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북한에 대해 인권의 칼을 빼 들었습니다. 미국은 북한의 제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직후인 지난 2월 대북제재법 HR 757을 발효시킨데 이어 6월에는 북한을 ‘자금세탁 우려국’으로 지정했습니다. 이어서 7월 6일에는 180일 아내에 북한인권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의무화한 HR 757에 의거하여 미국 국무부가 의회에 ‘북한인권 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현재 북한에서는 많은 주민이 재판도 받지 않고 강제노동과 고문에 시달리거나 처형을 당하고 있고 독립적인 언론기관이 전무한 가운데 국가의 통치이념만을 일방적으로 강요당하고 있으며 외부의 문화나 방송의 유입도 차단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북한의 주요 지도자와 기관들을 제재대상으로 지정했습니다. 제재대상으로 오른 지도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포함하여 리용무, 오극렬 등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황병서 총정치국장, 박영식 인민무력부장, 최부일 인민보안부장, 김기남 선전선동부장, 조일우 정찰총국 5국장, 오종국 1국장 등 15명입니다.
인권 유린에 책임이 있는 기관으로는 국무위원회, 노동당 조직지도부, 선전선동부, 국가안전보위부, 인민보안부, 정찰총국 등을 지정했습니다. 대상에 오른 기관들은 말 그대로 북한의 최고 권력기관들이자 감시통제 기관들입니다. 정찰총국은 1983년 미얀마 폭탄테러 사건, 1987년 대한항공기 공중폭파 사건, 1996년 강릉 잠수함 침투 사건 등 중요한 대남도발들을 지휘한 부서로서 현재에도 대남 사이버 공격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무시무시한 기관입니다.
노동당 조직지도부는 북한의 모든 고위 공직자와 고위 군인들의 성분을 조사하는 감사기관으로서 권력엘리트 재편과 숙청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온 기관이며 현 정권들어 더욱 권력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안전보위부는 한국의 검찰, 법원, 법무부. 청와대 민정수석실 등의 권리를 모두 가진 막강한 감시통제 기관입니다. 장성택 처형에서 보듯 주요 사상범이나 정치범에 대해 수사, 기소, 재판 그리고 형집행까지 수행하는 막강한 권력기관이며 정치범수용소를 관리하는 기관이기도 합니다. 미국은 앞으로도 “북한 정치범수용소 보고서” “북한 인권개선 전략보고서” 등을 잇달아 제출하여 앞으로도 이런 기관들의 활동을 주시하고 북한에 대한 인권 압박을 강화해나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사실, 국제사회가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 관심을 표명하고 개선을 촉구해온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습니다. 유엔의 인권이사회는 물론 세계 각지의 인권단체들이 연례적으로 인권개선을 촉구하는 보고서를 채택해왔지만 북한 정부가 이를 무시함에 따라 북한 주민의 인권문제는 여전히 사각지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북한의 인권 문제가 핵문제에 가려져 왔던 점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핵문제가 세인의 관심을 독차지하는 중에 인권 문제가 국제적 조명을 받지 못한 측면이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에 정착한 3만 명의 탈북민과 중국과 전 세계를 떠도는 수십만 명의 탈북자들은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을 말해주는 산 증거들이지만 이런 문제보다는 핵문제가 더 많은 조명을 받아온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따지고 보면 핵문제와 인권 문제는 동전의 양면처럼 함께 굴러가는 문제이며 함께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입니다. 다시 말해 북한이 인권을 존중하는 나라가 된다면 핵문제는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핵문제 때문에 북한은 고립되어 있고 주민은 궁핍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인권을 존중하는 나라가 된다면 북한은 주민의 행복권을 빼앗고 있는 핵무기 개발에 집착할 수 없으며 누가 강권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핵을 포기하게 될 것입니다.
인권을 존중하는 나라가 된다면 국민에게 언론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 그리고 정부를 택할 권리도 되돌려 주어야 합니다. 국민이 정부 선택권을 가진 나라에서 국민이 국제적인 고립과 경제적 핍박을 자초하는 핵개발에 집착하는 정부를 다시 선택할 가능성은 없습니다. 때문에 북한의 인권을 개선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은 그 자체가 핵문제를 포함한 모든 북한 문제를 개선·해결하는 첫걸음이자 귀결점입니다. 또한 상생과 통일의 첫걸음이자 궁극적 목표이며 알파이자 오메가입니다. 남과 북에 흩어진 한민족 모두가 잘 살게 되는 것, 그것이 남북 상생의 목표이고 통일의 궁극적인 목적이기 때문입니다.