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통신] 서울 북부 하나센터-1천여 탈북자 순조로운 정착 도와

남한 통일부가 지난 3월 탈북자들의 지역사회 적응을 돕기 위해 설립한 하나센터가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노원구에 있는 공릉종합사회복지관에 처음 문을 연 서울 북부 하나센터가 큰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특히 이 센터의 김선화 부장을 비롯한 부원들은 주말도 잊은 채 노원구에 사는 1천여 명의 탈북자들의 순조로운 정착을 위해 힘쓰고 있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0:00 / 0:00

서울통신이 이들의 애쓰는 모습을 전해드립니다.

서울 노원구는 남한에서는 양천구 다음으로 남한에 입국한 새터민, 즉 탈북자들이 가장 많이 사는 곳입니다. 이곳엔 탈북자 약 천명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이곳에 남한 정부가 탈북자들을 위해 임대하는 아파트가 몰려 있는데다 주거 환경도 뛰어나다 보니 탈북자들에겐 인기가 많습니다. 탈북자들이 노원구를 주거지로 선호하는 데는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이곳 공릉종합사회복지관에 탈북자들의 순조로운 정착을 도와주기 위한 새터민정착지원센터가 설치돼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남한 통일부는 지난 3월 탈북자들이 거주 지역에서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서울 북부 하나센터'를 이곳에 처음으로 개설했습니다. 일단 시범적으로 운영되는 하나센터는 제자리를 잡을 때까지 새터민정착지원센터와 병존하게 됩니다.

공릉새터민정착지원센터는 지난 2001년부터 본격적으로 노원구 내 탈북자들을 위한 각종 정착 지원을 시작했습니다. 그 가운데는 탈북 가정을 위한 가족캠프에서 탈북 청소년을 위한 대학진로 상담, 지역 중고등학교와 연계한 음식판매, 남북대학생 멘토링 사업, 탈북자 가족을 위한 단합 대회와 체육대회 등도 포함돼 있습니다. 특히 이곳에서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탈북 어린이들을 위한 무지개공부방이 매일 오후 3시부터 저녁 8시까지 운영돼 직장에 다니는 탈북 부모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정착민들은 지원센터에 전화로 상담하기도 하지만 복지관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 하루에도 수십 명씩 찾을 만큼 이용률도 높습니다. 특히 서울 북부 하나센터가 이곳에 개설된 이후 가뜩이나 부족한 이들의 손길은 더욱 바빠졌습니다. 김선화 부장의 말입니다.

김선화: 올해 3월 정부가 하나원 이후의 지역에서 전문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하나센터를 개소했는데 우리가 1호다. 노원구 뿐 아니라 강북구, 성북구 등 북부지역을 봉사하는 데 지난 3월부터 4기수에 걸쳐 65명 정도가 왔다.

이곳에서 일하는 사회 복지사들은 하나원에서 12주에 걸친 정착 교육을 받고 퇴소한 탈북자들을 가운데 노원구로 주거지를 배정받은 탈북자들을 인수하는 일에서 이들의 아동 문제와 취업 문제, 심지어는 건강 문제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문제를 상담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들은 하나원을 퇴소하는 탈북자들에겐 남한 사회의 첫 길잡이인 셈입니다. 노원구에 주거지가 배정된 탈북자들을 인수하는 일을 맡은 신정애 사회복지사의 말입니다.

신정애: 이들의 표정엔 긴장감이 있다. 나에 대한 긴장감보다는 하나원을 벗어나 새로운 지역으로 가는 곳으로 가는 데 대한 기대감과 걱정스러운 표정이다. 즉, 좋기도 하지만 걱정도 되는 그런 표정이다. 또 나를 소개할 때 고마운 마음, 우릴 위해 서울서 차를 타고 왔구나 하는 마음도 있는 것 같다. 차 타고 오는 과정에서 이런저런 안내하면 처음 만나는 사람에 대한 신뢰감이 느껴진다.

신 복지사는 탈북자들이 안성에 있는 하나원을 떠나 이곳 새터민정착지원센터까지 오는 1시간 반 동안 남한 사회에 관한 이런 저런 얘기를 들려주며 가급적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려 진력합니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탈북자들은 탈북 과정에서 생긴 심적 불안으로 심리 치료를 받는 사람이 많다는 게 김선화 부장의 설명입니다.

김선화: 북한에서 워낙 어려운 경험을 하고 탈북해 다시 잡혀 들어가 고문도 당해 심리적으로 불안, 북한 경험 때문뿐 아니라 남한 적응에 따른 스트레스도 많아 심리 상담을 주로 많이 한다.

그 밖에도 탈북자들은 나중에 합류한 가족 구성원과의 갈등이나 취업을 하지 못해 생기는 심적 부담감, 정착 과정에서 생기는 우울증 등으로 상담을 하러 오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김선화 부장에 따르면 새터민정착지원센터를 찾는 탈북자들은 30대에서 50대가 주를 이루고 있고, 그 가운데서도 특히 여성이 많습니다. 실제로 노원구에 정착하는 탈북자들의 평균 누적 비율을 봐도 여성이 약 65%를 차지하고, 노원구에 새로 정착하는 탈북자도 여성이 80%로 압도적입니다. 이들 가운데는 중국에서 조선족과 결혼해 아이를 낳고서 먼저 남한에 입국한 뒤 나중에 아이와 조선족 남편까지 데려오는 과정에서 심적 갈등을 겪기도 합니다. 또 자녀 양육 문제도 탈북 여성들의 우선 관심사입니다.

그러나 청소년을 둔 탈북 정착민들의 경우 이들만을 전문적으로 도와주는 상담사가 따로 있어 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잘 나가던 회사를 그만두고 2년 전 지원센터에 들어와 현재 탈북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과 상담을 전담하고 있는 김광훈 복지사의 말입니다.

김광훈: 이 때는 아이들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제일 중요한 시기다. 이들은 주변 환경에 좌지우지 많이 된다. 그래서 멘토링 사업이라고 해서 청소년에 관심 있는 대학생들을 모집해 교육시키고, 학생들의 욕구를 알아보고 알맞은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한 예로 지원센터에선 최근 강원도 아야진 해수욕장에선 올해 다섯 번째로 남북 대학생들이 1박 2일간의 합숙훈련을 통해 서로 하나가 되고, 특히 남한 대학생이 상대 북한 대학생의 문제를 함께 고민도 하고 상담도 해주는 뜻있는 모임을 가졌습니다.

이처럼 공릉 새터민정착지원센터 직원들이 탈북 아동에서 청소년, 일반 성인에 이르기까지 헌신적으로 봉사하고 있지만, 그만큼 애로도 많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는 탈북자들이 정작 자신들을 돕겠다고 나선 사람들에게조차 마음을 열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점입니다. 김선화 부장은 그 탓을 남을 믿지 못하도록 만든 북한 사회로 돌렸습니다.

김선화: 우리 고민 중 하나는 우리가 하는 일이 행정업무가 아니고 한 사람의 삶의 중요한 영역을 건드리는 일이다. 그러다 보니 사생활과도 관련된 일이 많다. 그런데 그걸 알아야 도움을 줄 수 있는데 새터민도 마음을 열어줘야 하는 데 깊은 신뢰가 쌓일 때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북한 사회가 사람을 신뢰하는 구조가 아니고, 이런 게 몸에 베다 보니 새터민이 사람들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는 게 아니라 다른 생각이 있지 않나 한번쯤 의심한다. 우리가 정부의 요청으로 일하는데도 불구하고 신뢰를 쌓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 같다.

지원센터 직원과 탈북자 간의 이런 애로도 있지만, 더 큰 애로는 정착 탈북자와 이웃의 남한 주민 간의 친목을 도모하는 게 쉽지만은 않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탈북자들 가운데는 같은 곳에 여러 해 살면서도 이웃의 남한 주민들과 친하지 못하다보니 남한 속의 ‘이방인’으로 살아가기도 합니다. 서로 의사소통이 없다보니 같은 아파트에 살면서도 남북한 주민의 통합이 아니라 오히려 갈등이 생기기도 합니다. 바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고 새터민정착지원센터에서는 남한 주민과 탈북자 주민 대표가 모여 서로 이해하고 친목을 도모할 수 있는 주민통합기획단을 만들었다고 김선화 부장은 설명합니다.

김선화: 저희 기관을 비롯해 몇 개 기관이 지역 내 주민통합, 인식개선 사업을 하는 데 대표적으로 새터민들이 밀집해 사는 아파트에서 북한 음식 나누기를 한다. 탈북자들이 순대 만들고 두부밥을 만들어 지역 주민들에게 공급해 소통의 장을 만든다. 너무나 좋아한다. 또 하나는 주민통합기획단을 만들었는데, 미국식으로 하면 유나이티드 웨이라고 하는데 우선 탈북자 15명과 남한 주민 15명이 먼저 통합돼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서로 통합을 하고 주도한다.

김 부장은 주민통합기획단이 활성화되면 지역 사회 차원에서도 탈북자와 남한 주민 간의 통합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그런 측면에서 주민통합기획단의 이름을 ‘좋은 이웃’으로 지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공릉 새터민정착지원센터는 노원구에 사는 1천여 명의 탈북자들의 정착을 돕고 있지만 정작 이들을 돕는 직원은 김선화 부장을 비롯해 8명에 불과합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들은 평일에도 밤 10시가 넘어야 일이 끝날 때가 다반사고, 심지어는 주말에도 쉴 겨를이 없을 만큼 격무에 시달리고 있어 인원 보충이 시급한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