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북 6차 핵실험 징후와 대북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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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북한 전문 싱크탱크인 '38 노스'의 보도에 따르면, 북한이 제6차 핵실험을 준비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의 위성 사진들을 통해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분주한 차량들의 움직임과 함께 통신케이블이 설치된 모습이 확인되었고, 북쪽 갱도에서 동쪽 및 서쪽 갱도 쪽으로 배수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도 포착되었으며, 북쪽 갱도 입구에서 핵실험 데이터 수집을 위한 계측장비로 보이는 물체들도 식별되었다고 합니다. 북한은 관영 매체들을 통해 핵보유를 정당화하는 선전에도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 3월 28일 조선중앙통신은 "핵보유 강국인 우리 공화국은 세계 평화와 안전의 수호자이며, 우리 핵무기는 미국의 패권에 맞서는 정의의 보루"라고 선전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선전과는 정 반대로 지금 세계는 북한의 핵개발과 미사일 발사를 최대의 불안정 요인으로 보고 있으며, 2006년 이래 유엔안보리가 대북제재를 위해 통과시킨 결의만 일곱 개에 달합니다.

때문에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한다면 이제 국제사회의 대응도 달라질 것으로 보이며, 특히 미국이 초강경 대응을 예고해 놓은 상태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출범과 함께 전임 오바마 행정부가 취했던 “전략적 인내” 기조를 폐기한다고 밝힌 바가 있습니다. 인내하면서 북한의 핵포기를 기다리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천명한 것입니다. 현재 트럼프 정부는 대북정책 전반을 재검토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 북한 핵시설에 대한 선제공격, 북한 지도부에 대한 참수작전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지난 3월 31일 대북제재 행정명령 13382호, 13687호, 13722호 등에 의거하여 석탄과 금속을 거래하는 백설무역과 중국, 쿠바, 베트남, 러시아 등에 주재하는 북한 기업인 및 금융인 11명을 양자제재 대상에 포함시키는 조치를 발동했습니다. 미 의회는 「대북 차단 및 제재 현대화법」(H.R.1644), 「북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법안」(H.R.479),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규탄 결의안」(H.Res.92), 중국의 사드 보복 중단 촉구 결의안(H.Res 223) 등 강력한 대북 및 대중 법안들의 입법화를 신속하게 추진하고 있는데, 민주당과 공화당이 초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북한에게 추가 핵실험을 하지 말고 비핵화를 수용하라는 강력한 메세지입니다.

이런 점에서 3월 13일에서 23일까지 실시된 한미 연합 키리졸브 연습에 미국의 WMD(대량살살무기) 전담부대인 미 52병기전대와 참수작전(decapitation operation)을 수행하는 특수부대가 참가한 것은 주목할만합니다. 52병기전대는 재래무기, 화생무기, 핵무기, 급조폭발물(IED) 등을 식별·제거하는 부대들을 지휘·통제하는 최상위 조직으로서 미 본토의 켄터키주 포트 켐벨에 주둔하고 있습니다. 이에 앞서 북한의 제5차 핵실험 직후인 2016년 10월부터는 미 육군 제1보병사단 예하의 제1기갑여단 전투단이 한국에 순환 배치되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관련 시설들을 식별·파괴하는 훈련을 해오고 있습니다. 이번 훈련에 참가한 미 특수부대로는 데브그루(DEVGRU), 레인저, 델타포스, 그린베레 등이 있는데, 이중 데브그루는 미 해군이 자랑하는 최정예 특수부대로서 2011년 5월 2일 파키스탄의 아보타바드에 은거 중이던 알카에다 지도자 빈 라덴을 급습하여 사살한 부대로 유명합니다. 빈 라덴의 시신은 항공모함 칼빈슨호로 이송되어 간단한 이슬람식 장례절차와 함께 바닷물 속으로 수장되었습니다. 한국 국방부도 지난 1월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에게 금년도 업무를 보고하는 과정에서 한국에 대한 도발이 있을 경우 도발의 명령자를 제거하는 2,000명 규모의 참수부대를 창설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가 있습니다.

북한은 화생무기 강대국이기도 합니다. 화생무기는 핵무기에 비해 저렴한 비용으로 생산이 가능하고 훈련을 받은 공작원이면 누구나 테러공격용으로 사용하여 막대한 피해와 혼란을 불러 일으킬 수 있습니다. 지난 2월 13일 김정남 피살 사건으로 인하여 북한의 화학무기 능력이 새로이 조명을 받았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의 화생무기 능력을 간과한 적이 없습니다. 이렇듯 북한은 지금 세계 아홉 번째의 핵보유국이자 세계 6위권의 미사일 강대국 그리고 최강의 화생무기 강대국으로써 한반도와 동북아는 물론 전 세계의 안정을 위협할 수 있는 나라로 자리매김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청와대 초토화’와 ‘미 본토 공격’ 등을 운위하면서 긴장을 고조시키곤 했으며, 지금은 추가 핵실험을 준비하는 징후들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세계를 향해 이런 북한과 공존할 수 있는가를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북한이 또 다시 핵실험 등 중대한 도발을 저지른다면 국제사회의 대응은 달라져야 할 것이며, 이에 트럼프 행정부가 강력한 대북 경고를 발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움직임에는 당연히 중국도 동참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