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의 사무국을 책임지고 있는 권은경이라고 합니다. 오늘부터 RFA 자유아시아방송을 통해서 여러분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반갑습니다.
제가 일하는 '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 같은 단체를 보통 시민단체라고 합니다.
이름만 들어도 아시겠지만 북한의 인권상황 개선을 위해 일하는 단체인데요. 남한을 포함한 국제사회에는 이와 비슷한 수많은 시민단체들이 존재합니다. 칼럼을 시작하면서 이런 시민 단체들의 역할과 성격에 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90년대 말 고난의 행군 시기를 기점으로 남한에는 북한 인권을 위해 일하는 사회단체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천년에 접어들면서는 수십 개의 단체들이 만들어져 제 각각의 특색 있는 활동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시민사회 단체라고 하면, 청취자 여러분들은 직맹, 여맹, 사로청 또는 조선소년단 같은 단체들을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이들과는 성격이 완전히 다릅니다. 이런 기구들은 최고지도자나 조선로동당의 교시와 강령을 따라, 북한당국의 이해와 요구에 맞는 각종 정치, 사상, 조직 활동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에 비해 남한의 시민단체들은 국가(정부)나 정치와는 별개의 조직입니다.
시민사회 단체가 하는 일은 한 나라의 정부가 일일이 신경 쓰지 못하는 사회 구석구석에서 발생되는 크고 작은 일들을 챙기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아니지만, 사회와 국가 그리고 세계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일한다는 의미로 비정부 기구라는 말로 부르기도 합니다. 또 금전적인 이득을 취할 목적으로 일하는 기구들이 아니기 때문에 비영리 기구라고도 부르기도 하죠.
주로 시민단체들은 사회의 소외계층 사람들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일, 그리고 이들의 권리와 이익을 보장하는 활동들을 하는데요. 예를 들어, 부모 잃은 어린이들을 보살펴주고 공부하도록 도와주는 시민단체도 있고, 더 좋은 물건을 더 싼 값에 구매하는 것을 돕는 단체, 훌륭한 정치인을 뽑자고 대 시민 정치선전활동을 하는 단체에서부터 심지어는 주인 잃은 강아지를 치료하고 보살피는 단체 등 헤아릴 수도 없이 다양한 일들을 하는 시민단체들이 세계 곳곳에 존재합니다.
노동신문이나 조선중앙통신을 보면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을 비난하는 군중대회나 한국전쟁 기념일을 맞이하여 반미 군중대회를 평양에서 열었다고 하는 기사들이 눈에 띠고 있습니다. 이런 군중대회는 모두 당국에서 시민들을 동원하여 진행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국가에서는 시민사회 단체들이 자발적으로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내세우는 군중대회나 강연회 같은 것을 개최해서 자신들의 관심사를 사회문제로 부각시키는 활동을 합니다. 심지어 한 나라의 대통령을 반대하는 군중집회도 자주 열립니다.
이처럼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과 요구를 대변하는 시민단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아마 북한이 유일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그래서 북한당국은 북한인권 증진을 위한 시민단체들의 활동을 놓고 미국 정부나 한국 정부가 조직하고 동원한 반공화국 모략행위라고 비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정부가 시킨다고 이런 어렵고 까다로운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남한의 북한인권 관련 시민단체들의 경우 바깥세상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비인간적인 인권 유린이 북한 정권에 의해 자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 주민들을 위해 뛰고 있는 것입니다.
남한의 시민사회는 1980년대의 민주화 과정을 거치면서 발전되었고 지금은 사회, 문화, 경제, 정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의 시민단체는 세계 1, 2차 대전을 거치면서 생성돼 세계 곳곳의 비참한 인권문제들을 해결하면서 반세기에 걸쳐서 발전해 왔습니다.
이제 북한과 같은 국가에서도 시민운동의 바람이 불 차례입니다.
북한에서도 정상적인 국가들과 같이 시민사회가 활동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남한의 시민단체뿐 아니라 한국 정부와 국제 사회가 함께 나서야 합니다. 지금이 바로 북한주민들의 시민의식과 인권의식을 높이기 위해 더 적극적인 지원과 노력이 필요한 때인 것 같습니다.
북한의 언론과 사상, 표현의 자유를 위해 그리고 북한에 독립적인 언론이 탄생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지속적으로 압력을 가하고 촉구해야 합니다.
이런 노력들이 지금은 공허한 메아리처럼 들리겠지만 남한의 시민단체가 만들어 온 역사에 비추어 볼 때 빗물이 바윗돌을 뚫는다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바로 이 때문에 남한 과 전 세계의 북한인권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청취자 여러분들이 사회발전의 주역이 될 미래가 머지않다는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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