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2015년 북핵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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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많은 북한 전문가들은 김정은 위원장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즉, 김정은 개인의 우려, 야망, 개성 등이 2015년 한반도 정세를 좌우하는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2014년 12월 3년 탈상을 마치고 자신의 시대를 열어가겠노라고 천명했으며, 이는 2015년 1월 1일에 발표된 신년사에도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

신년사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사상강국 건설’과 ‘핵무력 및 혁명무력의 건설’이었습니다. 이는 김정은 정권이 처한 입장을 잘 대변하고 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정적과 반대파들을 제압하여 권력기반을 탄탄히 다지겠다는 것이며, 대외적으로는 핵군사력을 통해 외부세계의 체제에 대한 간섭이나 위협을 불식시키겠다는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2015년 동안 김정은 정권이 충격적인 조치를 통해 내부단결과 체제생존 그리고 정권기반의 안정화를 꾀할 가능성은 상존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충격적인 조치가 언제 어떤 형태로 표출될 것인지 정확히 예측할 방법은 없지만, 일단 제4차 핵실험, 핵무기 실전배치 선언, 대남 무력도발, 파격적인 대남 대화제의 등을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특히, 북한의 핵개발은 김일성-김정일 시대에서부터 현재까지 세습되어 온 사업입니다. 북한이 이미 세 차례의 핵실험을 강행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북한이 제4차 핵실험을 통해 고립과 외부압력을 정면 돌파하려 할 가능성을 과소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중국 등 국제사회의 반발을 우려하여 핵실험을 실시하지 못하는 경우, 북한은 핵무기의 실전배치를 선언함으로써 한반도에 새로운 안보국면을 조성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동안 북한이 투자해온 세월과 노력을 감안할 때, 북한의 핵무기 실전배치는 결코 예상 외의 사태가 아닐 것입니다.

북한은 2013년 제3차 핵실험 직후에 핵무기의 소형화와 경량화에 성공했다고 천명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잠수함 발사 핵미사일 개발에 열을 올리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6일 한국 국방부가 발행한 2014년도 국방백서도 북한이 핵무기 소형화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했으며, 사정거리가 10,000km를 넘는 장거리 미사일들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는 북핵이 한반도뿐 아니라 전세계에 위협이 되고 있음을 인정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요컨대, 지금까지의 북한의 핵 행보와 김정은 위원장 개인의 비예측성을 종합할 때, 핵무기의 실전배치는 어차피 임박한 것으로 보이며, 언젠가는 북한이 핵분열증폭탄이나 수소폭탄과 같은 차세대 핵무기의 실전배치를 선언하고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입니다.

지난해 12월 26일 한미일 삼국이 서명한 ‘군사정보공유약정’은 북핵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잘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 약정은 북핵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위협에 공동 대처하자는 취지로 서명된 것인데, 일본의 우경화와 과거사 부인, 독도 영유권 주장 등으로 한일관계가 소원한 상태에서 이 약정이 서명된 것은 그만큼 북핵 공조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공감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미국은 각종 다수의 군사위성을 포함한 최첨단 정찰자산을 보유한 강대국으로서 기계정보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일본은 첨단 감청기술을 통해 습득하는 신호정보에 있어 최선진 수준을 보유한 나라입니다. 북한과 민족적 동질성을 가지고 2만 6천명의 탈북민들을 수용하고 있는 한국은 휴민트(humint), 즉 우수한 인간정보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미일 군사정보약정은 기계정보, 신호정보, 인간정보 등을 공유함으로써 세 나라가 북핵위협에 함께 대처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현재로서 김정은 위원장이 핵개발을 포기할 기미는 보여주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더욱 핵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현재로써는 조기에 6자회담이 재개될 가능성은 보이지 않으며, 회담이 재개된다고 하더라도 북한의 핵포기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한가지 확실한 것이 있습니다. 북한이 핵무력 건설에 매달릴수록 이에 대처하는 주변국들의 대응도 강해지고 국제사회의 단결도 강해진다는 사실입니다. 협소한 한반도를 북한과 공유하고 있는 한국의 경우 북한의 핵실험이나 핵무기 배치는 곧 새롭고 중대한 안보국면을 의미하기 때문에 결코 방치할 수 없습니다. 한국과 국제사회는 김정은 위원장이 핵무기를 통해 남북관계를 주도하고 세계를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 망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닫고 하루속히 책임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는 길을 택해주기를 간절히 기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