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유엔 본부에서 진행된 제 71차 유엔 총회는 지난 19일 북한인권 결의안을 투표 없이 회원국의 동의만으로 통과시켰습니다. 지난 2005년부터 12년간 유엔 총회에서 채택하고 있는 북한인권 결의안이 올해도 어김 없이 통과 된 것입니다. 북한 인권문제의 심각성은 투표도 거칠 필요 없다는 유엔 회원국들의 일치된 의지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인권 결의안은 유엔 총회가 북한의 인권상황 전반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걱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고 또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 북한당국이 해야 하는 일 그리고 국제사회가 도와야 하는 일 등을 권고안으로 명시해둔 유엔의 문건입니다. 유엔 총회가 문건을 공식적으로 채택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는 총회 회원국 전체의 투표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총회 의장이 투표 안 해도 되겠냐고 물었을 때 북한인권 결의안의 필요성은 너무나 분명하기 때문에 타당한 이유를 들면서 투표하자고 반박하는 나라가 없었습니다. 의장은 그럼 그냥 통과시키겠다고 선언하고 투표 없이 전체의 동의로 결의안을 채택 한 겁니다. 그만큼 북한인권 결의안은 북한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는 말입니다.
결의안에는 그간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 진행된 유엔 및 국제사회의 노력에 대한 설명과 현재 인권상황에 대해 국제사회가 심각하게 걱정하고 있는 사실, 특히 심각한 반인도범죄가 일어나고 있으나 범죄자들은 처벌 받지 않는 현실에 대한 걱정이 먼저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지난 4월에 북한당국이 유엔의 여성차별금지조약과 아동권리협약에 통합보고서를 한꺼번에 제출한 것을 알고 있으며 최근 장애인권협약에 비준을 환영한다는 표현도 했습니다. 즉 이런 국제 규약과 협약을 통해서 북한의 여성, 아동, 장애인의 인권상황을 국제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을 기대한다는 국제적 압박을 보여준 것입니다.
이례적으로 이번엔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개발을 위한 자금 유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인권결의안에서는 처음으로 대량살상무기에 대해서 언급한 대목이라 더욱 시선을 끌기도 합니다. 유엔에서 핵무기 비확산 등 안보문제를 다루는 곳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인데요. 이 안보리에서도 지난 2014년 이후로 올해까지 3년 연속으로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 논의를 하게 될 겁니다. 이런 정황을 봤을 때 북한인권 결의안에서 안보에 대한 우려를 인권에 대한 걱정과 연결시켜 표현한 것은 더 의미심장하게 들립니다. 왜냐하면 안보리가 북한의 반인도범죄 책임자를 국제형사재판소로 넘길 결의안을 다룰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리고 유엔 결의안은 북한의 조직적이고 광범위하게 벌어지는 중대한 인권유린에 대해 규탄하며 반인도범죄에 있어서 당국이 가해자로서 책임이 있음에도 가해자가 처벌받지 않는 상황에 대해 크게 우려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결의안에서는 "북한 지도부의 효과적인 통제 하에서 지난 수십년간 북한의 최고위직과 기관들이 만들어낸 정책에 의거해서 반인도범죄가 자행된다는 타당한 근거를 확보한 사실을 인지했다"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러면서 안전보장이사회가 지속적으로 이 범죄의 책임을 확실히 할 수 있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데 그 방법으로는 국제형사재판소로 이 문제를 제소하는 것 그리고 인권유린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을 국제사회에서 집중적으로 재제를 하는 방안 등을 고려해보라고 촉구했습니다.
말 그대로 유엔과 국제사회는 북한의 김정은과 당국이 일반주민들을 대상으로 반인도범죄를 저지르고 있고 이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궁극적으로는 국제형사재판소에서 범죄자를 가려내도록 해야 함을 안보리에게 강조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안보리가 이런 반인도범죄의 문제를 국제형사재판소로 가져가도록 결의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마지막으로는 북한당국이 자국민의 인권증진을 도모하려는 자세를 가지고 국제사회의 담당자들과 인권대화와 관계자들의 공식적인 북한방문을 받아들여서 건설적인 협의를 진행할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유엔의 전체 회원국들은 결의안에 강력한 지지를 보냄으로써 북한의 지도부가 조직적인 반인도범죄에 대한 책임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는 신호를 북한 당국에게 보내고 있는 것입니다. 더욱이 안보리를 통해서 강력한 의지를 전달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유엔 기구 중에서 가장 권위있고 가장 강력한 힘을 지닌 안보리가 북한의 인권문제를 앞으로 더욱 심각하게 다뤄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강한 요구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읽어도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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