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남과 북, 어제와 오늘 시간입니다. 그 동안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을 비롯한 세계 언론들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북한 곳곳에 있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저택과 별장, 그러니까 '특각'이라고 하는 호화저택이 무려 20여 개, 또 어떤 보도에서는 70여 개나 된다고 합니다. 세계 최빈국의 하나로 주민들이 기아에 허덕이는 북한에서 지도자를 위한 초호화 주택이 무려 20여 개 라니 일반적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여기에다 김정일위원장 한 사람만을 위한 기차역이나 호화 전용열차가 7~8개라고 합니다.
오늘은 북한 김정일 위원장과 그 후계자로 알려진 김정은 부자를 위한 호화 시설에 대해 말씀 나눠볼까 합니다. 오늘 대담에는 탈북 여성지식인 김현아 선생입니다. 김 선생님 안녕하세요?
김현아: 네 안녕하세요?
오중석: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북한 내 요지에 건설된 김정일 위원장의 저택과 별장이 총 20 군데나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들 특각들이 하나같이 온갖 편의시설로 치장된 초호화 시설들이라고 하던데요. 북한주민들도 이런 사실을 다 알고 있을까요? 김 선생님도 북에 계실 때 이런 특각에 대해 알고 계셨나요?
김현아: 물론이죠. 특각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없어요. 남한에서는 가난한 나라에서 지도자가 이렇게 특각이 많다니 의문을 가지고 분노하지만, 북한 주민들은 당연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사는 마을에 장군님께서 찾아오시면 쉬는 집을 하나 건설해야 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주민들의 힘을 다 동원해서 돌격대도 가서 짓고요. 물론 내부시설을 꾸릴때는 특수부대가 와서 하지만 보통 지방에서는 충성의 돌격대를 조직해서 건설할때도 종종 있어요.
오중석: 그러니까 터 닦이나 골조공사는 주민들을 동원해서 하고 비밀스러운 호화시설은 특수부대가 따로 한다는 말씀이시군요.
김현아: 네. 그 사실을 주민들이 다 알고 있고요. 또 특수부대원들도 두루두루 친구도 있고 친척도 있잖아요. 그러니까 장군님 별장은 어떻게 관리한다더라는 말이 돌고 있습니다. 장군님 별장을 꾸리는 일체 모든 설비나 물자는 100% 외국에서 수입해 들어오고 또 거기서 쓰던 자재는 남아도 밖으로 못 내간대요. 왜냐하면 그걸 가지고 나가 외국에서 분석하면 내부 비밀을 알수 있기 때문에 쓰던거는 무조건 파묻거나 소각해버린다고 합니다. 그리고 별장을 경영하는데 들어가는 인원들은 그야말로 북한전역에서 특수하게 뽑아서 특수하게 관리하는 사람들이고요. 거기 뽑혀가면 다들 좋아합니다. 뭐 각 도 마다 하나씩 있고 특수한 곳마다 있으니까 한 20개 되겠죠. 이 특각에 대해서 북한 주민들은 외국처럼 분노해 하지 않고 별로 반감도 없고요. 당연히 수령님을 충성으로 높이 우러러 모셔야 한다는 관점이니까요.
오중석: 세계에는 북한보다 훨씬 부유하고 국력과 영토가 큰 나라들이 많습니다. 미국이나 서유럽, 일본 등 선진국은 말할 것도 없고 중국처럼 북한과 같이 공산당 일당체제의 나라에서도 조차 통치자 한 사람을 위해 이처럼 요란하고 큰 호화주택을 여러 개 갖고 있는 경우는 없습니다. 북한지도부가 이를 모르지 않을 텐데 이처럼 여러 개의 특각을 건설한 이유가 뭘까요?
김현아: 전국 곡곡을 현지지도 하느라 항상 바쁘니까요. 당연히 현지지도를 하다가 어디 갈수는 없잖아요. 그런데 북한 사람들은 장군님은 신변안전을 위해서 아무 데서나 유숙할 수 없고, 또 위대한 장군님이 남이 쉬는 곳에서 같이 쉰다는 것은 상상도 못하거든요. 그러니 좀 너무하다라고 만 생각했지 크게 의의를 제기하지는 않았습니다. 여기와서 발표되는 자료나 사실을 보면 김정일위원장 시절에 와서 특별하게 더 특각을 많이 만들었거든요. 옛날 60년에 김일성이 통치할때는 그렇게 많지 않았고 그때는 김일성별장도 고위급 간부들이 같이 쓰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런데 70년대 와서 이렇게 특각이 많아진 것은 김정일위원장이 특별히 무서워한다고 하더라고요. 어디가서 호화롭고 사치스럽게 살자는 것도 있지만 더 중요한 건 언제 표적이 되어 암살 당할지 모른다는 이런 불안감 때문에 곳곳에 별장을 만들어 놓고 어느 한곳에서 오래 거주하지 않고, 누구도 모르게 매일 같이 옮겨다니며 사는구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오중석: 사실 중국이나 미국 같은 나라도 지도부나 대통령을 위한 별장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주석이나 지도부 몇 사람이 사적으로 이용하는 경우는 없고 주로 외국의 귀빈을 접대하는데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의 특각은 순전히 김정일위원장과 그 가족만을 위한 시설이라고 들었습니다. 아무리 일반주민 모르게 그런 시설에서 제왕처럼 지낸다 해도 결국은 세상에 알려지고 주민들도 알게 되지 않겠습니까? 설마 북한이 영원히 현재의 암흑사회로 유지될 것으로 믿는건가요?
김현아: 글쎄요. 어떻게 생각하는지 직접 말을 나눠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말을 들으면서 생각해보니까요. 북한에서는 장군님께서 항상 인민들처럼 함께 고생한다고 선전하고 있거든요. 북한에선 누구나 다 아는 말로 '쪽잠에 줴기밥'이라고 장군님께서는 항상 편히 쉬지도 못하고 승용차를 타고 현지지도 하면서 쪽잠으로 잠을 대신하고, 제기밥을 잡수시고 다는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그 줴기밥이 100달라짜리 줴기밥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점점 알게 되는 것이죠. 비밀이 뭐가 있겠어요.
오중석: 그런 비아냥거리는 소리가 나올때는 벌써 일반 주민들이 왠만큼 안다는건데요. 주민들은 굶고 있는데 김정일 일당은 그 안에서 어떻게 호화롭게 사는지 알려진다는 얘기인데요. 그래도 철권통치해서 잘 단속할 자신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겠죠.
김현아: 네. 누구나 다 자기가 죽는 날은 모르잖아요.
오중석: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역사를 보면 백성의 고통은 아랑곳 하지 않고 호화궁전을 짓고 그 안에서 사치의 극을 이루면 살았던 제왕이나 최고통치자들은 하나같이 그 말로가 비참했습니다. 멀게는 중국의 진시황이 악명 높은 직도를 건설하느라 수십만 명을 희생시키고 그도 모자라 아방궁을 건설하다 죽었지요. 또 현대에는 피의 통치를 일삼던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이 여러 개의 호화저택을 두고도 결국은 쥐구멍에 숨어있다 체포되어 처형당하지 않았습니까?
김현아: 북한에서는 이런걸 사람들에게 다 알려주거든요. 북한은 제왕에 대해서 절대 좋게 생각하지 않아요. 그래서 역사는 왕의 역사가 아니라 인민의 역사라고 항상 가르칩니다.
오중석: 그러면 북한 최고 지도자와 제왕이 다른게 뭐가 있습니까?
김현아: 그러니까 북한 사람들이 생각을 잠깐 바꾸면 결국은 이렇게 제대로 생각하게 되는거죠. 북한에서는 사담후세인에 대해 참 관심이 크고 또 나쁘게 평가하지 않아요. 좋은데 미국 때문에 잘못됐다고 평가합니다. '인민을 역행하던 사람은 죽는다' 이건 북한에서 항상 주장하는 말이에요.
오중석: 그런데 지금 인민을 역행하고 있으면서도 그게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군요.
김현아: 그런데 그렇게 말 안 하죠. 가장 인민적이라고 말하는 거죠.
오중석: 사담후세인의 말기를 보면 지금 김정일 위원장하고 똑같았습니다. 철저한 개인숭배, 철권통치 또 반대하거나 저항하는 사람을 가차없이 처형하는 피의 통치 등 너무나도 비슷합니다.
김현아: 저는 누가 또 생각나는가 하면 루마니아, 북한에서는 로무니아라고 하죠. 차우세스쿠가 북한 비슷하지 않았습니까. 결국 말로가 비참했죠.
오중석: 이 세상에 완전한 비밀이란 없다고 하지요. 이 방송 들으시는 청취자 여러분께 알려드리는 의미에서라도 최근 영국의 한 신문에 보도된 김정은의 호화주택 건설에 관한 얘기를 김 선생님께서 직접 설명해주시죠.
김현아: 네. 북한 사람들만 모르고 세상 사람들은 다 아는 이야기인데요. 김정일 호화 저택•별장이 70여채나 된다고 합니다. 또 저택안에 전용 기차역 갖춘 곳도 많다고 합니다. 기차길까지 다 보이는 위성사진이 공개 되었는데요. 평양 용성구역과 신의주•원산•함흥•회천 등에 이런 저택들이 들어서 있다고 밝혔다. 요새 위성사진이 너무 발전해서 한국식과 서양식이 어우러진 건물 형태, 호수와 훌륭한 정원 등이 다 보입니다. 특히 20여곳의 저택 단지는 전용 기차역까지 갖추고 있고 대부분이 장벽으로 둘러싸여 있고 보안 검문소가 설치돼 있다고 합니다. 주로 김정일이 기차를 타고 다니고 비행기는 잘 안타잖아요. 고소공포증이라고도 하는데 저는 비행기는 위험하니까 그런 것 같습니다. 또 소문에 의하면 바다에 수중궁전도 만들었다고 합니다.
오중석: 네. 그것도 보도가 됐습니다. 바다 밑을 파서 바다에 노니는 물고기를 직접 볼 수 있다고 합니다.
김현아: 그런데 남한에는 대통령 호화 별장이 따로 없어요?
오중석: 남한에도 대통령 별장이 두개 정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이 휴가 때 거기서 마음대로 즐기지 못합니다. 보는 눈이 많으니 책이나 읽고 테니스 치는 정도죠.
김현아: 청와대도 작더라고요.
오중석: 호화로운건 아니죠.
김현아: 저 청와대도 가봤는데 남한에 경제력에 비해서 진짜 너무 소박하더라고요. 또 숱한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어서 놀랐어요. 우리는 주석궁 근처에 아예 접근을 못했거든요.
오중석: 그거야 비교가 되겠습니까. 청와대는 정문 바로 앞까지 모든 국민들에게 개방이 되어서 아무나 가서 구경할 수 있고 또 때로는 날짜를 정해서 청와대 안도 개방합니다. 한국의 대통령은 한국의 국력에 맞는 청와대 관저나 별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보다 더 호화롭게 하려고 해도 국민이나 언론이 가만두지 않습니다. 오히려 경제대국인 미국, 중국, 유럽의 프랑스, 서독 등 얼마나 검소합니까?
김현아: 북한 사람들은 너무 모르니까요. 그런데 자기나라 대통령이 초라하게 하고 다니는걸 좋아할 사람은 하나도 없잖아요. 그렇지만 대통령의 생활수준이라는게 나라의 경제력과 맞아야죠. 북한 주민들을 아주 잘 살게만 만들었다면 별장을 20개 가지고 있으면 어떻습니까? 북한 사람들 참 너그럽거든요.
오중석: 네 오늘은 김정일위원장과 그 후계자 김정은의 호화스런 저택이 북한 전역에 수십개에 이른다는 사실에 대해 말씀 드렸습니다. 유례없는 식량난과 경제파탄으로 고통 받고 있는 주민들 사정은 아랑곳 하지 않고 수억 달러를 들여 호화주택을 건설하고 있는 북한 최고위층의 처사에 대해 저희들은 할말을 잊었습니다. 이미 어마어마한 규모의 특각이 수십개나 있는데도 또 짓는다니 말입니다. 오늘도 대담에는 김현아 선생이 수고하셨습니다. 김 선생님 감사합니다.
김현아: 네 감사합니다.
오늘 제작에는 RFA자유아시아방송, 진행에 오중석 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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