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미국의 45대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가 취임했습니다. 트럼프 정부는 극단적인 보주수의 편향을 가지고 미국 보호주의의 깃발을 들고 나온 터라 전 세계가 걱정하며 지켜보고 있습니다.
한편 미국 국민들은 더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우려를 표현하고 있는데요. ‘여성들의 행진'이라고 이름 붙인 대 국민 집회가 대표적 현상입니다.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식 이후 바로 다음날부터 집회는 본격적으로 전개되었는데 트럼프 정부가 앞으로 실행해 나갈 정책들을 반대한다는 시민들의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서입니다. 첫날은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에만 50만 명 이상의 시민들이 집회에 참가했고요. 미국 전체로는 백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거리로 나왔습니다. 트럼프 정부 반대 시위라고 할 수 있는 ‘여성들의 행진'에 21일 토요일에는 워싱턴에만 백만 명 이상의 시민들이 결집했다고 합니다.
국회의사당 앞에 있는 미국을 상징하는 ‘인디펜던스 애비뉴 (Independence Avenue)’ 즉 4킬로미터에 달하는 ‘독립로’가 시민들로 꽉 찼지만 시위는 평화적으로 진행됐습니다. ‘여성들의 행진'이라고 이름을 달았지만 여성들로만 구성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인권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참석했습니다. 이들이 내 건 구호도 중요하게는 ‘인권'입니다. “우리들의 인권, 안전, 건강, 가족, 그리고 우리들의 활기차고 다양한 공동체 사회를 인정하는 차원의 보호야말로 우리 나라의 힘이다"라고 주장하며 행진했습니다. 미국 국민들은 여성의 인권과 성소수자들의 권리 보장, 성적 평등, 민족이나 인종간의 평등, 노동자의 권리 보장, 이민법과 의료보험 제도 개혁, 환경보호 정책 등을 옹호하는 정책을 펼칠 것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트럼프 정부의 정책을 반대하고 비판하는 대중여론이 모인 겁니다.
행사를 주도하는 시민단체들은 ‘인권과 공정성에 대한 우리의 유산을 이어가자는 정신과 열망'에서 이런 전국민적 반트럼프 집회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그런 취지에서 시위 참가자들은 자신들이 직접 만든 각양각색의 구호판을 들고 집회에 나왔습니다. “성차별주의에 침묵할 수 없다.”, “우리의 함성소리를 들어라”, “트럼프는 우리 대통령이 아니다” 라든가, 인종주의, 장애인 차별 등에 반대한다는 구호도 있었고요. “낙태법을 유지하라”는 구체적인 정책에 대한 비판도 담고 있었습니다. 집회에는 유명한 영화배우나 가수들도 나와서 트럼프 대통령의 성차별적 여성 혐오 경향이나 백인 우월주의에 반대해서 시민들이 결집하고 대항할 것을 호소했습니다.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 지역까지 퍼지고 있는 ‘여성들의 행진' 시위가 힘을 얻고 있는데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여성 비하발언이나 반인권적인 정책, 이민자 등 소수자를 무시하는 차별 정책들 때문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취임식 이후 바로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와 미국 국경 사이에 장벽을 설치하겠다는 행정명령과 불법 이민자들을 체포하지 않는 지방자치행정부에는 미국 연방 정부의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행정명령에 수표했습니다. 여러 나라 간의 자유무역 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서 탈퇴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도 수표하며 트럼프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미국 우선정책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자국 이기주의 또는 미국우월주의에 기초한 트럼프 정책과 대통령에 대한 전국민적 반대 여론이 ‘여성들의 행진'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이제 막 시작한 트럼프 행정부가 국민의 거센 비판과 반대를 어떻게 잘 수용하고 통합된 사회로 안정화 시키느냐는 세계사람들의 관심거리이기도 합니다.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엄청난 규모의 시위를 보면서 저는 북한 주민들의 상황에 대입시켜 생각했습니다. 북한도 헌법 5장에서 공민의 기본적 권리와 의무에 대해서 서술하고 있는데요. 17세 이상의 공민들에게 집회, 결사 및 시위의 자유를 헌법으로 엄연히 보장하고 있습니다. 물론 북한 당국이 헌법의 가치는 물론이고 인간 존엄성의 가치도 무참히 짓밟고 있는 현실을 알고 있습니다만 청취자 여러분들은 공민으로서 누릴 수 있는 최소한의 권리를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북한의 헌법을 언급해봤습니다.
북한에서도 시민들이 자유로이 조직하는 평화적인 축제분위기의 집회와 시위문화가 움트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미국의 ‘여성들의 행진'에 대해서 설명드려봤습니다. 그리고 북한 땅에서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의 가치와 정의가 실현될 날이 곧 오기를 빌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