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경] 유엔 최고기구 안보리에서 북한인권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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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연말이면 미국의 뉴욕에 있는 유엔 본부에서는 북한인권 논의가 한창 진행됩니다. 유엔 전체 회원국가들의 회합인 유엔 총회가 열리는데요. 특히 전세계의 심각한 인권문제를 집중적으로 토론하는 유엔의 제 3위원회에서 10월 말이면 북한 인권문제의 해결책을 찾고자 토론하고 결과물로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합니다. 12월이 되면 유엔에서 가장 강력한 기구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열립니다. 2014년부터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도 북한인권문제를 안건으로 토론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유엔 총회가 폐막을 하면서 내년 한 해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서 무엇을 하면 좋을지를 전략을 담은 북한인권결의안을 최종 선택합니다. 이렇게 매년 마지막 분기에는 유엔 총회와 안보리에서 북한인권 토론이 집중적으로 진행됩니다.

올해는 지난 12월 11일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즉 안보리에서 북한인권 문제를 토론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많은 유엔의 기구들 중에서 가장 강력한 권위로 세계의 안보와 평화 문제를 책임지는 곳입니다. 유엔의 거의 모든 기구들이 법적 구속력이나 공권력이 없습니다만 유일하게 유엔의 안보리는 군사력을 동원할 수 있는 공권력을 발휘하는 곳입니다. 1950년 북한이 남한을 침공해왔을 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유엔 연합군을 한반도에 파견할 것을 결정했고 1991년에는 이라크와 쿠웨이트에 그리고 2011년에는 리비아에 군사력을 사용하도록 결정한 기구입니다. 이후 카다피 독재의 종말을 이루어 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최고권력기관에서 북한인권 문제를 안건으로 토론한 만큼 이 문제는 국제적으로도 가장 심각하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안보리 회의에서 북한인권문제를 안건으로 토론하던 날에 맞춰서 미국, 호주, 일본, 한국 등 국가들이 북한인권 상황을 좀더 자세하게 유엔 외교가에 알리기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저는 시민단체 활동가로서 이 행사를 지원하기 위해서 탈북민 발표자를 선별해서 함께 안보리 회의를 참관했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5개 상임이사국 대사들과 10개 비상임 이사국 대사들이 둥글게 둘러앉아서 토론을 합니다. 저희는 방청석에 앉아서 안보리의 북한인권 논의를 지켜봤습니다.

북한인권문제를 안보리에서 토론하는 것이 적절한지 여부에 대한 토론도 있었습니다. 15개 상임 비상임 이사국 중에 중국, 러시아, 볼리비아 3개 국가는 인권문제는 유엔의 인권이사회가 다뤄야 할 문제이지 안보리의 안건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10개 국가는 북한주민 전체를 대상으로 체계적으로 자행되는 인권유린은 ‘반인도범죄’에 해당되는 참혹한 인간성 말살 행위로 한나라의 안보와 평화를 침해하는 범위를 넘어선다고 말했습니다. 지역을 넘어 전세계의 평화와 안보를 해치는 인권유린으로써 안보리가 나서서 문제해결을 해야 한다는 대다수의 안보리 이사국들의 주장에 따라서 북한인권 논의가 지속됐습니다.

우루과이 대사는 북한 인권문제에 해결책을 찾는데는 어떤 제한도 두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인권과 법치가 실현되지 않는 북한과 같은 나라에 대해 인권개선 압박을 가하는 것은 안보리가 할 일이라고 강조했는데요. 우루과이가 과거 독재체제 하에 있을 때 국제적인 인권압박을 많이 받았고 독재체제가 민주화된 체제로 전환하는데 큰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경험에 비춰봤을 때 안보리가 더욱 강한 공권력을 가지고 북한인권 문제에 개입해 압박을 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습니다.

유엔의 미국 대사 니키 헤일리는 탈북 여성의 신상을 자세히 소개하며 북한인권 현실을 지적했습니다. 헤일리 대사는 여성탈북민을 방청석에서 일으켜 세우고 안보리 회의에 참석한 세계 주요국가들의 대표들에게 소개시켰습니다. 북한인권 유린 희생자들이 실제 이 자리 왔다고 알리고 직접 한 탈북민 여성이 어떤 인권유린을 겪어야 했는지를 설명했습니다.

이 여성은 북한을 탈출하려다 잡혀서 온갖 비인간적인 고문, 폭행을 당하다 사형 위기까지 처했다가 거액의 뇌물을 고이고 겨우 살아났으며 또 탈북한 이후에도 바로 중국경찰에 잡혀서 중국변방 구류장에 수감됐다 뇌물을 고이고 북송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던 여성입니다. 헤일리 미국 대사는 북한당국과 유엔 회원국들이 이같은 비극을 지금까지 계속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비극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깜깜한 상자 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전 세계가 다 알 때까지 탈북민들의 비극을 이야기 하고 또 얘기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안보리 회의 이후에도 니키 헤일리 미국대사는 국제사회의 이러한 노력을 북한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취지로 탈북민 여성들과 직접 대담을 하고 녹음했습니다. 이 대담에서 한 탈북민은 북한주민들이 직접 자유가 뭔지 그리고 인간성의 소중함을 뭔지를 깨닫게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이 대담은 라디오를 통해서 북한청취자들에게 들려 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헤일리 미국 대사는 국제사회가 북한주민들의 인권문제 해결을 위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국제 기구들을 동원해서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북한 사람들이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국제사회에서 노력하는 만큼 우리 주민들의 존엄성과 인권이 조금씩 존중 받게 되는 날들이 곧 오기를 기대합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