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됐나요: 16호 관리소에서 수감자 120명이 집단 탈출의 진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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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 정치범 1급 수용소로 알려진 함경북도 화성군 고창리에 있는 16호 관리소에서 수감자 120명이 집단 탈출 했다는 보도가 남한에서 나오면서 외신들까지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집단탈출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이 소식은 남한의 북한전문 인터넷뉴스 기관인 데일리엔케이가 지난 2월 5일 청진에 살고 있는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처음 보도한 것입니다.

하지만 남한입국 탈북자들 중 북한 정치범 수용소중 유일하게 혁명화 구역이 있어서 형을 마치고 나온 15호 요덕 정치범 수용소 출신 탈북자들은 물론이고 남한내 북한인권 활동가들조차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서의 대규모 집단탈출이 있었다는 보도와 관련 믿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반면 데일리엔케이 측은 충분한 검토를 거친 내용으로 진전된 상황을 보도하기 위해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우선 북한 정치범 수용소 출신 탈북자들의 말부터 들어 봤습니다. 요덕수용소에서 8년간 수감 생활을 하고 지난 2003년 남한에 입국한 올해 68세의 탈북여성 김영순 할머니는 지난해 남한에 입국한 탈북자로부터 이제는 요덕 수용소조차 영원히 나올 수 없는 완전 통제구역이 됐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북한에서 정치범 수용소라고 이름을 붙인 곳에서는 도저히 탈출할 수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김영순: 함경북도 화성, 수성 함남 요덕, 평안남도 덕천, 북창 이렇게 관리소가 있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반 교화소는 사리원이 제1 교화소, 개천이 제4 교화소, 청진이 제2 교화소였던가... 그런 교화소에서는 집단 탈출할 수 있다 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치범 수용소라고 이름이 붙은 곳에서는 감히 나올 수가 있을까 생각합니다.

정치범이 1만 명가량 수용된 것으로 알려진 16호 관리소에서 보도내용처럼 집단 탈출이 이뤄졌다면 아무리 북한당국이 감추려 해도 시간이 흐르면 소문이 돌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북한당국이 이러한 사실을 언론을 통해 확인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김영순: 그것을 발칵 뒤집히게 처리 안합니다. 북한 당국자들은 그들을 쓰레기로 생각을 하거든요. 황장엽씨가 남한으로 갔을 때도 백해무익한 사람이 나갔다고 국민들에게 강연 자료를 냈었습니다. 정치범 수감자가 없어진 것은 일단 유사시에 즉각적으로 죽일 수 있는 인간들이 달아난 것을 뭐 떠들어 대겠습니까? 그러나 여론이 무섭죠. 그들이 나갔다면 세계 여론이 무서운 것이죠.

또 다른 요덕수용소 출신 탈북자 김태진씨는 4년 반 동안 수용소에서 탈출하다 붙잡혀 총살당한 수감자를 5명이나 목격을 했다면서 정치범 수용소에서의 집단탈출은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김태진: 탈출해서 막 어디든 갈 수 있는 위치가 아닙니다. 사람이 걸어 나가려면 몇 시간씩 가야하고 또 걸어 나가다 한참 가다보면 제자리로 되돌아오는 그런 지리적으로 묘하고 ...주변 사람들에게는 이상한 사람을 보면 신고하게끔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용케 나가도 주민들에게 붙잡히든가 신고 당해서 붙잡히고 ... 개인적으로는 그런 일이 가능하겠냐? 내가 보지 못했으니까 결론을 내릴 수가 없잖아요.

또 다른 남한입국 탈북자 안명철씨는 북한에서 국가 안전부 산하 인민 경비대에 선발돼 온성 13호와 회령 22호 관리소 등에서 7년 동안 경비병으로 근무했습니다. 안씨는 남한정착 후 ‘그들이 울고 있다’라는 책을 통해 회령 22호 관리소의 실상을 폭로하기도 했습니다. 안명철씨도 정치범 수용소의 경비가 결코 허술하지 않다면서 그런 일은 북한체제 하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라며 16호 관리소에서의 120명 집단이 탈출은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안명철: 북한 수용소 자체가 원래 반대파들을 숙청을 하는데 16호 관리소는 도주가 거의 불가능한 장소입니다. 그런 곳에 제일 위험한 인물들을 데려다 놓은 것이죠. 16호는 심심산골입니다. 도망을 가도 멀리 갈 수가 없습니다. 산세가 너무 험해서 쉽게 도망쳐 나올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북한 정치범 수용소 해체운동본부였다가 현재 북한민주와 운동본부로 이름을 바꾼 남한내 탈북자 단체의 박상학 대표도 16호 관리소의 집단탈출 보도를 보고 사실 여부와 관련 북한내 소식통들을 통해 알아봤지만 생각 외로 북한내부에는 소문이 아직 돌고 있지 않다면서 의아해 했습니다.

박상학: 북한이 아무리 폐쇄 사회라고 해도 국내에서 일어난 일은 소문이 나서 알거든요. 국외에서 있는 일을 잘 모르지 국내에서 벌어지는 일은 김정일 관련 된 일을 빼고는 아는데... 내가 두 분에게 물어 봤는데 잘 모르고 있더라고요. 제가 30여년을 북한에서 살면서 정치범 수용소에서 120명이 갑자기 다 도주했다. 북한 사회에서도 제일 경비가 삼엄한 것이 정치범 수용소인데 그리고 그 체제의 속성상 철저히 감시를 하는 곳인데 그 사람들이 도망쳤다는 것은 제가 탈북자의 한사람으로서 잘 이해가 안 가는 것이죠.

이번 정치범 수용소의 집단탈출 사건 보도와 관련 중국 측의 반응이 있는지에 대해 조선족 신문의 한 관계자와 기자가 전화통화를 해봤지만 역시 모른다는 답변뿐이었습니다.

관계자: 거기 관련해서는 중국 측에는 전혀 보도 내용이 없습니다. 안하고 있는지 없는지 알 방법이 없습니다. 공개적으로 보도를 안 해서 그런지 매체상으로 보면 관련 내용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사실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한편 정치범 수용소인 16호 관리소 집단탈출 사건을 처음 보도한 데일리엔케이 신주현 취재부장은 현재 함경북도 일대는 곳곳에 검문소가 추가로 설치돼 차량 통행증과 개인 여행증명서를 확인하고 있다는 소식을 북한 내부의 소식통으로부터 전해 들었다면서 사실 확인에 신중을 기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신주현: 분명히 말씀드리는데 외부의 도움이 없다면 탈출이 불가능합니다. 한명이 탈출을 해도 외부에 나왔을 경우에는 오지 산골에 신고체제가 돼있고 갈 데도 없잖아요. 외부에서 탈출 장비를 제공하고 또 운송 수단까지 제공을 했다는 것을 저희가 확인을 했습니다. 그래서 신빙성이 있다고 본 것입니다.

완전통제구역으로 알려진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서의 집단탈출은 이전에는 한 번도 없었던 일로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북한 체제에 큰 구멍이 뚫린 것이라고 북한 관련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워싱턴-이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