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말 현재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 숫자는 약 2만9천 명입니다. 즉, 북한을 탈출하여 남한에 들어와 살고 있는 사람들의 숫자가 3만 명에 이르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가 하면 한국에는 800만 명의 실향민들이 살고 있습니다. 실향민이란 1945년 해방과 분단 그리고 6.25 전쟁을 전후하여 남쪽으로 내려온 북한 주민들과 그 직계 가족들을 뜻합니다. 여기에 비해 탈북민이란 북한의 ‘고난의 행군’ 시대인 1990년대부터 북한을 탈출하여 한국에 정착한 북한주민들을 말하는데 최근에는 매년 수천 명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탈북민의 대부분은 먹고 살 것을 찾아 북한을 떠난 생계형 탈북자들이었지만 지금은 정치적·사회적·문화적 이유로 북한을 떠나는 기획 탈북자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들의 직업도 농부, 노동자, 인민군 군관, 의사, 가수, 외교관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해외에 있는 북한 식당의 종업원들도 탈북 대열에 가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향을 떠나 낯선 땅에서 정착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힘든 일입니다. 탈북민들도 예외가 아닙니다. 관련기관들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탈북민 중 10%가 매월 200만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고 있으며, 30%가 월 100만원에서 200만원 사이의 소득을 그리고 나머지 60%는 월 100만원 이하의 소득으로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소수이지만 고소득을 올리고 있는 탈북민도 적지 않지만, 사업실패로 좌절하거나 범죄를 저지르고 낙오병 신세로 전락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대다수 탈북민들은 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면서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고 있으며 이미 많은 성공 신화들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청진의 김책제철소에서 노동자로 일하다가 2014년에 한국에 들어온 J씨는 억척스럽게 재봉기술을 배워 지금은 다섯 개의 옷수선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님이 되었고, 2002년 열세살의 나이에 한국에 온 P씨는 한국기업이 후원해준 트럭을 밑천삼아 푸드트럭을 운행하는 청년사업가로 변신했는데 이런 식으로 스스로 사업을 시작하여 사장님으로 변신한 탈북민은 이미 1,200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안정된 직장인이 된 경우도 허다합니다. 북한에서 농사를 짓다가 2002년에 탈북한 Y씨는 한국에서 운전면허를 따서 지금은 서울 시내버스를 운전하는 맹렬 여성으로 변신했고 북한의 강원도에서 살다가 중국을 거쳐 2013년에 한국에 들어온 J양은 현재 명동거리에서 빨간 유니폼을 입고 유창한 중국어로 중국 관광객들에게 길을 안내하는 관광가이드가 되었으며, 2008년에 탈북한 K씨는 한국에서 용접기술을 배워 지금 조선소에서 정규직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미용사, 요리사, 골프장 캐디 등 탈북자들의 직업은 매우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한국정부가 제공한 장학금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한의사, 의사, 방송인, 연예인 등으로 변신하여 고소득을 올리는 탈북민도 많으며, 이미 많은 박사들과 전문가도 배출했습니다.
앞으로도 한국사회에서 탈북민들의 활약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6.25전쟁을 전후하여 남한으로 내려온 실향민들은 고향을 잃어버린 서러움을 달래기 위해 악착같이 일해 불과 1세대 만에 경제적 풍요를 이루었습니다. 실향민들은 정부, 군, 국회, 사법부 등 정부 기관에서 많은 고위 공직자들을 배출했으며, 명실공히 한국의 경제성장과 산업화 그리고 민주화의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탈북민들 또한 그러할 것입니다. 이들도 떳떳한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남보다 더욱 열심히 일하면서 한국사회의 발전에 기여할 것이며 언젠가는 평화통일의 전도사로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지리적으로는 작은 나라이지만 경제적·문화적·사회적으로는 매우 큰 나라입니다. 한국은 지금 세계 14위의 경제력을 가진 나라이며, 세계 많은 나라들이 한류 문화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한국은 새로이 한국국민이 된 탈북민들에게 새로운 삶을 펼칠 수 있는 넉넉한 공간을 제공할 수 있는 나라입니다.
탈북민들의 입장에서도 그렇습니다. 비록 고향을 떠나왔지만 대한민국은 자신들을 국민으로 받아들이는 나라입니다. 말이 통하고 생김새가 꼭 같은 동족이 살고 있는 제2의 고향이자 새로운 조국이고 싫어하는 지도자를 지지하지 않을 자유도 있고 원하는 일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있는 나라이며, 누구든 일한 만큼 대가를 받을 수 있고, 더 열심히 하고 더 잘하면 더 잘 살 수 있는 기회의 나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