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경] 북한의 비인간적 납치 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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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1년 전이었습니다.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북동부에 있는 ‘치복’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전 세계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납니다. 한 여자 중학교에서 여학생 삼백여 명이 이슬람 극단주의 폭력집단인 “보코하람”이라는 무리들에 의해 납치가 된 것입니다. 이후 이들 중 오십여 명은 탈출한 것으로 보도되는데, 여전히 276명 정도의 여학생들은 행방이 묘연합니다. 여학생들은 이들 폭력집단의 성노예로 동원되거나, 전사로 훈련시킨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보코하람이라는 극단적 이슬람 폭력집단은 2010년경부터, 나이지리아의 교육체계를 대상으로 공격을 시작했습니다. 이들의 목적은 이슬람 근본주의 종교국가를 세우자는 것인데, 나이지리아 정부의 서구화된 현대식 교육이 이들의 목적 달성을 방해한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대학생들이나 기독교인들을 무차별적으로 살해하기도 했습니다. 2014년 한 해 보코하람의 이 같은 만행으로 4천 여명이 희생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렇게 아프리카의 한 작은 마을에서 발생한 납치사건이 전세계에 알려지면서, 국제사회는 큰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그리고 이 소녀들을 돌려달라는 구명운동이 전 세계적으로 일어났습니다. 사람들은 “소녀들을 집으로 돌려보내시오”라는 팻말을 들고, 사진과 영상을 찍어서 인터넷에 올리는 방식의 구명활동을 지난 일년간 진행했습니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과 유엔의 반기문 사무총장을 비롯해 전세계의 유명 인사들도 이 구명활동에 대거 참여했습니다. 이 활동은 전 세계사람들을 눈물 흘리게 했고, 수 많은 사람들이 납치된 소녀들이 무사히 돌아올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나이지리아에서는 보코하람 폭력집단과의전투도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납치’문제를 이야기 하자면, 북한당국이 저지른 납치를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6.25전쟁 3년간 82,959명의 민간인들이 북한에 의해 납치되었습니다. 남한 어부들을 대상으로는 3천 건 이상의 납치와 어선 나포가 있었고, 그 중 457명은 아직 돌아오지 못한 상태입니다. 1969년에는 남한의 비행기 한대가 통째로 납치되어 북으로 갔습니다. 납치된 승객과 승무원 중 11명은 아직도 북한에 억류되어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본사람들도 17명이 납치된 것으로 공식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심지어, 김정일이 좋아할 만한 영화를 제작하라고, 남한 최고의 영화감독과 여배우까지 납치를 한 적도 있습니다.

남한과 일본 사람들뿐만 아니라, 태국이나 루마니아 등 세계 여러 나라의 여성들도 납치했습니다. 중국의 동북3성 지역에서는 북한 보위부의 납치조가 공공연하게 활동하며, 탈북자들이나 한국인 선교사 등을 납치해 온 것은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북한당국이 납치행위를 저지르는 이유도 보코하람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납치해간 사람들을 간첩으로 활용하거나, 간첩 교육이나, 이웃국가의 정보를 빼내기 위해, 심지어는 북한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을 결혼 시키는데 이용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북한의 이익에 맞게 남한 사람들이나 외국인들을 이용했습니다. 실로 비인간적이고 추악한 범죄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납치행각에 대해서는, 대대적인 사건규명 활동이 전개되지 못했습니다. 일부 납치자 가족들의 피눈물 나는 노력과 이들을 지원하는 소수의 남한과 국제사회의 사회단체들이 있을 뿐입니다.

일본정부는 17명의 행방을 알아내기 위해 정부 내에 납치자 문제 전담부서를 설치하여 북한당국과 면담하고, 제재를 가하며, 전세계에 일본인 납치문제를 알려서 국제적인 협조를 얻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납치피해자 가족이 유엔 인권이사회에 참석할 때는 피해자가족 일인당 일본정부의 담당 공무원들 각각 세 명씩 배정해 피해자가족을 수행하며 지원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 한국인 납치피해자 가족들은 자기 돈을 써서, 사회단체 활동가 한 두 명과 함께 유엔 인권이사회를 방문해 자신들의 딱한 사연을 호소했습니다.

다행히 올해 유엔 인권이사회 결의안은 북한에 의한 납치문제에 크게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남한정부도 한국인 납치피해자의 구명을 위해 그리고 행방을 알기 위해 더 적극적인 협조와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일본정부가 하는 것처럼 제재와 대화를 동시에 진행하는 등 다양한 노력들을 기울여야겠습니다.

여기에 힘입어 우리 사회단체 구성원들도 북한에 의해 납치된 무고한 사람들의 안녕을 보장하는 구명활동을 펼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