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언론은 지구 모든 사람들을 위한 평화와 정의를 증진시킨다. 세계 언론자유의 날을 맞이해 언론인들을 탄압하는 행위를 멈출 것을 요청한다." 5월 3일 '세계 언론자유의 날'을 맞이해 안토니오 구테레스 유엔 사무총장이 말했습니다.
5월 3일이 바로 유엔 총회가 선언한 세계 언론자유의 날입니다. 유엔과 국제사회는 이날을 기념하면서 전세계를 아우르는 언론자유의 현 상황을 평가하고, 당국의 공격으로부터 언론의 독립성을 보호하며, 언론인으로서 의무를 다하다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언론인들을 추모하는 기회로도 삼고 있습니다.
유엔은 언론의 자유를 보호하고 증진하기 위해 1993년부터 기념일을 지정하고 정보와 표현의 자유의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고 있습니다. 그 만큼 언론이 인류의 발전과 공공의 이익에 중대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유롭게 알고 싶은 것을 배우고 평가하고 그것을 다른 사람들과 토론하고 분석해서 개인의 의견이나 여론으로 표현하는 모든 활동이야말로 한 사회를 건강하고 투명하게 발전시키는 핵심적인 동력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표현의 자유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권리 중의 하나입니다. 그래서 유엔 인권선언에서도 19조에서 표현의 자유를 선언하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은 자신의 의사와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 그 권리란 어떤 방해도 받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가질 수 있는 자유, 국적에 상관 없이 언론매체를 통해서 정보와 생각을 추구하고 받아들이고 또 전달할 권리를 말한다."
우리 북한주민들의 일상생활에서는 유엔이 선언한 이 '표현의 자유'가 어떻게 주어지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표현의 자유가 차려지는 사회의 네가지 조건들도 유엔이 제시해두었는데, 북한의 현실에 대비해서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첫째, 개방적이고 다양한 언론들이 등장할 수 있도록 국가의 법률적 환경이 마련돼야 합니다. 둘째, 언론활동을 보호하는 법률을 제정하기 위한 지도자의 정치적 의지가 있어야 합니다. 셋째, 정보가 사회적 공유재산으로써 누구나 접근 가능하도록 보장하는 법이 마련돼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언론의 소비자인 일반대중들이 정보를 날카롭게 분석하고 종합해서 일상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지적 능력을 갖추는 것도 필수적입니다.
그리고 유엔은 윤리적이고 전문적인 수준을 갖춘 언론활동과 함께 이 네 가지 조건이 잘 조화를 이룰때 언론이 기본적인 사회 제반시설로써 제대로 역할을 할 것이고 언론과 표현의 자유 그리고 정보공유의 자유가 전 국가와 사회에 넘쳐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모든 국민들이 자유로이 국내외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법적으로 보장해야 언론의 자유가 확산되고 국민들이 정보를 보고 분석하고 활용하는 능력도 개발 될 것이라는 뜻입니다. 북한 땅에서 이런 법적 조건이 갖춰지길 희망하는 것은 단순한 몽상일까요?
전세계의 언론활동과 표현의 자유를 위해 일하는 '국경없는 기자회'라는 국제적인 인권단체가 있습니다. 이 단체는 180개 국가들의 언론활동의 자유를 일년간 관찰해서 2002년부터 매년 이맘때면 세계언론자유지수(World Press Freedom Index)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북한은 180개 국가 중에 180위로 가장 후진적인 언론환경을 가졌다고 평가됐습니다.
'국경없는 기자회'는 북한에서는 여전히 외국에서 제작한 라디오 방송을 청취한 이유로 정치범수용소 즉 '관리소'로 끌려갈 수 있고 북한당국이 운영하는 조선중앙통신이 유일한 언론매체라고 비판했습니다.
물론 평양시민들만 대상으로 하거나 외국인만 대상으로 하는 통로가 제한적으로 존재합니다만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북한의 방송은 이렇게 단일화돼 있고 당국이 독점하고 있다는 것을 설명합니다. 보통의 나라에서는 언론이나 정보가 정부당국에 독점될 수가 없습니다.
그 예로 남한의 방송사 숫자를 한번 살펴볼까요? 남한에서 텔레비젼만 가지고 있으면 언제든 볼 수 있는 지상파 방송국은 5개로 각각의 방송국은 2-3개 이상의 통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돈을 내고 선을 설치해서 볼 수 있는 방송국은 14개 이상이고 전체 통로는 수십 개가 넘을 겁니다. 그 외에도 외국방송사의 방송도 다 볼 수 있습니다. 신문은 지방지를 제외하고 전국에 배포되는 신문사만 20개가 넘습니다. 각기 신문사나 방송국들은 다른 이념이나 정치색을 띄고 방송을 하기도 하고 단순히 재미만을 추구해서 문화적인 내용을 방송하는 곳도 많이 있습니다. 일본이나 중국 그외 덩치가 큰 유럽 다른 나라들은 남한보다 더 많은 방송국들이 더 다양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방송은 오로지 김정은 가족의 업적만을 숭상하는 내용만 허용하고 한 두개의 방송만 존재하는 현실입니다. 그뿐 아니라 정치선전을 위해서 외국 기자들을 초청하고도 기자들에게 자유로운 취재를 허용하지 않지요. 지난해는 영국인 기자를 억류하다 추방하는 사건까지 있었습니다. 자국민과 외국 언론인마저도 언론 통제와 감시의 대상으로 삼고 국가가 운영하는 방송사만 허용하는 이 현실이 바로 세계언론자유지수에서 북한을 꼴찌로 만들었습니다.
언제면 북한주민들이 감시의 두려움 없이 자유아시아방송과 같은 한국말 라디오 방송을 맘 편히 즐길 수 있는 날이 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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