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북한의 ICBM 발사와 한미 연합 무력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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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4일 북한이 대륙간탄도탄(ICBM)을 쏘았습니다. 금년들어 11번째의 미사일 발사입니다. 발사 직후 조선중앙TV는 “화성-14형 대륙간탄도로켓이 정점고도 2,802km, 비행거리 933km, 비행시간 39분 등을 기록했다”고 밝히고 “세계 그 어느 지역도 강타할 수 있는 당당한 핵강국이 되었다”고 선언했습니다. 이번 미사일도 동해 방향으로 발사되어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에 낙하했지만, 전문가들은 정상 각도로 발사되었다면 일본열도를 넘어 알래스카(5,000km)나 하와이(7,000km)에 도달할 수 있는 7,000km 내외의 비행거리가 나왔을 것으로 분석했으며, 미국도 ICBM급으로 인정했습니다.

북한은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남북대화 의지를 보인 직후이자 미국의 독립기념일 전야에 그리고 독일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기 직전에 ICBM을 발사함으로써 전 세계를 향해 또 다시 ‘마이웨이’를 외친 것입니다. 이로서 평양정권은 남북대화와 교류협력을 시도하려는 한국 정부를 우롱했고, ICBM 발사를 금지선으로 설정했던 트럼프 행정부를 비웃었으며, 2006년 이래 여덟 개의 대북제재 결의를 통해 핵포기를 종용해온 유엔안보리를 농락했습니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한 작고 가난한 말썽국가가 펼치는 이 위험한 핵게임을 무한정 방치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당장, 미국의 반응이 매우 거셉니다. 북한은 지금까지도 미 본토와 아시아의 미국 군사기지들이 타격권 내에 들어있다면서 미국을 자극해 왔습니다. 이번 ICBM발사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혹독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고,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7월 5일 긴급 소집된 유엔안보리에서 이례적으로 군사행동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중국과 러시아가 새로운 대북 안보리 결의에 반대하더라도 미국은 미국의 길을 가겠다고 천명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북한의 핵 및 미사일 시설에 대한 정밀타격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섰습니다. 1962년 쿠바가 당시 소련의 핵미사일을 도입하여 미국을 위협하려 했을 때, 미국은 핵전쟁을 각오하면서 해상봉쇄 작전을 통해 쿠바로 향하는 소련의 선박들을 차단하는 초강경 조치를 통해 소련을 물러서게 만들었습니다. 그것이 유명한 쿠바 미사일위기입니다. 이제 미국은 55년 만에 다시 미 본토를 위협하는 말썽국가를 향해 칼을 뽑아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7월 7일에는 G-20정상회의가 열리는 독일에서 한·미·일 정상이 따로 만나 북핵을 규탄하고 안보공조를 다지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는데, 세 나라가 공동성명을 발표하기는 사상 최초입니다.

북한의 ICBM 발사에 대한 대응 중 또 하나 두드러진 것은 한미 연합 무력시위였습니다. 한국군은 지난 6월 22일 신형 탄도미사일 현무-2C를 시험 발사한 바가 있는데, 이는 문재인 정부 취임 후 매주 미사일을 발사하는 북한에 대응하는 한국군의 무력시위였습니다. 현무 2C는 사거리 800km로써 제주에서 발사하여 신의주를 타격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해병대는 유사시 북한을 점령하여 안정화 작전을 벌이는 훈련을 벌였습니다. 주한미군도 최근 재즘(JASSM) 미사일을 군산의 제8전투비행단에 배치했는데, 이 미사일은 사거리 370km로서 F-16 전투기에 탑재될 수 있으며, 군산에서 이륙하여 타격오차 2m 이내의 정확성으로 평양의 핵심 시설이나 도발 지휘관들의 집무실을 타격할 수 있습니다. 군사분계선 부근에서 발사하면 풍계리 핵실험장, 무수단리 미사일 발사장, 영변 핵시설,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등 북한 내 모든 시설들을 정밀 타격할 수 있습니다.

한미군은 북한이 ICBM을 발사한 다음날인 7월 5일 대대적인 연합 미사일 대응훈련을 실시했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미군의 ATACMS 미사일과 한국군의 현무-2A 미사일이 동시에 대량 발사되어 목표물에 명중하는 장면들을 공개했는데, 이 훈련은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연합훈련을 제안함으로써 이루어졌습니다. 현무-2A는 한국이 자체 개발한 사거리 300km의 지대지 미사일이며, 한국은 사거리 500km의 현무-2B, 사거리 800km의 현무-2C, 사거리 1,500km의 순항미사일 현무-C등도 이미 실전 배치하고 있습니다. ATACMS는 미 육군이 사용하는 사거리 300km의 지대지 미사일로 탄두에 수많은 자탄들이 들어있어 한발로 축구장 4개 면적을 초토화시킵니다.

이와 함께 한국군은 F-15 전폭기들이 독일제 타우러스 공대지 미사일을 발사하여 평양이 초토화되는 가상영상도 공개했습니다. 타우러스 미사일은 사거리 500km의 공대지 미사일로 한국의 중부지역에서 북한내 모든 목표물들을 정밀 타격할 수 있으며 강화콘크리트 6m를 관통할 수 있습니다. 연합 무력시위는 이후에도 이어졌습니다. 7월 6일 한미군은 동해상에서 함정과 전투기에서 하푼, 해성, 매버릭 등 함대함 및 공대지 미사일들을 발사하여 북한 함정들을 타격하는 훈련을 실시했습니다. 7월 8일에는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 전략폭격기 편대가 한반도에 전개되어 북한의 미사일 발사기지들을 폭격하고 이어서 F-15K 전폭기들이 북한의 지하 군사시설들을 파괴하는 연합훈련을 실시했습니다. 그 동안 한국군과 주한미군은 북한이 걸핏하면 대남 핵공격을 위협하고 청와대 폭격 가상 영상을 유포하는 중에도 긴장 고조를 우려하여 맞대응을 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강력한 무력시위로 맞대응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전쟁을 도발하거나 서울을 향해 무차별 공격을 가하는 경우 핵무기가 아닌 재래폭탄으로 평양을 지도에서 사라지게 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은 지난 4월 아프가니스탄에서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 국가(IS)’에 대해 GBU-43이라는 재래폭탄을 사용한 적이 있습니다. 일명 모압 (MOAB: Mother of All Bombs)탄으로 불리는 이 폭탄은 9.5톤의 무게에 9m의 길이를 가진 대형 폭탄으로서 반경 550m를 불덩어리로 만들며 핵폭발처럼 거대한 버섯구름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50km 떨어진 곳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모압탄은 위성으로 낙하지점과 폭발시간을 조정할 수 있으며, 대형 수송기로 투하합니다. 현재 미군은 GBU-43보다 훨씬 더 큰 14톤 무게의 GBU-57도 실전배치 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이런 무기들이 사용되는 것을 원하는 사람은 없지만, 북한의 위험한 핵게임이 한반도에 새로운 참극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를 떨치기 어려운 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