랜만에 알아봤는데요, 옛날과 거의 똑같습니다. 2002년 7·1 경제관리개선조치 이후와 거의 똑같더라고요. 제일 낮은 2급과 최고 수준의 7급의 월급 차이가 얼마 안 되고, 이것만으로 못 산다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월급만으로는 살 수 없는 철도 노동자들은 장사를 해 먹고 살 수밖에 없지만, 철도 회사를 무단결근할 수도 없고, 장사도 잘되지 않아 매우 고달픈 삶을 살고 있는데요, 철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국가가 직접 운영하고 있지만, 정작 노동자에 대한 대우는 여전히 열악한 실정입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와 함께 <지금, 북한에서는> 시간으로 꾸며봅니다.

- 7월 말에 만난 철도 노동자 "월급 2천 원도 안 돼"

- 2급의 '1천80원'부터 7급의 '1천900원'까지

- 급수에 따라 월급 차이 있지만, 살기 어렵기는 마찬가지

- 월급으로는 쌀 1kg도 살 수 없어, 장사 피할 수 없어

- 기업소 중 시장경제식 임금 도입 움직임도 엿보여

- 철도 운임에도 시장경제 도입, 앞으로 변화 주목해야


오늘날 북한의 철도 노동자가 받는 월급이 2천 원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가 3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한 내용에 따르면 북한의 철도 회사에서 근무하는 노동자의 월급이 2천 원이 되지 않는데요, 가장 낮은 2급은 1천80원, 가장 높은 급수인 7급은 1천900원에 불과했습니다.

물론 철도 노동자는 직능이나 직장에 따라 2급에서 7급까지의 급수로 구분되고, 급수에 따라 월급이 달랐습니다. 지난 7월 말, '아시아프레스'의 취재협력자가 직접 철도 노동자를 취재해 밝힌 철도 노동자의 급여 체계에 따르면 가장 아래인 2급은 1천80원, 3급은 1천180원, 4급은 기능공으로서 약 1천300원, 5급은 약 1천450원, 6급은 고급 기능공으로 약 1천700원에 이르는데요,

특히 7급은 철도성 시험을 거쳐야 하는데, 7급직에 오른다고 해도 월급은 1천900원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마저도 보통 작업반의 책임자는 5급이 대부분이며 7급은 없다는 것이 취재협력자의 설명인데요,

흔히 북한 노동자의 평균 월급이 3천 원으로 알려져 있지만 철도 노동자의 월급이 이보다도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참고로 북한 돈 1천 원을 최근 실세 환율 기준인 0.12달러로 계산하면 최고위급인 7급의 월급이 0.23달러밖에 안 된다는 겁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북한의 국정 월급에서 일반 공공서비스 종사자는 3천 원이라고 하는데, 오히려 이보다 낮습니다. 1천500원~2천 원이 평균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번에 철도원의 월급을 오랜만에 알아봤는데요, 옛날과 거의 똑같습니다. 2002년 7·1 경제관리개선조치 이후와 거의 똑같더라고요. 또 철도 회사 자체가 재량권을 갖고 월급을 올리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북한식 사회주의 체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7월 현재 쌀 1kg의 가격은 약 5천 원. 2천 원도 안 되는 월급으로는 쌀 1kg을 사기에 턱없이 부족합니다. 뿐만 아니라 이 월급도 군대 지원을 비롯해 각종 명목으로 다 제하고 나면 얼마 남지 않는데요, "월급으로 주패 놀이를 하면 끝"이라는 게 철도 노동자의 말입니다.

게다가 최근 10년간 철도 노동자에 대한 식량 배급도 불안정한 상황인데요,

[Ishimaru Jiro] 기능이 높은 사람은 급수도 올라갑니다. 체계적으로 기능공을 우대하고 있지만, 이런 체계 자체가 의미가 없지 않습니까? 제일 낮은 2급과 최고 수준의 7급의 월급 차이가 얼마 안 되고, 이것만으로 못 산다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북한의 대기업, 국영기업도 마찬가지인데, 현실적인 국정 월급으로는 살지 못하니까 부업을 하던지, 시장에서 돈을 벌던지, 아니면 직장에서 벗어나 전혀 관계없는 장사를 하지 않으면 먹고 살기 어렵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습니다. 취재협력자가 만난 철도 노동자는 "결국 다른 기업소와 마찬가지로, 장사를 나가 돈을 버는 것이 기본이지만, 김정은 시대 이후 3년 간 장사도 잘되지 않아, 생활이 정말 힘들다"고 호소했습니다. 또 이 노동자는 "철도 회사에 며칠 동안 무단결근하면 처벌을 받을 만큼 기업소에 매여 있고, 아내가 장사를 나가고 있지만 그다지 잘되지 않는다"고 털어놨는데요,

북한에서 철도 회사는 국가가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철도는 김정은 정권에서도 사람의 동맥과 같다고 표현할 만큼 북한 교통체계의 중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데요, 정작 철도 회사에서 근무하는 근로자에 대한 대우는 한 달에 쌀 1kg도 사기 힘들 만큼 열악합니다.

그래서 뇌물이 기승을 부릴 수밖에 없는데요, 특히 철도 회사는 전철대, 기관차대, 승무대, 봉사대, 객화차대 등 여러 부분으로 나뉘어 있지만, 이중 승객으로부터 뇌물을 받을 수 있는 부서는 현금 수입이 있기 때문에 뭐라도 먹을 수 있습니다. 반면 보선, 즉 선로 보수의 직장은 아무런 수입이 없어 괴롭다는 것이 철도 근로자는 설명인데요,

[Ishimaru Jiro] 취재 대상자에 따르면 철도 회사마다 실질적인 수입의 차이가 매우 크다고 합니다. 승객에게 뇌물을 받을 수 있는 부서는 현금 수입이 많고, 돈주나 기업소의 의뢰에 따라 화물차로 수송할 때도 돈을 많이 받는다고 합니다. 이중 국가에 바치는 것은 많지 않고, 직장에서 노동자끼리 나눈다고 하는데요, 반면 선로 보수와 같이 현금 수입이 없는 부서에서는 뇌물을 받을 기회가 없어 어렵게 살아야 한다고 강조하더라고요.

이시마루 대표에 따르면 최근 북한 기업소 가운데서도 기존의 국정월급을 고집하지 않는 기업소가 늘고 있습니다. 기업소마다 결정권, 재량권을 갖고 생산량이 늘어 이익이 생기면 기업소의 재량으로 노동자의 월급을 국정 월급보다 더 많이 올려주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요,

[Ishimaru Jiro] 지금 북한의 정책은 사회주의를 포기하지 않는 가운데 현장에서는 사실상 시장경제를 도입한 경우가 매우 많아졌습니다. 그것은 바로 옛날식 시스템에서는 북한 사회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한편으로는 노동자에게 자유를 주고 싶지 않고, 통제를 벗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중요한 정치적 통제 시스템이 있어요. 노동자에게 자유를 주지 말아야 한다는 정치적 이유와 시장경제화라는 경제적인 개혁이 대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사실상 변화가 보입니다.

북한의 철도는 여전히 사회주의 원칙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지금까지 어떤 공식적인 통계도 발표하지 않았지만, 철도 회사의 운영에서 대규모의 적자가 계속됐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지금과 같은 사회주의식 운영으로는 에너지, 노동자의 인건비 등을 포함한 유지비용을 감당할 재정이 매우 부족한 실정입니다.

이 때문에 북한의 철도는 지연과 운행 중단 등 마비가 반복되고 있는데요, 올해 초 북한에서는 내연기관차가 도입되면서 시장경제식 운임 체계가 도입됐습니다. 양강도 혜산과 평양 간 노선은 국정 가격의 58배나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데요,

이처럼 운임에 시장경제식 변화가 생기면서 앞으로 북한 철도회사의 운영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이시마루 대표의 설명입니다.

이와 함께 기본적인 생활조차 보장할 수 없는 적은 월급으로는 점점 북한 주민을 통제하기 어렵다는 것도 북한 당국이 고민해야 할 눈앞의 현실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Ishimaru Jiro] 국가가 노동자와 인민을 통제하려면 경제가 뒤따라야 하는데, 그것이 잘 안 되는 부분입니다. '충성하라, 복종하라, 그러면 대가를 주겠다'라는 것이 북한식 사회주의의 통제 시스템이지 않습니까? 하지만 복종의 대가, 충성의 대가를 거의 주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말을 듣지 않고, 그 시스템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행동하기 시작했는데요, 그래서 북한 당국으로서는 머리가 아플 것이라 생각됩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