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경] 북한문제 해결의 열쇠는 주민들 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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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수도 베를린과 독일 남부에 있는 작은 도시 마인츠에서 지난 25일부터 아흐레간 독일 북한인권주간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독일사람들에게 북한인권 실상을 알리는 행사는 올해로 3년째를 맞이하는데요, 대상은 독일의 정치권과 시민사회입니다. 독일에도 북한의 인권향상을 위해서 일하는 수십 명의 시민활동가들이 시민단체를 이루고 있어서 저와 함께 북한인권주간 행사를 조직하고 준비했습니다.

인권을 연구하는 연구소들과 의회의 정책을 연구하는 독일의회 부속 정책연구소 관계자들을 만나서 북한인권 실상과 정책을 토론했습니다. 또 독일 젊은 지성인들의 북한인권 인식 고취를 위해서 유서 깊은 대학교인 마인츠대학교과 베를린의 훔볼트대학교에서 북한인권 강연도 진행했습니다. 베를린의 일반시민들에게 북한 상황에 대한 문제인식을 공유하기 위해서 북한인권 영화제도 올해 3회째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독일사회에 중점적으로 알리고 싶은 점은 세 가지였는데요. 첫째로, 북한은 유럽사람들에게도 더이상 신비로운 폐쇄국가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왜냐하면 3만 천명이 넘는 탈북민들을 통해서 북한인권의 처참한 상황을 잘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당국이 외화벌이와 국제적 선전선동 차원에서 받아들이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보고 세계에 전하는 평양의 사진이나 영상의 모습은 진짜 북한 인민대중의 보편적 모습으로 보기 어렵다고 알려 줬습니다.

둘째 북한은 사회주의 국가도 아니며 공산주의 국가는 더더욱 아니고 오히려 독일 나치정권과 같은 파시즘 국가라는 설명을 했습니다. 서양 언론들은 말하기 쉽게 북한을 그냥 공산주의 또는 사회주의 국가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이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습니다. 권력을 손자까지 3대째 대물림하는 공산주의 국가가 어디 있으며 또 김일성과 항일빨치산활동을 했는가 아니면 100여년 전에 지주였는가에 따라서 모든 인민들의 운명을 대대손손 결정해 둔 3대계층과 성분제도도 공산주의 사회주의 혁명을 꿈꾸는 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다는 설명을 했습니다.

셋째로 독일은 세계 2차 세계대전에서 학살과 반인도범죄를 자행했던 국가로 북한의 반인도범죄에 대해도 인류공동체 성원으로서 역사적 책임의식을 가져 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독일 나치정권은 2차 세계대전을 지나면서 유럽전역에서 의도적으로 수백만의 유대인과 소수민족들을 학살했습니다. 그리고 전후 국제형사재판소를 설립해 잔혹범죄의 책임을 나치정권 관료들에게 물었습니다. 역사적인 교훈을 미리 배운 현재 독일 정권과 사람들이 21세기 현재도 인류의 잔혹범죄가 벌어지고 있는 북한상황에 관심을 가지고 국제사회와 함께 해결책을 고민해보자고 당부했습니다.

그러면서 저희는 두가지 북한의 인권문제를 설명했습니다. 하나는 북한 안에서 벌어지는 인권유린입니다. 중국에서 강제북송된 후 이뤄지는 강제구금과 고문, 비인간적인 처우에 대해서입니다. 두어차례 중국으로 도강했다가 잡혀들어가는 경험을 한 여성탈북민도 함께 독일에 와서 북송된 뒤에 교화소에서 7년간 갇혀서 온갖 비인간적인 수모를 겪었던 얘기를 들려줬습니다. 이 여성은 보위부 집결소에서도 정신적 육체적으로 비인간적인 고문을 받고 자살을 시도 했습니다. 이런 끔찍한 경험을 독일사람들에게 들려줬고 독일사람들은 21세기 현실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믿기 힘들다며 충격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두번째로 북한의 외부에서 벌어지는 북한인권유린으로 중국이나 몽골, 러시아 같은 나라에 파견돼 일하는 북한근로자의 노예상황을 설명했습니다. 1990년대 시베리아 벌목공으로 나갔다가 탈북해 지금은 남한에서 북한인권활동을 하는 김승철 북한개혁방송 대표가 설명했습니다. 북한 해외파견 노동자는 돈을 벌든 못벌든 외국에 있는 동안에는 ‘국가계획분’으로 매달 정한 일정금액을 당국에 받쳐야 하는 구조를 설명했습니다. 번 돈의 90프로 이상이 국가계획분이란 사실을 독일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북한 내 근로자들의 상황도 원칙적으로는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은데요, 왜냐면 근로자들의 월급이 3천원 채 안되고 따로 개인사업을 할 시간을 벌려면 그보다 100배에 가까운 뇌물을 소속된 회사에 바치지요. 세계 모든 나라 사람들은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 적든 많든 회사의 규모와 수입에 맞춰서 월급을 받습니다. 그 돈으로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구입하면서 먹고 살고 또 장래를 위해 저축도 하고 집도 사는 것이 정상입니다. 북한처럼 쌀 500그램도 못 살 정도의 월급을 받는 경우는 없습니다. 이것은 불법행위로 회사 고용주가 처벌을 받습니다.

문제의 해결책으로 북한 외부에서 접근하는 방법과 북한 내부에서 답을 찾는 방도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외부의 해결방법은 유엔 산하의 많은 기구 중 북한당국이 가입하고 비준한 협약기구들을 잘 활용할 것을 들었습니다. 이번 10월과 11월에 있었던 유엔의 아동권리위원회와 여성차별철폐위원회 검토를 말합니다. 유엔과 국제사회는 북한의 아동문제와 여성문제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북한당국을 통렬히 비판했습니다. 여성과 아동이 폭력과 차별, 강제노동 등에 고통을 받고 있는데도 현실적인 개선노력을 하지 않으면서 북한당국은 형식적인 법제도를 갖췄다고 자랑했습니다. 이에 해당위원회는 북한이 실질개선을 하도록 권고하고 감시하는 일을 지속합니다. 또 북한과 외교관계가 있는 독일같은 나라에서 접촉해서 직접 당국에게 북송 후 보위부 구류장에서 벌어지는 인권유린을 중단할 것, 탈북을 형법으로 중형죄로 다스리는 것은 부당하다는 충고와 압박을 해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무엇보다 북한 내부의 해결방안이 핵심적으로 중요합니다. 북한주민들이 정치 사회적인 상황과 정책을 결정하는 것이 북한인권문제의 핵심 열쇠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지금은 불가능하지만 언젠가는 북한주민들도 전세계 다른 나라 국민들처럼 투표로 국가 최고지도자도 선출하고 국가정책에 중요한 의견도 제시하는 날이 올 겁니다. 이런 발전된 상황을 순조롭게 만들기 위해서는 북한주민들이 세상에 눈을 뜨고 인권과 민주주의 가치를 깨달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계사람들의 인권 의식수준을 따라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외부로부터 더 많은 정보를 습득하고 객관적으로 생각하고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첫걸음입니다. 북한당국이 주민들의 인권인식제고를 위해 협조하거나 교육하지 않기 때문에 주민들 스스로가 갈고 닦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북한주민들이 외부정보를 잘 흡수할 수 있도록 선진국들이 도와주는 것이 우리의 도리라는 주장을 했습니다.

이것이 지금 독일의 수도 베를린과 마인츠에서 토론하고 있는 내용들입니다. 지금도 세계 어디선가 북한주민들 스스로 미래를 결정할 날이 올거라는 희망으로 북한 미래의 희망을 토론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알고 계시기 바랍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