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의 전문가들과 북한문제를 다루는 웹사이트들이 북한 핵문제와 관련하여 놀라운 분석과 추정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 중의 하나는 2020년까지 북한이 50개에서 최대 100개까지의 핵무기를 가진 중견 핵보유국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추정은 과장된 면은 있지만 결코 허황된 것이라 할 수는 없습니다. 북한 핵문제를 추적해온 전문가라면 누구든 간단한 셈법으로 그리고 이미 드러난 정황을 분석하는 것으로 북한의 핵무기 숫자를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시다시피 영변의 5MW 원자로는 1987년에 가동되어 가동중단과 재가동을 반복해왔습니다. 이 원자로의 용량과 가동기간 등을 종합해보면 지금까지 핵탄 5~10개 분의 플루토늄을 생산했을 것이라는 추정은 어려운 계산이 아닙니다. 북한이 미국의 해커 박사에게 영변의 농축시설을 보여준 것이 2010년의 일입니다만, 당시 전문가들은 이 시설로 매년 우라늄탄 1~2개 분량의 고농축우라늄(HEU)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더라도 북한이 그 이전부터 농축활동을 시작했을 가능성이 높고, 농축기술과 시설을 확보하기 위해 1990년대 중반부터 파키스탄의 압둘 카디르 칸 박사와 밀거래를 했던 정황들을 감안한다면 농축활동의 역사는 10년이 넘을 수도 있습니다.
해커 박사에게 보여준 것이 북한이 가진 농축시설의 전부라고 믿기도 어렵기 때문에 북한이 영변 이외 지역에 다른 농축시설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도 농후합니다. 이런 정황들을 종합한다면 북한이 이미 상당량의 고농축우라늄을 보유한 상태에서 비밀스럽게 농축시설을 확충하면서 매년 핵탄 4~6개 분량의 고농축우라늄을 생산하고 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해집니다. 이런 단순 계산만으로도 2020년에 50개 이상의 핵무기를 보유한 핵강국이 된다는 전망이 결코 허언(虛言)이 아님을 알 수가 있는 것입니다.
북한군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실험도 저들이 핵무기 개발에 진력하고 있음을 뒷받침하는 정황증거라 할 수 있습니다. 핵무기는 투발수단에 탑재되어야 군사무기로서의 가치를 가지게 되는데, 가장 유용한 투발수단이 바로 미사일이기 때문에 북한이 이미 미사일 강대국이라는 사실은 대한민국을 위협하기에 충분한 것입니다. 이동발사대와 잠수함은 더욱 위협적인 핵투발수단입니다. 이동발사대와 잠수함은 상대국의 선제타격을 회피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미사일방어와 킬체인을 통해 북핵에 대비하고 있는 한국에게는 심각한 핵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북한은 현재에도 이동미사일을 증강하고 잠수함 탑재 핵무기를 개발하는데 여념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지금 온 세계는 답답한 심정으로 핵무기에 집착하는 북한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국민소득 2,000달러에 지나지 않는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강대국들만이 보유하고 있는 핵발사 잠수함 전력을 구축하기 위해 안간 힘을 쓰는 것을 보면서 참으로 딱하다는 생각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지금도 북한은 핵개발과 미사일 발사로 인해 유엔안전보장이사회로부터 강력한 경제 및 외교제재를 받고 있으며, 미국, 일본 등 주요국들의 개별적 제재도 받고 있어 세상에서 가장 고립된 나라가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핵무기와 투발수단을 욕심낼수록 고립은 심화되고 주민의 궁핍도 더해진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북한당국은 체제와 정권을 생존시키기 위해 필요하다는 그릇된 판단아래 주민을 희생시키면서까지 무리하게 대량살상무기들을 생산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전문가들은 세계는 머지않아 북한의 핵무기 실전배치를 눈으로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으며, 조만간 인공기를 단 대륙간탄도탄이나 증폭분열탄 또는 수소폭탄의 개발 소식까지 접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북한에게는 더 나은 길이 있습니다. 무모한 핵개발을 포기하고 남북한 협력의 시대를 열어간다면 그리고 책임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어 세계의 나라들과 교류한다면 북한의 경제적 궁핍은 빠른 시간 내에 개선될 것입니다. 반대로 무모한 핵무기 개발을 계속한다면 국제사회의 추궁은 강화될 것이며 대한민국은 스스로의 안전을 위해 특단의 대비책들을 마련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