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6일 미국 뉴저지주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막을 내린 열린 제72회 미국프로골프협회 US여자오픈에서 한국 선수들이 다시 한번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우승과 준우승을 포함하여 상위 10위 이내 여덟 개 자리를 한국선수들이 차지한 것입니다. 한국의 박성현 선수는 최종 합계 11언더파로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고, 부산 학산여고 2학년생인 18세 한국소녀 최예진이 준우승을 차지했으며, 유소연, 허미정, 이정은 등이 10위 이내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2위를 차지한 최예진과 공동 5위를 차지한 이정은은 아직 프로에 입문하지 않은 아마추어 신분으로 참가하여 좋은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한국이 여자골프의 최강국이라는 사실이 다시 한번 확인된 것입니다.
2017년도 US 여자오픈에 걸린 총 상금은 500만 달러였는데, 우승자에게는 90만 달러를 그리고 준우승자에게는 54만 달러가 주어졌습니다. 박성현이 우승으로 받은 상금 90만 달러는 우리돈 10억 2천만 원에 해당하는 큰 돈입니다. 상금은 3위 34만 달러, 4위 24만 달러, 12위 10만 달러 등으로 차등적으로 지급되었는데, 69위에게는 1만 달러가 주어졌습니다. 최예진과 이정은은 아마추어 신분이어서 상금을 받지 못했습니다. 여자 프로골프는 세계 랭킹을 보더라도 한국이 대세라는 사실을 재확인 할 수 있습니다. 2017년 8월 현재 세계 10위 이내에는 한국 선수가 5명이나 포진되었는데, 1위 유소연, 4위 박성현, 6위 전인지, 8위 양희영, 9위 김세영 등이 그들입니다. 랭킹 5위인 리디아 고도 뉴질랜드 국적이지만 한국인입니다. 모두 합치면 한국인이 6명입니다. 미국 프로골프협회가 주최하는 여자골프대회는 매년 약 35개가 열리는데, 금년에도 8월 현재까지 21개 대회가 열렸습니다. 이중 11개 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이 우승을 차지했는데, 장하나, 양희영, 박인비, 이미림, 유소연, 김세영, 김인경, 박성현, 이미향 등이 주인공들입니다. 35개 대회의 평균 우승 상금은 20만 달러에서 30만 달러 사이인데, 우승상금의 규모가 40만 달러가 넘으면 메이저 대회로 불립니다. 우승상금이 90만 달러인 US 여자오픈은 메이저 중의 메이저로 불립니다.
1993년생인 박성현은 미국 투어에서는 신인입니다. 박성현은 어머니의 권유로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골프를 했고, 이후 빠른 성장을 보이며 여고 2학년 때 국가대표가 되어 태극마크를 달았습니다. 프로로 전향한 후에는 한국 여자프로골프의 2부 투어인 드림투어와 3부 투어인 점프투어에서 활동했습니다. 드림투어와 점프투어는 정규 투어의 출전권을 받기 위해 거쳐야 하는 관문인데, 지금도 수많은 어린 선수들이 1부 정규투어 진출을 위해 여기서 경쟁하고 있습니다. 박성현은 2부 투어와 3부 투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2014년에 여자프로골프 정규대회(KLPGA)의 티켓을 따냈고, 이후 정규대회에서 2015년에 3승 그리고 2016년도에 7승을 거두며 승승장구 했습니다. 박성현은 한국에서만 20억 원이 넘는 상금을 벌었고 2017년에 미국 여자프로골프 정규대회에서 벌써 150만 달러가 넘는 상금을 받았습니다. 박성현의 이러한 성공은 본인의 재능과 노력, 부모님의 뒷바라지, 프로골프 대회가 많이 열리는 한국과 미국이라는 무대 등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결과물인 것입니다.
이번 대회에서 아마추어 신분으로 2위를 차지한 여고생 골퍼 최혜진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최혜진은 초등학교 3학년 때 골프를 시작하여 중3 때인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차지했고, 2016년 동안 국내외에서 열린 각종 아마추어 대회에서 10승 이상을 거둔 골프영재였습니다. 이번 US 오픈을 지켜본 관람객들은 165㎝라는 크지 않은 키를 가진 최혜진이 270야드의 드라이버샷을 날릴 때 환호했으며, 최예진이 마지막 라운드에서 볼을 물에 빠뜨리는 불운이 없었다면 우승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아쉬움과 놀라움을 표시했습니다. 자신이 소유한 골프장에서 열리는 이 대회를 현장에서 지켜본 트럼프 대통령도 박성현과 최혜진이 우승을 다투는 모습을 끝까지 지켜보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상 최초로 아마추어 신분인 한국의 여고생이 US오픈을 제패할 것인지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고, 박성현의 우승이 확정되었을 때에는 자리에서 일어서서 박수를 보냈습니다. 최혜진은 규정에 의해 만 18세가 되는 금년 8월 23일이 지나야 프로로 전향할 수 있는데, 사람들은 전향 이후 그의 활약에 대해서도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돌이켜 보건대, 프로골프의 US여자오픈은 한국과 인연이 깊은 대회입니다. 1998년 박세리 선수는 마지막 라운드의 마지막 홀에서 볼이 물에 빠지는 실수를 저질렀지만, 양말을 벗고 물속에 들어가 물 속에 잡긴 볼을 쳐내는데 성공했고, 결국 우승컵을 들어올렸습니다. 이후 2005년 김주연, 2008년 박인비, 2009년 지은희, 2011년 유소연, 2015년 전인지, 2017년 박성현 등 무려 11번이나 한국선수가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박세리가 펼친 맨발의 투혼은 지금도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 그리고 사람들의 입을 통해 회자되고 있습니다. 골프는 정말 젊은이들에게 많은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스포츠이자 부를 가져다 주는 기회의 창입니다. 같은 민족인 북한의 젊은이들에게 이런 기회가 열려있지 않다는 점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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