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경] 북한주민들에게도 인터넷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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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누리는 인권을 인터넷에서도 똑같이 보장하라는 결의안이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되었습니다.

6월 13일부터 7월 초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된 제 32차 인권이사회에서 통과된 결의안의 제목은 "인터넷 상에서 인권의 증진, 보호와 영위에 대한 결의안"으로 전세계 유엔 회원국 정부와 관련 시민사회를 대상으로 하는 것입니다.

이 결의안은 '세계인권선언'과 북한도 가입 당사국인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의 19조에서 규정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 근본 취지입니다. 모든 국가의 정부는 전통적인 언론매체에서는 물론이고 인터넷 상에서도 국민들의 인권을 보호해야할 책임이 있기 때문에 주민들의 표현과 사상의 자유가 인터넷에서도 보장될 것을 권고합니다.

기술의 빠른 발전은 전세계 모든 사람들이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고 의사소통을 더 쉽게 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인터넷에서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실현하는 것이 중요한 사안으로 결의안에서 언급되었습니다. 또 인터넷을 통한 수준 높은 교육은 전인류의 진보와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모든 국가들은 주민들이 인터넷에서 정보를 접근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런 맥락에서 결의안은 국제인권법을 위반하여 인터넷 상 정보접근이나 정보유통을 막는 행위는 비난받아 마땅하며 이런 제약사항을 철회해야 한다고 권고합니다.

즉 주민들이 현실에서나 인터넷을 이용하는 공간에서나 성별의 차별 없이 그리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차별 없이 동일하게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하고, 또 인터넷을 더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모든 나라의 정부가 기술적인 기반을 마련하도록 촉구하기 위함입니다.

북한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일상적인 표현의 자유는 말할 것도 없고 일반 주민들은 인터넷에 접근도 할 수 없습니다. 지난 4월에 북한당국의 초청으로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 3명이 북한을 방문하여 김일성 종합대학을 둘러본 일이 있습니다. 이 가운데 한 교수가 컴퓨터로 무언가를 하고 있는 학생에게 '인터넷을 켤 수 있냐'고 질문을 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학생과 이를 보고 있던 교수는 쩔쩔매다가 '못한다'고 답을 했다고 합니다.

2013년 초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인터넷 회사인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이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슈미트 회장은 이후에 언론과의 대담에서 북한의 인터넷은 극도로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슈미트 회장은 "북한은 감시와 통제 아래서 인터넷과 인트라넷을 사용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정부나 군대, 대학에서만 일부 사용이 가능하고 일반 대중은 여전히 이용할 수 없다"고 말하며 "당국의 주민 통제 수준은 놀랍고 충격적"이었다고 방북소감을 밝혔습니다.

사실 이 방송을 듣고 계신 청취자들은 '인터넷'이 무엇인가 의문을 가지는 분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남한이나 일반적인 나라에서는 개인용 컴퓨터가 인터넷이라는 통신시설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컴퓨터를 켜면 바로 전 세계의 사건사고 소식을 읽을 수 있고, 영상으로도 볼 수 있으며, 책이나 학술자료들, 정부기관 보고서나 자료들을 쉽게 찾아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백과사전과 개인이나 단체 또는 국가가 운영하는 정보실의 자료들도 검색해서 쓸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구 반대편에 살고 있는 친구들과도 인터넷을 이용해서 편지나 문자를 써서 보내고 또 바로 답신을 받고, 심지어는 얼굴을 보고 대화도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모자라 사람들은 손전화에도 인터넷을 연결시켜 걸어다니며 이같은 작업들을 다 할 수 있도록 설치해 두었습니다.

저만해도 다음 주에 서울에서 개최하는 국제대회를 위해 아프리카 대륙 북부에 위치한 나라인 이집트와 튀니지에서 민주주의 활동가를 인터넷을 이용해 초청했습니다. 이 친구들은 자기 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해서 일하고 있는 활동가들로서 저와는 거의 매일 인터넷으로 문자를 주고받는 친구 사이입니다. 이렇게 인터넷을 이용해서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함께 일도 합니다.

거의 모든 일들이 인터넷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어서 일상생활과 인터넷을 떼어놓고 생각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런 이유로 유엔 인권이사회가 인터넷에서도 인권을 보장하라는 결의안을 통과한 것은 이상할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북한에서도 주민들이 인터넷을 이용하여 지구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고 함께 미래를 구상해나갈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합니다. 북한주민들만 인터넷의 사각지대에 묶어둬서는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