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경] 태영호가 말한 표현의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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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7월 남한으로 망명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대사관 공사가 27일 남한 언론인들과 만났습니다. 태영호 전 공사는 이제 남한 사회의 성원으로서 사회생활을 하게 되는데요. 이에 앞서 통일부를 출입하는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먼저 태영호 전 공사가 누군지 알아보겠습니다. 태영호는 평양국제관계대학을 졸업하고 외무성 8국에 배치돼 1993년부터 주 덴마크 대사관 서기관으로 활동을 시작한 서유럽 전담 외교관이었습니다. 망명 전까지 영국에서 10년간 외교관 활동을 했으며, 영국 런던 주재의 북한 대사관 공사로 대사관 내 서열로는 대사 바로 아래 지위였습니다. 태 공사는 유능한 외교관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국제사회가 목소리 높여 비판하는 북한의 참혹한 인권유린 실상과 북한 독재체제의 문제점들이 사실이 아니라는 거짓 선전선동 활동이 주 임무 였습니다. 이제는 남한 시민으로서 한반도의 통일을 위해 복무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저는 언론에 공개된 기자 간담회 내용을 살펴봤는데요. 핵 문제, 경제상황, 중국이나 미국과의 관계 등 태영호가 여러 가지 북한을 둘러싼 정세를 이야기했습니다. 그 중에서 제가 중요하게 받아들인 것은 두 가지 입니다. 먼저 사상과 표현의 자유와 정보유통의 가치 그리고 두 번째는 남한 및 국제사회의 북한인권 활동의 가치에 대해서 입니다. 이 두 가지 점에서 태영호가 이야기한 내용을 정리하며 제 생각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먼저 표현의 자유와 정보유통에 대해 태영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북한 사회는 외부로부터 정보 유입이 차단된 조건에서만 존재가 가능한 사회다. 북한에 외부 정보가 유입되는 날 북한은 스스로 허물어진다.”

태영호 전 공사도 말했듯이 북한의 많은 사람들은 현재 남한 드라마를 보고 남한 대중음악을 즐기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직은 일부 주민들만이지만 남한 라디오도 듣고 있습니다. 해외에 있는 외교관들의 하루 업무는 남한의 통신사인 연합뉴스에 나온 북한란 소식들을 읽는 것으로 시작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본인도 남한에서 탈북민들이 하는 활동들을 거의 빠짐 없이 다 인터넷으로 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인터넷으로 언론 기사도 보고 영상도 본다고 합니다.

저는 여기에 더해서 사상과 표현의 자유가 실현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사상과 표현의 자유가 존재하지 않는 현실이기 때문에 텔레비죤과 라디오를 통해 들은 내용을 주위 사람들과 나누고 토론하고 여론을 형성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지요. 그런 이유로 태영호 전 공사가 말한 ‘수령에 대한 신격화가 허물어지는’ 임계점까지 아직 다다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태영호가 표현 했듯이 “낮에는 김정은 만세를 외치고 저녁에는 이불을 쓰고 한국 영화를 보는” 상태가 오랜 기간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의 고위층도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기회주의적으로 살 수 밖에 없고 본인도 그런 삶을 살았다고 말했습니다.

두 번째 중요한 지점은 북한인권 활동에 대해서입니다. 태영호 전 공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북한을 가장 위축시키는 것이 인권문제다. 북한당국은 인권에서 승산이 없다는 걸 알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북한인권 실상을 알리고 유엔을 중심으로 북한인권 결의안을 통과시키고 유엔 회원국가들이 북한의 인권유린을 비난하는 활동들이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습니다. 태 전 공사는 “3월 제네바 인권이사회에서 북한이 공식 표 대결을 포기했다”고 말했습니다. 3월 유엔 인권이사회에서도 그렇고 12월 유엔 총회에서 채택되는 북한인권 결의안이 최근 몇 년간 투표도 거치지 않고 찬성 통과될 만큼 국제사회는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개혁하고자 하는 의지가 높은데요. 북한당국도 더 이상은 이를 거스를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인권문제에서도 북한당국은 여전히 임계저항을 하고 있습니다.

태영호 전 공사가 한 이야기들을 종합해보면 해외에서나 북한에서나 알 만한 사람들은 대부분 국제사회의 북한 인권상황에 대한 비판을 여러 가지 통로로 접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김정은이 숙청, 관리소 운영, 처형 등을 통해 전 주민들을 대상으로 공포심리를 조성함으로써 변화의 임계점을 계속 늦추려는 임계저항을 하는 겁니다. 주민들은 공포정치로 인해서 상황의 개선과 변화발전에 대한 고민 자체가 막혀있는 현실에 처해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과 여러 가지 전자매체를 통해 전세계에 범람하고 있는 정보의 거대한 흐름 그리고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영원히 차단하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북한당국은 알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