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경] 쿠바의 모범을 따라 배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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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쿠바를 공식 방문했습니다. 1959년 피델 카스트로의 쿠바 혁명이 일어났고 이어 1961년에는 양국간 외교가 완전히 단절되었습니다. 그 후 처음으로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반미혁명’의 도시였던 쿠바의 수도 아바나를 방문하여 혁명궁전에서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미국 방송국과 가진 인터뷰에서 “변화는 하룻밤 사이에 일어나지 않을 것이며 인권과 개인의 자유를 둘러싸고 미국과 쿠바 간에 상당한 견해 차이가 있다”고 밝히면서 “그러나 우리는 추가적인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22일에는 오바마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쿠바 야구 국가대표팀과 미국의 야구단의 친선 경기를 함께 관람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친선 야구 경기 관람에 앞서 가진 대중연설에서 “두 나라는 같은 피를 나누었지만 오랜 세월 사이가 멀어진 형제 같다”며 친밀감을 표현했습니다. 또 “쿠바 국민은 자기 생각을 가슴에만 담아두지 말고 두려움 없이 자유롭게 말해야 하며 민주주의를 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대중연설은 텔레비전 방송으로 쿠바 전체에 실시간으로 중계되었습니다.

3일간의 쿠바 아바나 방문기간 동안 오바마 대통령이 정부관계자들만 만난 것은 아닙니다. 22일에는 10여 명의 쿠바 반체제 인사들과 만나기도 했습니다. 과거 쿠바 당국에 의해 구금되었던 인권활동가들과 언론인 그리고 인권변호사들을 만났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인권활동가들의 용기 있는 활동을 치하하며 미국의 쿠바 정책은 쿠바 국민들이 자신들의 생각을 자유로이 밝힐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며 자유롭고 번영된 삶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쿠바의 인권단체들과 반체제 그루빠 사람들은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쿠바 방문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는 편지를 미국 대통령에게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편지에서 이들은 “민주주의 세계가 카스트로 일가를 정당화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카스트로 일가는 우리나라의 안녕을 파괴했다. 쿠바의 자유를 위한 활동으로 인해 수천 명의 쿠바사람들이 사형장에서 그리고 정치적 구금으로 인해 목숨을 잃어야 했다”고 호소했습니다.

이렇게 쿠바에서는 미국 대통령이 방문한 기간에도 국민들의 다양하고 솔직한 목소리들이 이곳 저곳에서 흘러나왔습니다. 북한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쿠바의 반체제 인사들이 우려하는 바와 같이 관계정상화를 선언하고 정상회담을 진행했다고 하여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닙니다. 앞으로 양국이 풀어야 할 문제들이 적지 않습니다. 카스트로 의장은 정상회담 이후 공동기자회견 자리에서 "미국과 쿠바 사이에는 현격한 차이가 존재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할 수 있다’며 양국관계 정상화에 강한 의지를 표현했습니다.

카스트로 의장은 미국의 대쿠바 금수조치와 관타나모 미 해군기지를 반환할 것 등이 앞으로 풀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쿠바의 민주주의와 인권개선을 요구했습니다.

적대국가였던 미국과 손을 잡고 국제사회로 나오면서 실용주의적인 정책을 펼치는 나라는 쿠바만이 아닙니다. 미얀마가 쿠바와 같은 길을 걷고 있으며 이미 베트남은 1995년에 미국과 관계정상화를 선언했고 2000년 7월에는 양국간 무역협정을 체결했습니다.

하지만 이 나라들은 북한당국이 주장하는 것처럼 붕괴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베트남의 경제성장률은 6~8 프로(%)로 급속히 성장하고 있으며 인권상황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습니다. 미얀마도 2014년에 8.7 프로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으며 향후 평균 8~9프로 대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습니다.

2016년 오늘, 우리는 역사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모습을 직접 확인하고 있습니다. 1961년 쿠바의 미사일 위기 상황을 되돌아보면 오늘날 두 정상의 만남은 그야말로 기적 같은 일입니다.

이제 지구상에서 역사의 발전에 역행하는 나라는 하나뿐임을 알 수 있습니다. 바로 북한입니다. 북한당국은 ‘사회주의 혁명’이라는 미명 아래 ‘미제국주의자들의 공화국 붕괴 위협으로부터 인민을 보호한다’는 선전문구를 아직도 내걸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핵개발에 열을 올리며 인민들의 눈과 귀를 막고 반인도범죄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민을 위한 진정한 혁명은 국제사회와 협력하여 더불어 잘 사는 한반도와 세계를 만드는 것임을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습니다. 국제사회가 내미는 인권개선의 요구를 뿌리치는 것이야 말로 북한당국이 체제붕괴의 길로 스스로 걸어가는 것임을 당국자들은 물론 북한주민들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