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북한이 5차 핵실험을 실시해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가 시끄럽습니다. 북한은 조선중앙통신 텔레비젼을 통해 5차 핵실험의 성공을 축하하는 평양주민들의 반응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평양시민들의 모습에는 진심어린 축하의 기쁨은 보이지 않았고 단지 당국이 전달해준 문건을 건조하게 낭송하는데 그쳤습니다. 핵탄두 폭발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것과 핵공격 능력을 과시했다는 등의 내용으로 북한당국이 국제사회에 전달하고 싶은 전언을 시민들의 의견으로 가공해서 방송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국제사회의 반응은 어떨까요? 먼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반응부터 보겠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9일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안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자 노골적인 무시행위인 북한의 5차 핵실험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언론성명을 채택했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사만다 파워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북한의 불법적이고 위험한 행동에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보여줄 추가적 중대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여러 언론에 소개된 학계의 반응도 북한 핵개발에 대한 우려로 가득합니다. 미국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CISAC) 선임 연구원인 헤커 박사는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능력을 제대로 파악해야한다며 그렇지 못할 경우는 북한정권이 전략적 노선에 대한 잘못된 판단을 할 수 있으므로 위험하다고 경고했습니다. 심지어 북한 지도부가 핵무기 관련시설을 테러집단에 팔아넘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심각한 경고를 했습니다.
이렇듯 문제가 단순하지 않기 때문에 극단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전문가도 있었습니다. 미국 외교협회(CFR) 스콧 시나이더 선임연구원은 "김정은 체제 하에서는 평화적인 비핵화의 길이 존재하지 않으며 동북아시아의 안정을 도모하는 유일한 길은 정권교체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시나이더 연구원은 "미국의 목표는 핵무기 보유가 김정은 정권의 생존에 해롭다는 사실을 보여줌으로써 핵개발에 대한 김정은의 전략을 바꾸려고 했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김정은은 안보리 결의안이 나오자 바로 5번째 핵실험을 실시한 것입니다. 즉 해결책에 희망이 보이지 않게 됐다는 설명입니다.
이런 분석은 미국 학자만의 것은 아니었습니다. 베이징의 국제정책연구소 통 차오 연구원은 북한당국이 핵실험을 지속하는 이유는 중국이 북한의 핵개발에 대해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김정은이 알고 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중국의 입장에서는 "혼란에 대한 공포가 중국당국의 심리에 크게 자리하고 있다며 통제 불능인 북한의 존재보다 더 큰 위협이 되는 것이 바로 혼란"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렌민대학교 국제전략연구소 부소장 시아오헤 쳉 교수는 북핵문제에 있어서 강력한 변수는 중국이지만 중국의 인내심도 한계에 다달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북한이 도발을 계속한다면 더 강력하게 북한을 벌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쳉 교수는 "북한주민들이 해외에서 끌어오는 충성의 자금에도 한계가 있다. 북한주민들이 뼈 빠지게 벌어온 노동의 대가가 핵무기 개발을 위해서만 쓰여진다는 사실은 북한주민들 스스로가 당국에 등을 돌리게 할 것이다"는 분석도 내놓았습니다.
이렇듯이 미국과 중국의 학자들은 북핵문제가 국제사회 안보에 얼마나 위협이 되는지 잘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5차 핵실험을 계기로 미국과 유엔은 군사적 대응 방안은 물론이고 경제와 금융, 인권제재, 비확산 관련 차단조치, 외교적 압박 등 김정은 정권의 전략을 바꿀만한 제재 조치들을 다양하게 연구하고 있다고 전합니다.
한편 북한 내부소식통들을 통해 들려오는 북한주민들의 목소리에는 근심과 불만이 가득합니다. 북쪽 지역에 입은 큰물로 인해 지금 당장 피해가 속출하고 있으며 가을걷이가 시작되면서 식량부족 또한 큰 걱정거리입니다. 특히 간부들의 불만은 더 큽니다. '핵실험에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가는 데 쌀 수백 만 톤이 없어진다고 봐야한다'며 '인민생활을 외면하니까 중앙 간부들도 탈북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간부들도 있다"고 내부소식통들은 전합니다.
주민들의 안위와 생활은 안중에도 없는 김정은이 핵무기를 가지는 것은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안보에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는 위협입니다. 국제사회는 이런 상황이 가져올 최악의 경우를 막아보자는 목적으로 김정은이 핵개발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극단으로만 치닫는 김정은의 전략에 일차적인 피해자가 바로 북한주민이라는 점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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