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타봤어요

0:00 / 0:00

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제2의 고향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집밖에 나서면 고생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사진으로만 보던 외국여행을 한 번 가봤으면 하는 생각 한 번쯤은 다 해봤을 겁니다. 비행기를 타고 5시간 넘게 날아가 경험한 코끼리의 나라 태국. 오늘은 해외여행을 다녀온 탈북여성 이순희 (가명) 씨의 이야기 전해드립니다.

이순희: 딱 10년 되고 보니까 내가 너무 일만하고 살았구나 이젠 해외여행도 하고 영화도 보고 하면서 이젠 즐기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난 2006년에 북한에서 남한영화를 보다가 중앙당 그루빠에 걸려서 취조를 받다가 도망쳐서 두만강을 넘었다는 이 씨. 중국에 몇 년 살다 남한에 정착한 것이 햇수로 10년 입니다. 이 씨는 남한에 첫발을 내딛던 순간을 이렇게 회상합니다.

이순희: 과연 이 나라가 어떤 나라인가 하는 반신반의 하는 심정이었어요. 그런데 너무나 잘 꾸며진 공항 모습과 질서정연한 차들의 행렬 깨끗한 거리의 모습에 감탄하게 됐어요. 너무도 멋있고 아름다운 도시구나 하는 마음을 가지게 됐어요.

나이 50세에 시작한 남한생활 우선 직업을 찾아야 했는데요. 당장도 그렇지만 나중에도 계속 할 수 있는 일은 아무래도 기술노동이었습니다. 전문직이라고 하는데요. 이 씨는 간호조무사 공부를 했고 병원과 노인요양원에서 일하면서 경제적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쭉 일만 하면서 시간날 때마다 국내 여행은 자주 했지만 해외로 나간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순희: 벌써 그 나라 상공에 도착하니까 무수한 불빛이 참 멋있더라고요. 우리 고향 북한에도 언제나 그런 날이 올까 서글픈 마음도 들었어요.

기자: 해외여행을 다녀온 소감이 어떻습니까?

이순희: 처음 해외여행을 했는데 느낀 것이 뭔가 하면 한 번 갔다 오니까 더 가고 싶은 거예요. 여행 가이드가 한 말이 맞았어요. 한 번도 안 갔다 온 사람은 있지만 한 번만 갔다온 사람은 없다 한 번 갔다오니 또 가고 싶은 거예요. 핸드폰에 앱을 깔았어요. 저저가 여행 이런 것 있잖아요. 여행사도 값이 다 달라요. 할인을 많이 하는 기회를 잡아서 또 가고 싶어요. 이번에는 대만, 홍콩, 베트남, 라오스, 중국 상하이, 미국까지 다 가고 싶은 욕망이 생겼어요.

국내여행은 토요일이나 일요일 쉬는 날에 할 수 있고 평일도 하루 정도 시간을 내면 되지만 해외여행은 며칠찍 근무를 빼야 하기 때문에 그동안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기회가 됐던거죠.

이순희: 제가 여기서 국내는 많이 돌아봤지만 외국여행은 못했어요. 내가 아는 지인인데 느닺없이 태국 한 번 안갈래요 이래요. 너무 좋았어요. 제가 일하느라 해외는 못갔어요. 하루 이틀 휴가로는 못가잖아요. 그런데 제가 요즘 휴식을 하고 있는 기간이라 태국을 가게 됐어요.

무릎관절을 수술하기 위해 다니던 직장을 쉬던 참에 잘됐다 싶어서 비행기를 탔던 겁니다.

이순희: 막상 가보니까 진짜 한국은 마음만 먹으면 그 어디나 갈 수 있는 행복이 보장된 나라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더라고요. 자기가 가고 싶을 때 이 나라는 국가 위상이 높아서 무비자로 여권만 있으면 가더라고요. 태국도 여권만 가지고 가더라고요. 북한에서는 평백성이 외국 여행간다는 것은 생각도 못해요. 기껏 간다는 것이 중국인데 그것도 60살이 넘어서 배경 조사 다해서 뇌물을 받쳐야 가지만 여기는 자기가 가고 싶은 순간에 가고 싶은 나라를 언제든 갈 수 있는 거예요. 우리 북한도 그렇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을해봤어요.

밤 비행기를 타고 5시간 반을 날아가 도착한 태국. 한반도와는 2시간 시차가 있습니다. 모든 것이 낯설었던 외국에서 이 씨는 새로운 체험을 합니다.

이순희:얼마나 더운지 비행기 내리는데 숨이 탁 막히더라고요. 그 나라는 우리나라 보다 2시간이 늦어요. 시차가 있다는 것을 그때 알았어요. 태국에 4박 6일 있으면서 첫째 왕궁을 봤어요. 북한에선 김 씨 왕조가 살던 곳을 마음대로 들어갈 수 없는데 태국은 왕족들의 지나온 생애를 다볼 수 있게 했더라고요. 물론 돈을 받지만요. 그리고 여행 가이드는 태국 가이드인데 한국말을 얼마나 잘 하던지 막 웃으면서 들었어요. 그리고 그 나라는 국가 수입의 40 퍼센트가 관광수입이예요. 바닷가에 갔는데 물이 얼마나 맑은지 1미터가 넘었는데 바닥이 다 보이는 거예요. 그렇게 바닷물이 맑은 것은 처음 봤어요. 우린 푸른바다라고 하는데 거긴 녹색바다라고 했어요. 그 다음에 본 것은 코끼리 공연이예요. 그 나라는 관광객들에게 코끼리를 타볼 수 있게 하는 코스가 있었어요. 조련사에게 돈을 조금 주면 코끼리에게 포즈를 취하게 하고 우리가 사진을 찍을 수 있어요. 외국인들이 오면 그 조련사가 사진을 찍어줘요. 코끼리가 농구공을 던져 넣고 하는 장면이 정말 멋있더라고요. 그리고 자기가 재롱을 부리고 관광객들에게 코를 내미는 거예요. 그리고 코를 말아서 돈을 달라고 해서는 받아서 조련사에게 주는 거예요.

절벽을 깍아 금으로 도금해서 만든 거대한 불상조각도 신기했고 밤에는 대낮보다 화려한 야경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태국에서의 시간이 추억이 됐습니다. 그리고 외국 나가면 먹는 음식이 틀려 물갈이 한다고들 하죠. 이렇게 배탈이 나는 분들도 있는데 이 씨는 그런 일은 다행이 없었답니다.

이순희: 더운 나라니까 3모작을 하는데 그 알랑미로 채소를 넣어서 볶은밥을 했는데 정말 맛있어요. 호텔에 가면 모든 식사가 부폐거든요. 각 나라 음식이 다 있어요. 예를 들면 한국 김밥이 있고 중국 만두, 구라파 사람이 먹는 큰빵도 있고요. 여러나라 음식 다 먹어봤어요. 더운지방이라 사철 덥고 과일이 많다고 하더니 바나나도 맛있고 코코넛 그런 남방 과일이 정말 많더라고요. 그것을 먹으면서 북한에 있는 형제들이 정말 많이 생각나더라고요. 좋은 구경을 하고 맛있는 것을 먹을 때마다 어쩔 수없이 생각나는 것이 혈육이더라고요.

이 씨는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 함께 여행하지 못한 친구들을 챙기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이순희: 여기 남한에 살고 있는 탈북자 친구들이 많아요. 남방과일 말린 것을 사왔서 나눠줬는데 망고 말린 것 코코넛 말린 것을 사왔어요. 그리고 수박맛이 나는 말랑말랑한 사탕을 사왔는데 다음번에 가면 그 사탕을 많이 사올꺼예요.

제2의 고향 오늘은 난생처음 해외여행으로 태국을 다녀온 이순희(가명) 씨의 여행 이야기를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