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년부터 군부독재를 실시해오던 미얀마가 2011년 테인셰인 대통령의 취임으로 개혁개방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2012년에는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미얀마를 방문했고 오는 11월에는 25년 만에 처음으로 자유선거가 치러지게 됩니다. 반 군부독재 투쟁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도 총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난 20일에는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에 쿠바 대사관이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같은 날, 쿠바에서도 미국 대사관이 개설됐습니다. 이로써 미국과 쿠바 간의 외교관계가 완전히 회복된 것입니다.
이런 행보는 지난해 12월, 오바마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국교정상화 추진을 선언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이어 올해 5월, 미국은 쿠바를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고 대사관 재 개설 협상을 타결하게 된 것입니다. 이제 인권문제와 경제제재 조치 해제 등 국교정상화를 위한 후속 조치들을 협의해 나갈 예정입니다.
그리고 윁남(베트남)도 있습니다. 윁남 전쟁이 끝난 지 40년, 응웬 푸쫑 공산당 서기장이 워싱턴을 방문해 오바마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이번 달, 6일에 있었던 일입니다. 이 자리에서는 양국 간 안보협력문제, 남중국해의 해양 분쟁 문제 그리고 윁남의 인권문제까지 다양한 대화가 오고 갔습니다. 이어 미국 정부가 윁남의 무기 금수 조치의 완전 해제를 적극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란의 성공적인 핵 협상 타결이 있습니다. 2013년 온건파인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이란의 대외정책은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로하니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핵 협상을 본격화했고 경제제재 해제와 핵 포기를 동시에 논의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결과, 지난 20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는 이란의 핵 합의안 이행촉구를 위한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됐습니다. 이로써, 이란 핵 문제에 관련한 미국과 유럽연합의 제재조치가 해제될 것으로 보입니다.
유럽연합이 2007년부터 이란의 석유수출에 부과하고 있는 제재는 점차적으로 해제가 될 예정이고 이란은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는 대신 국제적 고립과 제재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이번 이란 비핵화 협상 타결 과정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비핵화 협상을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지지한 중국의 역할이었습니다. 이란 비핵화를 위한 결의안이 유엔 안보리를 통과한 후 시진핑 중국 주석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전화통화를 했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이란 핵문제의 합의달성은 국제적 핵 비확산 체제를 강력히 수호한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고 '분쟁을 협상으로 해결한 유익한 경험'은 국제사회에 긍정적인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시진핑 주석의 이런 발언은 이란 식 핵 문제 해법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세계의 정치 지형은 협상과 합의에 의한 공동번영의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심지어 북한과 우호관계가 있는 쿠바, 윁남, 미얀마, 이란과 같은 나라들마저 국제사회와 함께 미래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제 지구상에 핵 문제와 인권문제를 껴안은 채 홀로 남겨진 국가는 북한 하나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북한당국이 이런 상황에 대한 인식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이 통과된 이튿날인 21일, 조선중앙통신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표명했습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란 핵 문제와 관련한 합의가 이뤄진 것을 기회로 미국이 우리의 핵 문제에 이러쿵저러쿵하고 있다'고 불쾌감을 표현했습니다.
2013년부터 김정은은 '경제건설과 핵 무력 건설이 새로운 전략적 노선'이라고 선언하고 핵-경제병진 노선을 지금까지 고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로 모순관계에 있는 경제발전과 핵개발을 동시에 진행하겠다는 것은 처음부터 실패를 예정한 잘못된 정책임이 명확합니다. 지금과 같은 국제 환경에서 국제사회와 교류 없이 북한인민의 경제생활 안정과 발전은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북한도 변화와 개방을 선택함으로써 경제발전과 인민생활 향상을 꾀하고 있는 이들 국가들과 함께 보조를 맞춰 고립정책을 벗어 던지고 세계무대로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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