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세계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진입하기 위한 준비에 한창입니다. 1차 산업혁명은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시작되었고, 2차 산업혁명은 공장을 통한 대량생산에서 비롯되었으며, 3차 산업혁명이란 인터넷이 가져온 정보혁명을 말합니다. 여기에 비해 4차 산업혁명이란 인공지능 기술(AI, Artificial Intelligence), 무선통신(mobile) 기술,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이 몰고 올 미래의 혁명입니다. 예를 들어, 사물인터넷이란 가정과 공장, 사무실, 자동차 등은 물론 도시 전체를 연결해주는 기술인데, 이것이 무선통신기술을 이용하여 각종 데이터를 수집·전달·저장하면 클라우드와 빅데이터가 이를 분석합니다. 이것이 인공지능과 접목되어 고차원의 정보처리 능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인공지능은 4차 산업혁명을 위한 핵심기술인데, IBM이 개발한 인공지능 왓슨(Watson)은 이미 전 세계 100여 개의 대기업들이 활용하면서 적용 분야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미국 임상종양학회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왓슨이 200여 명의 백혈병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법을 제시했는데 정확도가 매우 높았다고 합니다. 작년에는 인공지능 알파고가 한국의 바둑 천재 이세돌을 이김으로써 화제가 되었습니다. 인공지능이 운전하는 자동차가 도로를 누빌 날도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제4차 산업혁명의 부정적인 면을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지능정보기술의 적용으로 고용구조가 크게 달라지고 단순 반복 업무, 단순 자료분석 등을 하는 직업들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제4차 산업혁명은 고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새로운 일자리들을 만들어내게 될 것이며, 사람과 기계가 함께 일하면서 생산성과 효율성을 엄청나게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기관들의 분석입니다. 예를 들어, 차량들이 고장이 나기 전에 스스로 문제점을 찾음으로써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고, 방대한 진료데이터를 순식간에 분석하여 의사가 찾아내기 어려운 질병들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것이 가능해지며, 오염물질 데이터를 분석하여 사전에 오염원을 차단할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지능형 CCTV가 위험한 물체를 식별하여 위험을 막을 수 있고, 재난 현장에서 인공지능을 가진 구조 로봇이 사람을 구해낼 수 있는 것입니다. 해서 많은 나라들이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들을 개발하기 위해 경쟁에 돌입하고 있으며, 한국도 예외가 아닙니다. 한국정부는 2016년에 10개 관계부처와 민간전문가가 참여하는 ‘지능정보사회 민관합동 추진협의회’를 구성하고 ‘지능정보사회추진단’이라는 조직도 설립했습니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광범위한 인터넷망을 구축할 정도로 정보통신(IT) 기술의 최선진국이며, 이를 바탕으로 정부, 기업, 연구자들은 제4차 산업혁명에 있어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이렇듯 많은 나라들이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열기 위해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북한의 시계는 과거에 멈추어 있습니다. 북한은 자국민에게 인터넷을 개방하지 않는 정보 폐쇄 국가로 남아 있으며, 한국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사이버전쟁을 도발하고 있습니다. 2016년 한국 국방부 내부망에 대한 해킹 시도, 2013년 청와대에 대한 해킹 시도, 2009년 청와대와 정부기관 그리고 금융사에 대한 디도스 공격, 2004년 한국군의 무선통신망에 대한 사이버 공격 등 북한이 자행하고 있는 사이버 도발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습니다. 탈북민들이 증언하듯, 북한은 “인터넷 전력은 핵무기 및 미사일과 함께 조국의 방어와 공격능력을 보장하는 보검”이라는 상부의 방침 아래 체계적으로 해커요원들을 양성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어린이 영재들을 선발하여 금성제1고등중학교에 보내고 있으며, 이후에는 미림자동화대학이나 김책공대에 진학시켜 컴퓨터망 해킹과 지휘통신체계 무력화를 가르쳐서 정찰총국 산하 해커부대의 군관으로 임명합니다. 오늘날 북한군은 수천 명의 최정예 해커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의 일부 언론은 북한의 해킹 실력을 세계 3위로 평가합니다. 2014년 11월에는 김정은 위원장의 암살을 소재로 한 코믹영화 ‘더 인터뷰’를 만든 미국의 영화사 소니픽처스사가 해킹을 당해 회사와 관련한 배우, 직원 등 4만 7천 명의 신상이 불법으로 유포되었는데, 11월 19일 오바마 대통령은 FBI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공개적으로 북한의 소행이라고 단정하고 ‘비례적 대응’을 천명한 적이 있습니다. 곧 이어 11월 22일부터 외부세계와 연결된 북한의 모든 인터넷망이 다운되었습니다.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남북이 손잡고 제4차 산업혁명을 위해 협력한다면 남북한 주민 모두가 잘 살 수 있는 미래를 열어갈 수 있는데도, 북한의 시계는 여전히 과거에 멈추어 있으니 하는 말입니다. 온 세계가 정보화시대를 넘어 인공지능 시대로 들어가기 위한 준비를 서두르는 시기에 자국민의 인터넷 접속을 막고 남쪽을 향해서는 끊임없이 사이버 공격을 가하고 있으니 하는 말입니다. 세계 3위의 해킹 실력은 결코 자랑거리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