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 고 김일성 국가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평양의 '금수산태양궁전' 앞에 대규모 공원을 조성하는 공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위성사진을 통해 평양 시내를 내려다보면 한눈에 들어 올만큼 이 공원은 엄청난 규모와 화려함을 자랑하고 있는데요, 광장뿐만 아니라 내부 공사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극심한 식량난 속에 새로운 경제관리개선조치도 시행하지 못하는 때에 북한 당국이 이처럼 '금수산태양궁전'에 관한 공원 조성 공사와 김정일 동상 작업 등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으면서 북한 내부에서는 "이런 식으로 하면 경제관리개선조치가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입니다.
- 콘크리트 광장 60% 뒤엎고, 대규모 공원 조성
- 궁전 내부 공사도 진행, 웅장함과 화려함 자랑
- 국가안전보위부에도 새 김정일 동상과 건축 공사
- 북한 주민 굶주리는데, 평양 꾸미기에만 집중
- "평양 꾸미는 데만 투자하면 경제개선관리조치 못해"
북한 사정에 정통한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평양의 '금수산태양궁전' 앞은 대규모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고 김일성 국가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을 안치한 '금수산태양궁전' 앞, 넓은 광장의 콘크리트 바닥을 모두 뒤엎고 공원처럼 만드는 작업이 한창 벌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미국의 위성사진 업체인 '지오아이(Geoeye Satellite Image)'가 2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제공한 평양 시내의 위성사진을 살펴봤습니다. '지오아이'가 지난 10월 14일에 촬영한 평양 시내의 중심부에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는 공사현장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 크게 보기 ) 김 부자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 앞은 대북소식통의 말대로 대규모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금수산태양궁전' 앞으로 양쪽에는 커다란 원형 모양의 분수대를 중심으로 조형물과 분수대가 설치될 것으로 예상되는 4개의 구역이 각각 연결돼 있습니다. 광장의 양옆에는 7개 반원 모양의 구조물과 함께 관련 시설에 대한 공사도 한창 진행 중인데요, 겉으로 보기에도 매우 화려하고 웅장한 공원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진을 함께 분석한 미국의 위성사진 전문가인 커티스 멜빈(Curtis Melvin, www.nkeconwatch.com)씨는 현재 9만 4천 제곱미터 넓이의 '금수산태양궁전' 앞 콘크리트 광장의 60%(5만 7천 제곱미터)가 대형 공원으로 바뀌고 있으며 궁전주변에도 공사 잔해물이 있는 것으로 보아 내부에서도 중요한 개․보수 작업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금수산태양궁전의 왼쪽과 뒤쪽 등 세 군데에서 공사 현장이 목격됐습니다. (Most obviously, the large concrete plaza in front of the palace is being converted into a large park with new fountains and displays. The new park in the plaza takes up approximately 57,000 square meters, or 60% of the real estate. We can also see that the main building is surrounded by debris, indicating that significant renovations are taking place within the building itself.)
이는 김일성 주석에 이어 시신이 안치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애와 업적을 기리는 전시관을 추가로 확장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멜빈 씨는 덧붙였습니다. 또 멜빈 씨는 위성사진에 나타난 공사의 진행 상황을 볼 때 이 공사가 겨울 이전에 끝날 것 같지 않다면서 김정일 위원장에 대한 시신 영구보존 작업이 끝나고 그의 생일인 내년 2월 16일 이전까지 공사를 마치려면 북한 군인을 중심으로 북한 노동자들이 겨울 동안 계속 작업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습니다.
가장 최근인 10일에도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당 창건일을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지만 북한 당국은 아직 '금수산태양궁전'에 관한 대규모 공사를 한 번도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규모나 비용 면에서도 현재 알려진 것은 없지만 대북 소식통은 이 공사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처음 고 김일성 주석의 시신을 영구보존하기 위해 '금수산의사당'을 '금수산기념궁전'으로 개조할 당시 미화로 약 8억 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번 공원 조성작업에도 최소 수백만 달러 이상이 들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이밖에도 북한의 국가안전보위부 앞에는 새 김정일 위원장 동상이 세워졌습니다. 그리고 지난 6월 이후 국가안전보위부의 직원들이 사용하는 초대소 옆에서 새로운 건축 공사가 시작됐는데요, (크게 보기) 현재로서 무슨 건물을 짓고 있는지는 판단할 수 없습니다.
이밖에도 위성사진에 나타난 평양 시내 곳곳에는 여전히 많은 공사 현장이 눈에 띄는데요, 그동안 북한 당국은 놀이공원과 유원지 등을 중심으로 평양을 새롭게 꾸미는 데만 치중하고 있습니다. 일본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북한 행사에 참석한 외국인은 하나같이 "평양이 멋있다", "북한은 변해가고 있다"는 소감을 말하는데, 하지만 평양은 외부 세계에 잘 보이기 위해 아주 철저히 통제되고 관리되는 도시잖아요.
특히 북한 당국이 놀이공원과 김정일 동상 등 우상화 건설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으면서 정작 필요한 경제개선에 관한 투자는 뒷전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실제로 북한 내부에서도 "새로운 경제관리개선조치에 관한 시행을 앞두고 자금이 필요한 때에 이처럼 오락시설을 중심으로 평양을 꾸미는 데에만 투자를 집중하면 경제개선관리조치를 제대로 시행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게다가 북한의 대표적 곡창지대인 황해도를 중심으로 북한 주민이 극심한 식량난을 겪고 있는 때에 북한도 경제개선관리조치의 시행을 선언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각론도 내놓지 못할 만큼 준비가 안 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 때문에 지금 북한은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북한 주민을 외면하고 이미 세상을 떠난 고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무덤을 꾸미는 데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을 때가 아니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한편, '금수산태양궁전'은 지난 2월, 김정일 위원장의 70번째 생일을 맞아 '금수산기념궁전'에서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